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ㅣ스트레스
ㅡ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떠보니 보이는 건 익숙한 천장과 얼굴이었다. 매일 맡는 냄새와 촉감까지, 나는 일어나자마자 단숨에 병원이란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것은 의사가 아닌 환자로 침대에 누워있다는 것.
교수 님의 얼굴이 시야에 들어오니 비몽사몽했던 느낌이 전부 달아나며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VIP 1인실인 듯 했다. 링거를 통해 들어오는 약과 어느새 의사 가운이 아닌 환자복을 입고 있는 내 상태를 확인하고는 교수 님께 물었다.
“이게 어떻게…”
“스트레스성 위경련이래, 너 쓰러졌었어.”
“제가요? 병원에서?”
“어, 병원 한복판에서.”
“내가 진작 쉬라고 했잖아, 식은땀 흘리면서 무슨 일을 하겠다고…”
“… 교수 님 수술은 어쩌고 이러고 계세요?”
“나 말고 교수가 한 둘이냐?”
분명 교수 님 얼굴을 보면 행복할 줄 알았다. 하지만 교수 님과 대화를 하면 할수록 배가 아파왔다. 약도 들어오고 있고, 자다가 일어나 통증이 꽤나 완화 되었지만 무색하게도 다시 통증이 몰려왔다.
“저, 저 좀 쉬고 싶…”
“나 못 믿는 거지, 서아야.”
“… 그게 무슨 소리예요?”
“나 못 믿냐고 물었어, 네가 나를 믿는다면 나를 뿌리치고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이 나올리가 없으니까.”
“… 순간적으로 욱해서 그랬어요, 저 교수 님 믿어요.”
“그게… 사람을 믿는 사람의 태도야?”
오해할만 했다. 지금 내 표정은 화난 표정으로 보였을 테니. 통증 때문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진 거지만 상대방에게는 짜증나는 표정으로 보일 수 있었다. 아프다는 걸 그때 표현했어야 했다.
“그런 거 아니에요… 저 교수 님 믿어요.”
“… 그러는 교수 님은 지금 저 안 믿고 있는 거 아니에요?”
“어, 나 지금 너 못 믿고 있어.”
“교수 님이 저를 믿지 못 하는데 제가 교수 님을 어떻게 믿어요?”
“신뢰도 없는 연애는 하고 싶지 않아, 서아야.”
그 말을 끝으로 교수 님은 병실에서 나갔다. 내 눈에는 눈물이 차오르더니 끝내 눈물이 흘렀다. 한 번 흐른 눈물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 미친듯이 통증이 몰려오는 배보다 가슴이 욱신 거려 미칠 것 같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