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첼 사담방

# [제목미정] [T] - 뷔




“제이안 클레드, 결정하세요”

멍하니 서있던 날 깨운건 내 결정을 재촉하는 말이었다. 말이 좋아 내 결정이지, 사실상 선택지는 하나였다.
황태자비가 되는 것. 부모님과 가문 사람들은 그 선택지를 무척 환영했다. 내 의사 따위는 그들에게 필요없는 것이었다.
황제가 날 황태자비로 점찍어두었다는 공서는 날 처음으로 쓸모있는 아이로 만들었다.

“…..알..겠습니다”

결국 난 할수 있는게 없었다. 이대로 난 황태자비가 되고, 이런저런 정치싸움에 휘말리겠지.

멀리서 날 바라보는 에일린의 시선이 느껴졌다.
나의 금색 눈과 그녀의 파란 눈이 공중에서 얽혔다. 믿어줘. 내가 어쩔수 없었다는거, 너도 잘 알잖아. 정말 미안해.
어려서부터 눈칫밥을 먹고 자라온 난 곧바로 알수 있었다. 에일린의 파란 눈 사이로 언뜻 스쳐있는 검은 원망을.

‘제발 날 미워하지 말아줘. 에일린, 너까지 날 버리면 난 더이상 기댈 곳이 없어’

다 내 잘못이었고 그것들은 전부 후회가 되었다.

그때 내가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 넌 날 향해 웃고 있었을까

그때 내가 너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면
지금 우린 즐거웠을까

왜 내 옆에는, 네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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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 -

“ㅇ..에일린..!”

“왜..왜 그랬어..? 언니는 다 알고 있었잖아..!! 내가..얼마나 노력했는지..!”

“…나도..어쩔수 없었ㅇ…”

“어쩔수 없었다고? 아니, ㅎ 언니는 충분히 선택할수 있었어. 그런데, 왜 안했는지 알아?”

“….”

“두려웠겠지…!! 발 앞에 커다란 황금이 굴러왔는데, 그걸 걷어찼을 때의 부모님의 원망이!! 미움이!!”

“….아..니야..”

“가까스로 빠져나온 그곳에 다시 가기 싫었겠지, 안그래? 난 언니에게 손을 내밀어줬어!! 우린 둘도 없는 사이가 됐는데, 이렇게 되버렸네?”

소리지르며 화를 쏟아내는 에일린에게 난 아무말도 할수 없었다. 그 모습마저 자신의 것을 뺏긴 자의 슬픔이라는걸 내가 가장 잘 아니까.
에일린의 미움마저 난 미워할수 없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에일린 클레드. 내게 처음으로 빛이 되어준 내 하나뿐인 동생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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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하~~”

“오헤트 왔느냐 ㅎ”

훗날, 내 남편의 애인이 될 여자와 무척 닮은 사람

에일린 클레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