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급입니다
싱송이 쓴 글
※작품에 표시된 남주는 확정이 아닙니다, 역하렘 식으로 흘러갈 예정이니 참고해 주세요※
띠링-.
[안녕하십니까, 한국 S•G센터 입니다.
귀하 유여주님의 검사결과, 가이드로 판정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3월 2일까지 정밀검사가 이뤄질 예정이니 기간 안에 검사에 응해주시기 바랍니다. 자세한 사항은 추후에 알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문자를 확인한 여주의 얼굴이 긴장감으로 물들어갔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고 켜진 핸드폰을 소파에 아무렇게나 던져두자 약간의 빛이 새어나왔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일자리나 좀 알아볼 걸···."
자신의 터무니 없는 스펙으로는 취업은 턱 없이 부족한 것을 깨달았는지 한숨을 늘어놓는 여주였다.
삑삑삑-.
그 때, 정적을 깨며 시끄럽게 울려대는 도어락이 저를 또 다시 긴장하게 만들었다.
벌컥-.
"···."
"···."
"아, 분위기 잡치게······."
"개년아, 눈치가 있으면 좀 나가야지."
"···나가면, 되잖아."
술과 진한 향수의 향이 섞여 만들어내는 역겨운 냄새.
문을 열고 들어온 건 예상했던 인물이었다.
얼굴이 벌게진 채 비틀거리며 등장한 그는 같이 들어온 여자의 허리를 감싸고 있었다.
약간의 비소를 날리는 표정은 보기에 그리 좋지 않았다.
여주는 벌떡 일어나 남자의 어깨를 세게 치고 문을 열었다.
뒤에서 뭐라뭐라 외쳐대는 소리가 들렸지만 무시하고 태연하게 걷는 여주였다.
'괜찮아, 어차피 이젠 안 볼 사람이야.'
과감한 아까의 행동과는 다르게 여주의 꽉 쥔 손이 살짝씩 떨려왔다.

그렇게 이어지던 발걸음이 멈춘 곳은 센터.
자신이 너무 충동적으로 나온 탓이라 생각에도 없는 발걸음을 하게 된 여주는 입술을 꾹 다물었다.
들어갈까 말까.
속으로 내적갈등을 하던 여주는 결국 무거운 걸음을 때냈다.
"안녕하세요."
"검사하러 오신 건가요?"
"네, 가이드······."
카운터 직원이 여주의 얼굴을 한번 훑더니 입을 열었다.
"요즘 가이드 흔치 않은데, 여태까지 접수 받았던 분들 다 센티넬이었거든요."
"가이드는 제가 처음이에요?"
"네, 나라가 어떻게 돌아갈런지, 안 그래도 없던 가이드 수가 요즘들어 더 희박해졌다네요."
"이러다가 진짜 뭔일 일어나는 건 아닌지······."
직원이 작게 중얼거렸다.
"저···. 근데 검사는 언제······."
여주의 나지막한 말에 턱을 괴고 멍 때리던 직원이 정신이 들었는지 죄송하다며 작게 인사했다.
"성함 말씀해 주시겠어요?"
"유여주요."
"지금 바로 측정실로 가시면 되시고, 직원 안내에 따라서 검사 진행하시면 됩니다."
"2층 올라가시면 바로 왼편에 측정실 있을거에요."
"감사합니다."
-
측정실의 문고리를 잡으려던 여주의 손이 잠시 허공에 머물렀다.
'이 문만 열면······.'
계속해서 손잡이를 만지작댔다.
몇분동안 고민하던 여주는 결국 문을 벌컥 열어버렸다.

