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4ㅣ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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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윤서아.”
“네, 교수 님.”
“요즘 내가 안 하던 칭찬 해주고 나랑 대화 좀 나누니까 네가 신났지, 지금?”
“… 갑자기 무슨.”
“안 미쳤습니다, 전부 성공적으로 마쳤고.”
“성공적으로 마쳐서 망정이지, 하나 삐끗하면 사망으로도 갈 수 있는 거 몰라?”
“압니다, 그래서 더 신중하게 진행했습니다.”
“… 너, 겨우 레지던트 1년차라는 거 잊지마.”
“겨우 레지던트 1년차지만 실력은 아닙니다, 전 제 실력 믿어요.”
“그 잘난 실력 믿다가 밑바닥으로 추락한 의사들이 한 둘이냐? 실력 못 났으면 의사 안 됐어.”
“의사 된 이유도 제대로 없는 게… 그만 나대고 레지던트 1년차들이 하는 거나 똑바로 해.”
“… 의사 된 이유, 있습니다.”
“저 나름대로 모든 걸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고, 제가 의사 된 이유에 맞게 하고 있습니다.”
“교수 님이, 그런 걸로 저에게 지적할 건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 처음 봤을 때부터 생각했지만 넌, 진짜 싸가지가 없어.”
“근거 없는 자신감에 맨날 나대고, 교수한테 대들기까지 해.”
“너 아직 밑이야, 그것도 밑바닥.”
“의사 된 이유도 없이 남들이 치켜세워 준다는 것만으로 의사가 된 건, 네 노력이 가상한 게 아니야.”
“… 우리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이 개같은 병원에서.”
“테이블 데스가 말이 돼요? 간단한 수술이라고 자부심 가지고 얘기하던 그 수술에서?”
“난 그걸 알려고 왔어요, 이 병원이 얼마나 대단한 병원이고 그 의사는 누구며 그 수술이 얼마나 간단한 수술인지.”
“내가 직접 체험해보고 경험하기 위해서, 수년의 시간을 공부랑 연구에만 썼어요.”
“근거 없는 자신감? 제 말에 근거 없는 말은 없습니다, 교수 님.”
“… 더 할 말 없으면, 나가보겠습니다.”
갑작스레 밀려오는 감정에 나는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른 채로 울분을 토했고, 그에 교수 님은 당황한 듯 했다. 나는 교수 님 방에서 나와 그 분주한 병원에서 아무도 없는 곳으로 향했고, 갑작스러운 할머니 생각에 혼자 눈물을 훔쳤다.

“이 병원, 생각보다 괜찮은 곳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던 것 같아, 나 너무 힘들어 할머니.”
“오직 할머니만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안 되는데…”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밑바닥이래, 나는 더 잘 하고 싶어서 그랬던 건데…”
“이대로 포기 하면 안 되는데, 우리 할머니… 위해서라도.”
“… 더 마음 굳게 잡을게, 그깟 교수 님 말에 흔들리지 않을게…”
“더 마음 독하게 먹고, 더 노력하고, 더 열심히 배워서 최고의 펠로우가 될게.”
“내가 할머니한테 한 약속, 꼭 지킬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