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책임져요, 대리님
"김대리님!"
"?"
"이거 드세요!"
"아, 고마워."
더 다가와달라길래 정말 직진하고 있다. 대리님은 항상 내가 부를 때마다 머리 위에 물음표를 띄고 있었지만 그것 또한 귀여워보였다. 정말 좋았다. 대리님 자체가 어느 순간부터 내 마음 깊숙이 자리잡아 소중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었다. 대리님이 먼저 말 걸어주면 나한테 관심있나 착각하게 되었고, 걱정을 해주면 잠도 못 자고 밤새 그 말만 떠올렸다. 이게 바로 사랑인 건가...
"대리니임! 피곤하시죠?"
"커피 사올까요? 아아로!"
"야, 쫑알쫑알. 그만 쫑알대고 앉아서 일이나 해."
"..넵."
콩깎지가 씌인건지, 아님 너무 많이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젠 대리님이 하는 말에 내성이 생겼다. 초반엔 울 정도로 무서웠는데... 역시 사람은 적응의 동물인가 보다. 평소보다 더 다가가고 있지만 대리님은 불편해 하는 것 같았다. 하긴 나였어도 불편해 했을 거 같다. 하지만 좋은 걸 어떡해...
"대리님! 저랑 같이 밥 드실래요?"
"싫어."
"헐.. 상처."
"나 말 많은 애랑 밥 안 먹어."
"저 밥 먹을 때는 조용한데..."
"대리님 아니면 같이 밥 먹을 사람도 없는데..."
"하... 가자, 가."
"예쓰!"
역시 울 김대리님😍😘

"..? 대리님도 야근하세요?"
"누구 때문에. 점심에 다 끝내고 칼퇴하려고 했는데."
"헉.. 죄송해요... 전 그렇게 바쁠 줄 모르고.."
"됐어, 그보다 넌 일도 없으면서 웬 야근이냐."
"...다 못 끝냈는데.."
"그걸...? 이 아니라 그럴 수 있지. 알려줄게."

"잘봐, 이 쉬운 걸 다 못 끝내면 어떡해."
어쩌다 단둘이서 야근을 하게 됐다. 난 업무시간을 다 써도 간당간당한데 대리님 챙기느라(?) 반도 못 했고, 대리님은 회사 새 프로젝트 맡아서 일이 더 생겼는데 내가 계속 말 걸고, 밥 같이 먹어주고 하느라 다 끝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좀 미안했지만 단둘이 분위기 넘치는 밤에 이러고 있다니 나 자신 칭찬해( ⑉¯ ꇴ ¯⑉ )
"대리님, 만약에.. 제가 대리님 좋아한다고 하면 어떡할 거에요?"
"어떡하긴, 좋아하면 좋아하는 거지."
"..아무 느낌 안 들어요?"
"너 나 안좋아하잖아, 그런 거 물어서 뭐해."
"..좋아해요, 대리님."
큰 창문에 드는 달빛과, 나와 대리님을 빛추는 작은 조명, 대리님의 남성적이고 매혹적인 향수까지. 분위기에 타버려서 갑자기 고백을 질러버렸다. 분위기도 분위기지만 열심히 티를 냈는데 몰라봐준다는 게 좀 억울하고 서운해서 고백을 한 것 같다. 물론 고백을 한 나도 당황했고, 그 고백을 들은 대리님도 나보다는 아니지만 당황한 눈치였다.
"정말 좋아해요, 진심이에요."
"그래."
"..그게 끝이에요? 내가 대리님 많이 좋아한다고요."

"여주야, 나 좋아하지마."
싫다면 싫다고 하지. 돌려 말하는 게 더 마음 아팠다. 항상 야, 쫑알쫑알. 이라고 부르던 대리님이 내 첫 이름을 불러준 게 차일 때라니. 서러웠다. 애초에 안될 걸 알고 있었지만, 대리님을 향한 내 마음이 계속 대리님을 향하고 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대리님은 그냥 날 배려해준 거 뿐인데 그걸 착각하다니.. 진짜 창피하다, 정여주_
"나... 차인 거네요.."
"내가 차인 걸로 할게."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요."
"너같이 어린 나이에 나같은 남자 만나면 너만 힘들어."
"힘들어도 괜찮아요, 대리님이랑 만나는 건데 안 힘든 게 이상한 거잖아요."
"너만 상처 받아, 너만 아플 거고."
"너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 훨씬 별로야."
"몇개월 동안 같이 일해봐서 알잖아."
"제가 몇개월 간 본 대리님은.. 정말 멋있고 존경할만한 그런 사람이었어요."
"첫만남부터... 반했어요."
"미안,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오늘 없던 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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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알 눈팅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