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정국의 홈마다.

시즌3 3화

[3]

정국이와 나의 준비 시간은 비슷하게 끝났다. 정국이는 준비를 마치고 원장님이 다른 멤버들에게 신경을 쓰고 있는 동안에 나를 빤히 바라봤다. 내가 정국이에게 그러지 말라고 눈치를 줬지만 정국이는 막무가내였다.

"너 그러다가 누가 눈치 채기라도 하면 어떡해?"

"어색하게 구는 게 더 이상해. 몰래 보는 것보다 그냥 친한 컨셉으로 가자. 친한 선후배 사이."

"방금 전에 이상형이 너라고 했단 말이야."

정국이는 내가 수줍어하는 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정국이의 뜨거운 시선에 내가 녹아버릴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거 완전 좋았어. 아, 진짜 둘만 있었으면 뽀뽀했을 텐데."

"누가 듣는 다니까. 조심 좀 해."

"요즘은 진짜 진지하게 고민해. 내가 숨기는 게 맞는 걸까. 아미한테 거짓말 하는 기분 들어서 미안해. 아미가 알고 싶어 하는 건 진실일까. 아니면 거짓이라도 솔로이길 바라는 걸까. 한 번 물어보고 싶달까. 몰래 사귀는 게 좋다고 하면 그렇게 할 거고 그냥 밝히라고 하면 밝힐 텐데."

"역시 팬 바라기 정국씨답네요."

그렇지만 아미가 있었으니까 방탄소년단이 있을 수 있었던 거잖아. 그건 틀림없어. 아미는 소중한 사람들이야.

"아미니까 물러나 주는 거야."

나도 아미이니까. 아미들의 마음을 잘 안다. 나도 팬의 마음과 사랑의 마음 앞에서 갈등했으니까.

"아이. 착해."

"나도 아미잖아."

"그렇지. 아미이지."

"심지어 정국이 홈마였고."

그렇게 보면 나는 성덕의 절정을 찍었다. 정국이 홈마에서 하루아침에 빅히트 소속 가수가 되어 있으니 말이다.

"조금 아쉽긴 해. 전에는 햄이가 사진 찍어줘서 그거 보는 재미도 솔솔 했는데."

"개인 홈마 아직도 많잖아."

"헷. 들켰나."

"요즘도 홈페이지 봐?"

"그럼 보지! 종종 댓글도 다는데 나 아닌 척 하고 달아."

하긴 나도 정국이를 직접보기 전까지 꾸꾸가 일반인인 줄 알았으니까 말이야. 팬들의 이야기를 하는 정국이는 즐거워 보였다. 내가 사랑한 가수다워. 남자친구인 것과 별개로 정국이는 내 최애가수이기도 해서 자랑스러웠다. 정국이의 반듯한 마인드가 말이다.

"거기. 둘이서만 꽁냥거리지 말고. 누가 보면 사귀는 줄 알겠네."

윤기의 목소리에 샵 안의 사람들이 나와 정국이를 바라봤다. 덕분에 더 이상 정국이랑 다정하게 굴었다가는 소문이 날 염려가 되어서 이야기를 이어갈 수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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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형이 심통을 다 부리네."

태형은 윤기의 질투하는 모습이 귀여운 지 소녀처럼 꺄르르 웃었다.

"햄이는 여러모로 신기한 사람이구나."

지민은 정국과 황급히 어색한 태도를 취하는 햄이를 유심히 봤다.

"뭐가?"

"정국이도 윤기형도 일반인이 누릴 수 있는 감정들을 꿈을 위해서 포기했었는데. 어쩌면 누르고 있던 감정들이 햄이를 만나면서 깨어난 것 같아서."

"그렇지. 확실히 무딘 두 사람이 눈을 뜨긴 했어."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일이 과연 좋은 일일까?"

지민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정국과 윤기를 지켜봤다. 태형은 지민의 걱정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 윤기는 정국을 위해서 햄이를 포기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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샵에서 빠져나와 콘서트가 열리는 곳으로 이동하는 차안에서도 윤기와 정국의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이 둘의 분위기를 풀어보기 위해 다른 멤버들은 남준을 두 사람 사이로 밀어 넣었다. 얼떨결에 그들의 사이에 놓이게 된 남준은 특유의 시원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을 번갈아 봤다.

"오늘 콘서트 기대된다. 맞지?"

"

남준의 물음은 윤기와 정국의 냉전을 멈추게 할 수 없었다. 남준은 두 사람의 공통사를 찾아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햄이도 오잖아."

오우. 마이갓. 태형은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었다. 남준이 윤기와 정국의 관심을 끌긴 했으나 정국과 윤기 사이에 불꽃은 더욱 타오르기 시작했다.

"누군가 한 명쯤은 물러나 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건가."

"마음은 참는다고 숨길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석진이 두 사람의 마음이 이해가 간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죠. 이대로 사이가 나빠지면."

태형의 걱정스러운 물음에 석진은 태형의 등을 다독였다.

"걱정하지 마. 다른 사람이면 몰라도 윤기랑 정국이잖아. 어떤 문제든 그 두 사람의 사이를 영원히 끊을 수는 없어. 두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난 변화니까 잠시. 그래. 잠시 혼란기를 겪는 거야. 지금은 두 사람을 지켜봐주자."

석진의 어른스러운 처사에 태형은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남준만이 윤기와 정국의 사이에서 날카로운 시선을 동시에 막아내느라 얼굴이 뚫릴 위기를 맞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