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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아까 말 안 한 게 있는데 이거 듣고도 킬러가 되고 싶다고 하면 이제 진짜 인정해 줄게.
— 뭔데?
— 킬러는 아무나 될 수 없어. 킬러가 되기 위한 조건이 있어.
— 응, 그니까 뭔데.
— 킬러 미션이란 게 있어. 대부분이 총 미션이야. 3단계까지 있는데 그걸 다 통과해야만 킬러가 될 수 있어. 자, 그래도 하고 싶어?
— 총이라···.
사실 총을 쏴볼 거라는 생각은 잠시 잊고 있었다. 한 번도 다뤄보지 못하기도 했고, 총이라 하니까 잠시 멈칫하긴 했다.
— 총 다루는 걱정은 안 해도 돼. 여기에서 연습은 충분하니까. 넌 그냥 결정만 해.
— 음··· 해볼게.
— 이번엔 할게가 아니네?
— 아니, 할게!
— 그래, 그럼. J 형이랑 집 구경 좀 하고 있어. 난 다녀올 데가 있어서.
— 어디?

— 그건 말해줄 수 없어. 다녀올게, 형.
— 응, 다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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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J 씨는 K가 어디 가는지 아는 거예요?
— 그럼요. 몇 년을 같이 일했는데. 쟤가 가는 곳은 딱 정해져 있거든요.
— 어딘데요?
— 아··· 그것도 제가 말씀드릴 수 없어요.
— 여긴 참 비밀이 많네요···.
K부터 J 씨까지 나에게 비밀인 게 참 많았다. 아직 두 개밖에 안 됐지만, 이 정도면 수없이 많을 것이다. 궁금한 게 정말 많았는데 자제하려고 했다.
— 짐부터 저기 빈방에 풀고 와요. 간단하게라도 집 소개해 줄게요.
— 네, 알겠어요.

— 저 왔어요. 그런데··· J 씨랑 K는 왜 저를 보호하는 거예요? K도 같은 킬러인데··· 아, 이것도 비밀인가···?
— 궁금한 게 많죠? 하지만, 전부 아직 말해줄 수는 없어요. 나중에 다 알게 될 거니까 우선은 총연습에만 집중해요. 이게 가장 중요한 거니까.
— 아··· 네.
— 여기가 사격장이에요. 킬러 실습장에 있는 장비는 여기에 다 있을 거예요. 연습하면 충분히 가능할 거예요.
— 그런데 여기 방음은 괜찮은 거예요? 소리가 워낙 커서 들릴 거 같은데.
— 그럼요. 아무리 쏴도 밖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아요. 안심해도 돼요.
— 오··· 그렇군요. 혹시 J 씨도 총 쏠 수 있어요?
— 그럼요ㅋㅋㅋ K랑 같이 살면 총은 기본이죠. 저도 저를 지켜야 하니까? ㅋㅋㅋ
— 그렇네요ㅋㅋㅋ 그런데 가만 보면 J 씨는 K랑 비슷한 거 같으면서도 참 다르네요.
— 어떤 점이요?
— 정말 다정한 거 같아요. K는 반말이나 찍찍하고. 좀 꼴불견이긴 한데···.

— 잘생겼죠?
— 네···. 네?!
나도 모르게 ‘네’라는 대답이 나왔다. 처음부터 반말한 것도 마음에 안 들고, 말투도 마음에 안 들지만, 잘생긴 게 문제다. 설레면 안 되는데 그놈이 나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 잘생기긴 했죠. 킬러인데 잘생겼어. 저도 처음에는 적응 안 됐어요.
— J 씨도 잘생겼어요···!
— 그래요? 고마워요. 여주 씨도 예뻐요. 그래서 더 지키고 싶죠.
— 아···ㅎ 그런데 K는··· 어떤 사람이에요?
— 음, 본업을 할 때는 정말 맹수가 따로 없는데 그냥 지낼 때는 어쩌면 마음이 여리기도 하고··· 착해요. 그래 봬도.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요.
— 뭐 엄청 밉지는 않아요. 아직까지는···?
— 그래요ㅋㅋㅋ
[ 그 시각 K 시점 ]
📞 네, 지금 갑니다. 가서 말씀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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