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었다.

제 3화. 진심

글, 서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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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3화. 진심








“…알아, 멍청아. 거짓말이야. 그리고 뭘 그런 걸로 미안해 해? 나보다 안 친한 사람이 너한테 와서 사귀자 하면 아주 울겠네~”


…아, 진짜. 속은건가? 상황파악이 되기 전에, 박지민이 웃으며 도망갈 준비를 하는 게 보여서 거짓말이 맞구나 싶었다. 

나는 너 때문에 오늘 하루 꼬박 니 생각만 했는데도. 

너는 장난이었구나.

그게 너무 짜증났다. 나는 니가 진심이면 어쩌지 했는데 너는 고백을 가볍게 여겼다는 게 너무 화가 났다. 그래서 저 멀리 도망가는 박지민을 따라 나섰다. 


“야! 박지민!! 너 이리 안 와?!”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든가!!”










월요일. 박지민과의 그 일 때문에 계속 기억나서 뒤척이다가 늦잠을 자버려서 늦을 뻔 했다. 아슬아슬하게 학교 정문을 통과한 후, 반으로 올라와 문을 열었다. 반 안을 둘러보자 반에 들어오자 말자 보여야 했던 그 애가 보이질 않는다.



“어, 김여주 왔어?”

“야, 박지민 어딨는지 알아?”

“박지민? 아아, 걔, 주말에 이사가서 학교도 옮겨야돼서 더 이상 우리 학교 안나온다고 나한테 오늘 아침에 연락 왔어~”

- 근데, 갑자기 그건 왜? 걔랑 너 정도면 얘기해주지 않나 보통? 너 걔한테 뭐 잘못한 거 있어?


뭐? 전학 간다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나한테 그런 말은 없었는데. 왜 얘기 안한건데.

…고백도, 그래서 한 거였나? 전학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볼 거니까? 좋아해도 더 볼 수 없으니까? 다급해져서 친구를 붙잡고 물었다. 


“걔, 어디로 전학갔는지 알아? 지역, 지역이라도…!”

“아니, 안 알려줬어.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려달라니까, 니가 끝까지 쫒아와서 자기 혼낼까봐 무섭다나 뭐라나?”


아, 진짜 너무 잘못됐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왜?

이제서야 깨달았다. 내 마음도, 어느샌가 너와 같아져 있었단 것을.



타다닷—



“어? 야! 김여주!! 어디 가?! 10분 뒤에 조례 시작한다고!!”



…비 오네, 박지민. 우리 어렸을 땐 그냥 그저 그런, 반에 주변에 한명쯤 있는 친구였다가, 정말 친해졌던 그 때 기억나? 5살때 쯤인가, 그때부터 진짜 많이 친해진 것도 어렸을 때 내가 우산 안챙겨와서 그냥 밖만 바라보고 있다가 뒤에서 우산 씌워줬을 때인데.

진정하자, 진정해야 해. 진정… 근데… 내가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걔한테 상처만 줬는데 어떻게 진정을 해…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너는 지금 전학간 곳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지금은 학기 말인데. 7월 6일이잖아. 곧 여름방학인데, 너는 왜 지금 간거야? 꼭 가야했었다면, 조금 더 있다가, 여름방학이 끝나고 가지. 

그렇게 생각하고선 학교의 중앙현관에 도착했다. 바깥의 비오는 풍경을 바라보고 손을 덜덜 떨며 폰을 꺼내 든 후, 박지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즐겨찾기 1순위에 있는 너는, 과연 나를 뭐라 저장해뒀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