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진창 덥즈고

2. 미개씹 이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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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첫 날부터 꼽주고 지랄이래? 지잉짜 별로다 그 선배

- 아니, 그 정도까진 아니였.




이 친구의 이름은 지창민이랬다. 친구가 없어 조용히 밥만 먹고 있는데 주연이 친구들을 끌고 오더니 냅다 인사 하라며 소개 시켜줬다. 생각보다 다들 낯 가리는 바람에 할 말이 딱히 없어 아침에 있었던 얘기를 해줬더니 자기 일 마냥 펄쩍댔다.




- 아니이 그래도 전학생인데! 

- 괜찮아 운이 안 좋았던거지. 그래도 경고만 하시고 벌점은 안 주셨어

- 암튼 재현이 형이랑 놀지 마 여주야






그래 알았다. 밥 좀 먹자 제발. 차마 내뱉지 못한 말은 대충 미소를 지어주는 거로 대체했다. 이름이 재현이구나 그 선배.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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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데 여주야 창민이 말 진짜야

- 네? 뭐가요?

- 이재현 별명이 뭔줄 알아? 미친새끼 개새끼 씹새끼 다 합쳐서 미개씹.

- 아.. 미개씹






에에? 그런 별명이 있었나?

아니 내가 방금 지어냈어



둘이 하는 말에 어색하게 웃으며 그냥 시선을 식판으로 돌렸다. 엄마 저 사람들 약간 무서워.




- 그럼 오빠는 재현 선배랑 같은 반인 거에요?

- 걔랑 친구야. 중학생 때 부터

- 아,,





미친 거 아냐? 이렇게 실컷 뒷담을 까놓고.. 더이상 여기에 남아있다간 체할 것 같았다. 결국 절반도 넘게 남은 급식판을 들고 일어서니 기다렸다는듯이 주연이도 일어났다.





- 어? 주연아 밥 벌써 다 먹었어? 천천히 있다 나와도 돼

- 아닣 입맛이 없어

- 입맛이 없다고?





..그렇다기엔 너무 싹싹 비웠는데?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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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 표정이 왜 그래? 괜찮아?

- 나 잠깐 전화 좀 하고 올게 주연아

- 어.. 기다릴까?

- 괜찮아






이주연 가만 보니까. 거대한 강아지, 아니 고양이 같네
전학생이랑 짝꿍까지 돼서 엄청난 책임감이 들었나? 어쩐지 하루종일 주연이랑 같이 있는 느낌이다.

어쨌든 고양이는 고양이고. 이 개새끼부터 싹을 잘라야 했다. 연락처를 삭제해도 좆같이 익숙한 그 11자리 숫자를 거칠게 누르며 전화를 걸었다.




[전화를 왜 이제서야 걸어]

- 연락하면 죽인댔지

[덥즈고로 전학 갔다며]

- 내 뒷조사 했냐?

[뒷조사가 아니라, 아오 됐다 됐어. 이따 데리러 갈게]

- 너 진짜 오기만 해!.. 

[어 나도 사랑해]

- 시발 뭔, 야!!




뚝-



오래 만난 남자친구인 만큼 싸움도 잦았다. 제일 문제인 건 헤어지자고 통보 해도 김선우가 요지부동이였다. 지금까지 헤어지자고 했던 말만 수천 번은 될 것 같은데 항상 거절. 거절. 싹 다 거절.

그래 난 이게 너무 싫다고. 처음엔 이게 사랑이고 애증인가 싶었지만 개뿔. 집착이다 이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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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이렇게 욕을 하나 했는데.. 너였냐?

- !!.. 으아 방금 심장 내려 앉을 뻔 했어요

- 그나마 나니까 다행이지 교장이라도 지나갔으면 너 혼났어 임마

- 죄송해요

- …울어? 야 울어?