"···?"
"···."
그리고 안에서 폰질을 하며 자유시간을 즐기던 남자와 눈이 마주쳤다.
남자의 고개가 갸웃하며 기울어졌고, 잠시 무언가를 깨달은 듯 앞으로 다가왔다.
"아."
"가이드 검사 받으러 오신 거죠?"
"네."
"저어기, 저기 방 안에 기계 보이시죠? 문 열고 들어가서 저기에 손 대면 돼요."
"아, 네."
그의 단순한 말투만큼이나 간결한 설명.
만사 귀찮다는 듯한 태도로 대충대충 설명해 주던 남자는 다시 자리에 앉아 소파와 한 몸이 되었다.
공격할 듯이 날카롭던 그의 얼굴이 소파에 닿자 금방 평온해졌다.
뭐지, 저거.
방금 무척이나 신기한 장면을 본 것 같았지만 자신이 상관할 바는 아니었으니 그냥 지나쳐 갔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남자의 말대로 빈 방에 외로이 자리한
측정기계가 보였다.
왠지 모르게 긴장된 얼굴로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고 있는 여주였다.
"빨리 해요, 기다려줄 시간 없는데."
어떻게 한 건진 모르겠지만 귀 바로 옆에서 낯선 이질감이 묻은 남자의 음성이 들려왔다.
평소에 잘 놀라는 성격인 저가 허둥대며 제 발에 걸려 넘어지는 몸개그를 선사하자, 어딘지는 모르겠지만 아까와 같은 위치에서 남자가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혹시 몰라 옆을 돌아보니 역시나 아무도 없었다.
"······."
점점 밀려오는 쪽팔림으로 인해 벌떡 일어나 측정 장치에 손을 덥썩하고 올렸다.
우웅-
[측정을 시작합니다.]
•
•
•
•
•
띵-
측정이 끝났음을 알려주는 경쾌한 알림음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유여주님의 가이드 등급은 D입니다.]
다행이다.
땀을 뻘뻘 흘리며 심혈을 기울인 탓에 등급은 원하던 D로 나온 모양이었다.
안심이 되어 숨을 후 내쉬고 있자 문이 벌컥 열리고 남자가 들어오더니 당황한 기색을 비췄다.
"···. 뭐야, 왜 멀쩡히······."
"네?"
"안 힘들어요?"
"어······."
"안 힘드냐고."
"그런데요···?"
다짜고짜 안 힘드냐고 물어보더니 갑자기 반말을 쓰던 남자는 당황한 듯한 얼굴로 내 두 어깨를 양손으로 잡고 이리저리 돌렸다.
뭐하자는 거지 지금.
멍한 얼굴을 하고 막무가내로 돌려진 후, 남자는 어딘가 마음에 안 드는 듯 인상을 찌푸린 채 제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이내 문을 쾅 닫고 나갔다.
"···?"
"저, 저기요?"
아무도 없는 측정실에 외로움이 가득 묻은 내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아니, 아무리 급해도 나는 꺼내주고 가야 하는거 아니야···.
"이, 이거 어떻게 열지······."
다시 한번 찌질한 내 목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웠다.

"형."
"뭐야, 너가 내 사무실엔 웬일이래."
"안 힘들수가 있어요?"
"뭔 개소리야 갑자기······."
"측정하고 나서 힘든 기색 하나없이 멀쩡히 서 있는 게,
가능한 일이에요?"
"측정? 가이드 말하는거야?"
"네."
"너가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측정기에 가이딩이 거의 흡수되는데 그럴리가. 하지만 기계에도 한계치는 있으니까 SS면 가능할지도 모르지?······."
석진의 말을 들은 윤기가 잠시 멍하니 서있었다.
"···. 확실해요?"
"글쎄, 나도 SS급 가이드는 본 적이 없어서 잘······."
그럼 그렇지, 전 세계에도 몇 없다는 SS급 가이드니 말이다.
그는 방금 전 여주의 모습을 떠올렸다.
D급···. 유여주···.
그리고는 다시 한번 그녀의 이름을 되뇌었다.
"근데 그건 갑자기 왜 물어보······."
쾅-.
"···. 저 개새······."
여전히 자기 목적만 알아내고 달아나는 윤기였다.
-
측정이 잘못된 건가.
아니, 꼼꼼하게 다 확인도 했다. 살펴본 장치에는 이상도 없었는데 도대체 왜?
등급을 측정하는 일은 시간이 남을 때마다 대부분 윤기가 맡아왔고, 측정을 마친 사람들은 등급이 높든 낮든 하나같이 바닥에 엎어져서 숨만 겨우 헉헉 내쉬는 광경만 본지 벌써 몇번째.
아무래도 가이딩을 무식하게 빨아들이고 들어온 가이딩의 양과 질으로 등급측정을 하는 구시대적인 방식이라 힘이 부칠 수 밖에 없었다.
가이드가 측정을 마치고도 힘든 기색 하나없이 멀쩡하게 두 발 딛고 서있는 경우는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등급이 존나 높으면 또 몰라, 한낱 D급이 말이다.
윤기는 복잡한 머리를 꾹꾹 누르며 소파로 엎어졌다.
파수꾼 구절 안내서
가이드는 접촉 시에 가이딩의 양을 조절할 수 없으며, 평소에는 무의식 적으로 센티넬들이 집중하지 않으면 잘 느끼지 못할 만큼의 아주 소량의 가이딩을 소모한다.
때문에 센티넬들은 작정하면 가이드를 구별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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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분량 좀 짧아요ㅜㅜ
혹시 읽다가 어려운 부분이나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댓글로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스포가 아닌 이상 다 답변해 드려요😊❤
오타, 맞춤법 지적 싫어하지 않습니다.
혹시라도 발견된다면 수정될 수 있도록 마구마구 지적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