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덕입니다. 이제[완결]

틸덕입니다. 이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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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덕입니다. 이제

산뜻한 주말 오후 오랜만에 늦잠이란 걸 해봤다. 아 물론 민윤기가 다 깨부셔버렸지만.

[민윤기: 오늘 심심해서 켜봐요~ 주말 아침 일찍 일어난 사람~?!]

브이앱 알람이다. 다 삭제 시킨 줄 알았는데 브이앱을 안 지워버렸지 뭐니. 부랴부랴 들어가서 취소하려고 했는데 이런 라이브에 들어가져버렸다.

"아놔 재수가 없네. 이걸 안 지워?"

-TMI요? 아 맞다. 어제 저 팬 만났어요.

나가려고 하는 순간 타이밍 무슨일이라는 표정이 내 핸드폰에 비쳐보였다. 진짜 댕 못생겼다. 민윤기가 뭐라고 할지 혹시 몰라서 가만히 내 얘기하는 걸 지켜봤다. 저게 나 아니면 누구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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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제 사인 앨범 팔았더라구요~

얘 지금 어제 말한 싸인 앨범 말하는 거 맞지? 브이앱이라 연락할 수도 없고. 나만 똥줄타라 이건가? 설마 나 브이앱 안 나간 거 알고 킨건가 계락인가 싶었다.

-그래도 팬분이 개인 사정으로 어쩔 수 없이 그런 거니까 이해해요~

댓글창은 그야말로 전쟁이었다. 어떤 애가 팔았냐며 데려오라는 둥 윤기 많이 속상했다는 둥 그 사람 누군지 알 것 같다는 둥... 뭐? 잠만 누군지 알 것 같다는 댓글은 뭐지 싶었다. 곧바로 내 트윗계정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설마 그 전야 민설기탕29님 아니에요? 며칠전에 탈덕하신 분 그 윤기 장수팬 같은데~ 라는 댓글들이 줄지어 나오기 시작했다. 헐 설마 개인적으로 본 건가!? 부럽다. 나도 거리에서 보고 싶다ㅏ 의 댓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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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여러분 저 괜찮아요~ 추측은 그 분 위해서 하지 말고 그냥 이런 일이 있었다~ 알려주는 거예요.

자기가 자기 입으로 말해놓고 내 일에 신경쓰지 말라는 거지 지금. 누가 민윤기가 말하는 팬인데 안 궁금할 팬들이 누가 있냐고. TMI도 그렇게 자세하게 알려주는 가수는 민윤기 너 뿐일 거야.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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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저 이제 가볼게요~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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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격없어 보였나 오타가 겁나게 많네. 근데 이와중에 답장없는 민윤기 보소. 신상 털리게 하는 연예인이 어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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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윤기... 진짜... 이제 팬 아니라고 막... 씨"

🤧

다신 안 만나고 싶다아..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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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결국 왔네. 내 주말.. 내 황금같은 시간..."

소속사 앞까지 도착해서 들어가기 싫어서 서서 폰만 만지고 있다. 사실 40분에 왔는데 너무 들어가기 싫어서 50분 넘어서까지 서있기만 했다.

"저.. 혹시 전유빈씨 인가요?"

"아 네. 저 맞아요. 왜요?"

소속사에서 나오는 어떤 여자분이 갑자기 내 이름을 알고 나를 불렀다. 내가 여기 있다는 건 어떻게 알고 나를 단번에 알게 된건지 싶었다.

"얼른 올라가요. 기다리고 있어요."

"네? 저를요?"

"네 빨리요."

소속사 건물을 들어와보기는 또 처음이다. 살다살다 이런 경험을 다 해보네. 여자 직원분이 출입증을 찍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건물 새로 바뀌었다던데 진짜 새 건물 티를 팍팍냈다.

"오늘 미팅이 잡혔는데 조금 딜레이가 되서 조금 빨리 움직여주세요. 회사 구경은 다음에 해드릴게요."

"아닛.. 저 여기 다시 안 올건데요."

"ㅎㅎ저도 그건 모르죠."

여자 직원분을 따라 회의실에 들어가보니 앉아있는 사람들. 처음 보는 얼굴들 중 유일하게 알고 있는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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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어요? 앉아요."

"와.. 저 왜 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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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긴요. 우리 회의하러 왔죠."

"제가 있어야 하는 자린가요??"

"그 전유빈님 이 상황이 좀 복잡할 수도 있을 텐데."

"뭐 어떤 얘긴지는 좀 궁금하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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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앨범 준비 과정에 네가 좀 필요해서."

