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부 전선배

유도부 전선배 08

유도부 전선배


※욕설이 많습니다. 트라우마를 유발시키는 요소가 있을 수 있으니 읽기에 앞서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 아파."

"...."

"아프다고."

"...."

"응급실, 듣고 있어?"

여주는 송골송골 핏방울이 맺힌 정국의 입술에 면봉으로 약을 바르며 정국의 말은 모조리 무시했다. 집중하느라 찌푸려진 미간, 말려들어간 입술, 저를 담은 눈동자. 정국은 약을 바르느라 코 앞에 다가온 여주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슬쩍 나오려는 웃음을 애써 억눌렀다. 지금 여주는 정국에게 화가 난 상태였다.





"병원은 안 가 봐도 돼? 팔 계속 떨던데."

"...."

"응급실. 계속 내 말 무시할 거야?"

"그놈의 응급실은 진짜...!"

마무리까지 착실하게 한 여주가 정국에게서 멀어져 소리쳤다. 정국은 여전히 천하태평. 얘는 화를 낼 때 이런 표정을 짓는구나, 하며 여주를 관찰하기 바빴다.

"그 새끼 골로 보내려고 맞아주는 게 말이 돼요? 그 상황 만드려고 일부러 성질 돋운 거 맞죠? 그냥 조금만 참으면 알아서 꺼질 걸 왜 선배가 나서요!"

"뭐야, 욕도 할 줄 알아?"

"말 돌리지 말고요!"

씩씩거리는 호흡에 맞춰 여주의 어깨도 오르락내리락거렸다. 정국은 여주가 볼에 대고 있으라며 주었던 얼음주머니를 옆 벤치에 내려놓곤 음- 하며 여주를 바라봤다.

"아까 들었지? 국대 선발전 당일에 잠수 타고 군대 갔다는 거."

"...그 얘기가 갑자기 왜,"

"잠수 탄 거 아니야. 선배들이랑 몸싸움 벌여서 징계 받았거든."

"...."

"그때도 지금이랑 똑같았어. 선배 마음에 안 들면 기합 받고, 동기들은 눈 감아주고. 선배들은 내 친구가 가장 마음에 안 들었나 봐. 새벽에 불러내서 타이어 끌게 하고, 얼차려 시키고, 내 친구를 골대 삼아 축구 하고."

정국의 이야기를 듣는 여주의 숨소리가 점차 안정적으로 변해갔다. 잔뜩 화나있던 미간도 어느새 반듯하게 펴져 있었다.

"그러다 한 번은 애가 걷지를 못해서 응급실에 갔는데, 허벅지 안쪽 근육 파열됐다는 거야. ...일주일 뒤에 선발전이었는데 말이지."

"...."

"온갖 곤욕 다 버티면서 기회만 바라보던 애가 이젠 그 기회마저 멀어져서 그 길로 그냥 운동 그만뒀어. 제 인생이라 할 수 있었던 운동을 그 새끼들 때문에 그만둔 거야."

"...."

"근데 또 이 병신 같은 놈이 복수할 생각은 하지도 않는 거야. 자기가 못 버틴 게 잘못이라면서. 나라도 열심히 운동하라면서."

"...."

"그래서... 그래서, 내가 대신 나섰어. 똥군기 잡는 선배들 말 못 듣겠다는 핑계로 친구 복수를 내가 했어. 평소에는 건들대던 새끼들이 피떡이 돼 가지고 잘못했다고 비는 걸 보는 게... 참... 기분이 이상하더라."

정국의 고개가 밑으로 숙여졌다. 바닥과 신발, 그 중간 사이를 응시하는 정국의 눈은 초점이 없었다. 과거를 떠올리는 것처럼.

"원래는 퇴학 처리 돼도 할 말 없었지만, 우리 아버지가 워낙 유명하신 분이라 징계로 그쳤어. 솔직히 난 그것도 어이없긴 한데 그때의 난 할 수 있는 게 없었으니까."

"...."

"더 이상 교육이라는 이유로 휘둘리는 애들은 보고 싶지 않아. 그 끝이 꿈을 포기하는 거라면 더더욱."

"...."

"그러니까 너도 그렇게 다 받아주지 마. 내 말은 야박하게 거절하면서, 그런 데서 융통성을 발휘하네."

장난스레 웃은 정국이 벤치에서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넌, 운동 계속 해야지."

"...."

"운동 하고 싶어서 체대 온 거잖아. 안 그래?"





상처 치료 고맙다. 씨익 미소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고 지나가는 정국에 여주는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넌 운동 계속 해야 한다는 그 말이, 자신의 몫까지 대신 해 달라는 뜻 같아서.








* * *

< 지금은 여유다!

이유진

여주 ㅜㅠㅜㅠㅜㅠ

괜찮아? ㅜㅠㅜㅠㅜㅠㅜ

팔 안 아파? ㅜㅠㅜㅠㅠㅠㅠ

괜찮아

어떻게 됐어?

나 뒷상황은 아직 모르는데

도다미

너 그 전정국 선배랑 나가고 나서

바로 과대 선배 들어왔어

이한돌 오빠가 과대 선배 불렀나 봐

이유진

내가 아까 조금 엿들었는데...

한돌 오빠랑 정국 선배랑 친하다고 하더라!!

어쩐지 그래서 도와준 거였나 봐 ㅜㅠ

정국 선배가 말한 돌돌이가

한돌 오빠 별명이었을 줄이양...

부과대는? 징계 받는대?

도다미

이한돌 선배가 과대 선배한테 영상 넘겼어

부과대 소문 안 좋다고 했잖아

과대 선배도 벼르고 있었는데

이 참에 잘됐다면서 욕 한바가지 하고 갔다

아마 부과대 징계 받고 휴학할 듯?

도다미

아 과대 선배가 너 괜찮아지면

한 번 보자고 했어

부과대가 너한테 어떤 짓을 했는지

하나하나 말하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과대가 나한테 어떤 짓을 하진 않았지

내가 그냥 한 거긴 한데...


이유진

아오 고여주!!!

그런 식으로 말하지 마!!!!!

부과대 그 새끼

장구채로 허리 찌르고 다닐 때부터 알아봤서 1

이유진

나한테는 막 배도 찔렀다니까??? 1

너보고 물구나무 서라고 할 때도 2

확 그냥 장구채 뺏어서 똥꼬 찔러버리는 건데!!!! 2

이유진

다미야 그냥 나도 여주랑 같이 2

과대 선배 만나러 갈까??? 2

이건 아무래도 빅엿을 선사해야 한다고 봐!!! 2

어?? 2

왜 갑자기 아무도 안 읽냐고 ㅜㅠㅜㅠ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