깊은 흑색의 차체가 부드럽고 유려하게 도로를 가로지른다.
"그래서 st enm은 어떤 기업입니까"
"음... 어떤 기업이라 하심은 어떤 부분에서 말씀하시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객관적인 수치 부분으로 보았을때는 대한민국 엔터계의 큰 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거대 엔터기업이라고 할수 있죠. 제작,배급,유통에 이르는 일련의 엔터업계 관련 사업을 모두 장악하며 최근에는 방송삼사 그 이상의 시장지배력과 영향력을 가지며 연예사업 전 분야 즉 방송, 영화, 음반, 공연, 매니지먼트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전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고들 합니다만은.."
"합니다만은"
"최근 들어 무리한 사업확장과 지나치게 자극적인 콘텐츠 그리고 탈세혐의로 저로써는 썩 미래전망이 좋아보이는 회사는 아닙니다."
"이번에 저희가 컨택하는 부분에서는요"
"아 아이즈원 말씀하시는거라면 현재 수익성 측면에서는 더 이상 언급의 이유조차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위즈원이라는 견고하고 결집성 좋은, 헌신적이지만, 때로는 적극적이고, 요구조건을 충족시켰을때는 그 어느 팬덤보다도 설득이 쉬운 거대 팬덤의 구매력을 기반으로 걸그룹 시장에서는 쉽지 않은 30만장대의 초동기록을 매번 달성하며 음반부문에서는 걸그룹시장의 파이를 확장시킨 팬덤형 걸그룹의 선두주자라고 할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팬덤의 성비가 이상적으로 나누어있고
팬덤 대부분이 12인지향적인 멤버들간 케미주의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라 개인팬들 사이의 분열 위험성도 적은 편이고요."
느껴지는 위화감 그리고 드는 확신에 웃음이 지어진다.
"김비서님 위즈원이시죠?"
끼익 탁, 급정거하는 차량 안에서 허공에 몸이 떠오른다.
"전 전무님"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황급히 돌아보는 그의 얼굴에는 당혹함이 가득하다.
"저 괜찮습니다 계속 운전하시죠 아 그리고 비서님이 위즈원인 부분도 딱히 문제될점은 없어 보이네요"
이어지는 정적속에 창밖에 흐르던 풍경이 멈추고 거대한 건물이 눈앞을 가득 채운다.
"안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순식간에 수십층이 지나가고 열리는 엘리베이터 문앞에 서있는 한 정장의 사내가 눈웃음을 지으며 악수를 청한다.
"st enm 전략기획실 담당 강석현 상무입니다. 저번에 기업인 컨퍼런스때 한번 뵌뒤로는 처음이네요 반갑습니다."
사람 좋아보이는 그의 웃음 뒤로 약점만을 탐색하는 사악한 독사의 형체가 어렴풋 보인다.
김기사왈
"오늘 만나시게될 강석현 상무는 그 악독한 경영방식으로 어린나이에 상무의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하청업체와 계열사들에게 강제하는 최소비용 최대효율의 원칙은 그를 경제학적인 측면에서는 누구도 범접불가능한 선구자로 다만 인간적인 측면에서는 악마보다 못한 악독한자로 만들었고 지금 st enm에 영입된후로는 타기업간의 협상에 상대의 약점을 후벼파는 상상치도 못한 함정들로 본인들에게 유리한 판을 만들어내는걸로 유명하기도 합니다."
어느새 사라진 웃음기와 탐색하는듯한 눈빛을 똑바로 마주치며 나는 응수하듯 빙긋 웃었며 그의 손을 잡았다.
"반갑습니다 wo엔터 전무이사 백하얀이라고 합니다.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