- …

- 아니 내가 뭐 했다고!.. 야 잠만 잠만





시이발 쪽팔려 죽겠네… 절대 슬퍼서, 혼나서 우는 거 아니다. 참고 참아왔던 스트레스가 하필 잘 알지도 못하는 선배 앞에서 터져버린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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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 야 재현아! 애를 울리면 어떡해

- 야 아니야 그런거

- 여주야 내가 말했지 저새끼 미개씹이라고. 얼른 가자





아니에요오오.. 흐윽

서럽게 잘도 울었다. 니가 울렸으니 니가 책임지라며 내 머리를 슥슥 쓰담아주던 영훈 오빠는 교무실에 가버렸고 재현 선배는 내내 눈치만 보며 나를 달래줬다. 수업 종이 울릴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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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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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었던 거 들키기 싫어서 일부러 교실에 오자마자 엎드려 있었다. 대충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수업도 안 듣고 있던 참에 재현 선배에게 카톡이 와있었다. 첫인상이 너무 세서 그랬나. 생각보다 귀여운 사람 같기도.


전학 첫 날에 걱정했던 것과 다르게 나름 무난하게 흘러갔다. 하교도 같이 하자던 주연의 말에 굳이? 싶었지만 그냥 고개만 끄덕. 담임 심부름 때문에 같이 못 갈 것 같다는 말에도 그냥 끄덕. 괜찮아 혼자 갈 수 있어


는 개뿔. 무조건 주연이랑 왔었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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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왔어? 금방 내려왔네

- …야 김선우

- 응?





나 이런 거 싫다고 했잖아 불쑥 불쑥 찾아오는 거. 

사복 차림새인 선우를 학생들이 힐끔 힐끔 쳐다봤다. 누가봐도 싸우는 분위기에 전화 하는 척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창피해 죽겠네 진짜..





- 헤어지자고 했잖아 선우야

- 또 그 소리

- 나 진지해 정말이야

- 그만해 재미없어. 집에 가자

- 넌 내가 만만해? 내가 하는 말이 다 장난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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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이렇게라도 안 하면 진짜 끝나는 거잖아. 제발 헤어지잔 소리 좀 그만 하면 안 돼?

- 너랑 이제 안 돼

- 왜

- 안 된다고

- 왜



거의 창과 방패 수준. 김선우 저 싸가지 없는 새끼. 떼어내려 해도 아예 작정을 하고 찾아온건지 김선우는 꿈쩍도 안 했다. 거의 체념하며 그래 다시 만나. 니 좆대로 해 라고 대답하려는 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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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애가 싫다잖아

- .. 그쪽이 끼어들 상황 아니니까 그냥,

- 싫다는데 왜 자꾸 괴롭혀. 너 그거 진짜 이기적인 거야 새끼야. 질질 붙잡는게 더 최악인 거 몰라?

- 듣다 보니까 어이없네. 아니 누구신데요. 형이 뭐라도 돼요?







헉. 대형사고다. 김선우 화나면 눈깔 돌아가는데.. 죄 없는 재현 선배에게 불똥이 튈까 순간적으로 오빠의 손을 덥썩 잡았다.





- 내, 내 남자친구야!

- 뭐라 했냐

- 내 남자친구라고

- ..여주야 넌 어떻게 거짓말도 성의가 없어?

- 맞다고!! 사귀는 사이야. 재현 오빠랑 진짜 잘해보고 싶어

- 여주야 좀!..





대뜸 남자친구라는 말을 하니 재현 선배가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내려다봤다. 그럼에도 포기 안 하는 김선우를 보고 경멸하는 오빠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들리나요? 제 속마음이 들리시나요? 선배?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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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너는 글러먹었다. 집착의 끝판왕이네 그냥

- 알면 갈 길 가시던가요

- 네가 내 여친 잡고 있는데 내가 어떻게 가

- …아주 쌍으로 지랄이네

- 못 믿어?






생각보다 싸움이 길어졌다. 선배한테 진짜 미안했다. 어느정도로 미안했냐면 저 그냥 얘랑 평화롭게 사귀고 더이상 안 싸울테니 얼른 집에 가라고 말 해주고 싶었다.

미간을 확 구긴 재현 오빠의 눈치를 찔끔 봤다. 화가 많이 난 것 같았다. 아까보다 싸해진 분위기에 왠지 서늘해졌다. 이거 둘 다 사람 패서 경찰 오면 어떡하지. 이젠 정말 말려야했다





- …선배. 죄송해요 제가 괜히, 읍-




그런데 갑자기 입술이 먹혔다. 그것도 이재현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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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선우 악역 아니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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