"새 앨범? 아니 활동 끝난지 얼마나 됐다고 또 앨범이에요?"

"탈덕하는 사람 많을까봐?"

"나 저격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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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

"그래서 전 왜요?"

"팬송이 필요해. 넌 나 오래 봤으니까 노래 그것 좀 도와줘."

"노래는 민윤기씨가 잘 아시잖아요."

"팬들 얘기를 좀 들으면서 쓰고 싶어서. 한 곡 정도는 팬들 얘기가 들어간 곡이었으면 해서."

"오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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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할거야?"

"네. 뭐 개인적인 일 아니니까 좋아요. 탈덕해도 그 팬 느낌은 아니까요."

이때 멈췄어야지. 아니 하질 말았어야지. 내 입이 방정이지. 하여간 민윤기 말 하나는 끝내주게 잘해 아주...

"그럼 작업실 자주 가야겠네. 근데 이렇게 빨리 결정할 줄 몰랐네. 혹시 몰라서 회사 분 많이 데려왔는데."

"바쁘신데 왜 이렇게 많이 불러오셨어요. 언제부터 작업해요?"

"연락할게요."

"페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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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돈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냐."

"돈이면 만나기 싫은 사람도 만날 수 있죠. 전남친이래도 좋아요. 돈이면. ㅋㅎㅋㅋ"

"돈 줄게. 일하는 거랑 마찬가지니까."

"네. 그럼 연락 주세요. 아 딱 조건 하나. 곡 관련 얘기만 하죠. 내 덕질이 뭐 어땠니 뭐 그런 소리는,"

"그 얘기를 해야 곡을 만들지. 보류 없다. 방금 한다고 한 거."

"어 잠깐만!!!"

"응 안돼. 작업실에서 보자~"

아까는 괜찮은 생각이라 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아니다. 감히 내 덕질 인생을 어떻게 까발려. 이제 새 인생 살아보려고 했는데 과거 얘기를 또 꺼내야 하는가. 괜히 왔나. 아까 안 왔으면 두번 다시 볼 일도 없었을 텐데 뭐에 홀려서 제안까지 받았지? 나 너무 팔랑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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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래서 하겠다고 했어? ㅋㅋㅋㅋㅋ미쳤네 전유빈 ㅋㅋㅋㅋ"

집에 도착해 김태형에게 오늘 아침에 있었던 일을 말해줬다. 반응은 역시나 미쳤냐는 반응. 그래서 지금 저런다.

"어. 나도 진짜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설마 아직 마음 남은 건가?"

"ㅋㅋㅋㅋ뭐래 굿즈도 다 팔았는데 무슨 마음이 남아 ㅋㅋㅋ 굿즈 팔 때 너 마음이 찢어지기라도 했냐 ㅋㅋㅋ"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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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걍 지금 있는 팬들을 위한 일이다 생각해."

"아니 근데 왜 하필 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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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떻게 알아~ 잘해봐라."

"나 작업실도 가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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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우 야 좋겠다."

"너 너무 짜증나 알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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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짜증나아~"

"어우 밥맛 떨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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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허헣 닥쳐"

"웃으면서 말하니까 바보 같다. 바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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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다 새꺄."

"아 진짜 망했어어ㅓ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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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좀 죽여라. 밖에 다 들리겠다."

"술이 땡긴다. 친구야. 어차피 한 잔이긴 하지만. ㅋㅎㅋㅎㅋㅎㅋㅎㅋ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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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냐 알쓴 주제 술 땡긴다는 말 하고 있네. 너 그리고 한 잔 아니고 반 잔이거든. 간 챙겨라."

"아 지금이라도 팬송 제안 물리고 싶다."

"물려? 개한테 물리게? 왕왕와앙"

"그 물리다 아니다 새꺄. 너나 공부 더 하자."

이미 엎지른 물은 담을 수 없다. 그냥 해야지. 휴지라는 또다른 나갈 길이 없는 이상 선택지는 딱 하나. 걍 하는 거. 내 완벽하고 행복한 탈덕은 이렇게 끝나는 건가. 내 탈덕!!!!! 민윤기 탈덕하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이야..?

안냐세요. 열분들. 두부랑입니다😁 즐감해주셔서 감사하고 월요일 힘내시고 덕질 행복하게 하세요🤗 그리고 알람이라고 하나 구독이라고 하나 암튼 해주신 7분 감삼다🤗 다음 글로 돌아오겠습니다~
🐢이상 두부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