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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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마조마했다. 하여주. 고마워, 나 좋은 사람이라고 말해줘서.


— 뭐야, 어떻게 알았어?


— 워치 켜있던데? 그래서 우연히 들었어. 


— 아··· 나 진술 잘한 거 맞지?


— 그럼. 다행히도 나랑 진술이 다르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지.


— 정말? 넌 뭐라고 했는데?


— 나도 똑같이 그랬어. 너를 본 순간 안에서 총소리가 났고 보스가 죽어있었다고. 그리고 너 아는 형 집에 맡기고 신고했다고. 어차피 다른 킬러들은 타살이란 거 모르니까 아무 말도 못 할 거고.


— 그러네? 아··· 그 미안해···.


— 뭐가?


— 너 말 안 듣고 마음대로 행동한 거. 그리고 욕한 거. 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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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미안해야지.’라고 J 형이 전해달라는데?


— ㅇ, 어?


— 뭐 나 같아도 그랬을 거야. 죄책감 가지지 말고 잘됐다고 생각해. 네가 원하던 대로 아버님 사인 제대로 밝혀졌고. 모두 원하던 대로 된 거잖아.


— 그건 그렇지···.


— 얼른 차로 오래. J 형이. 기분 전환에는 달콤한 거라고 디저트 사놨대.







빨리 오라며 K가 먼저 뛰어갔고, 나도 조금은 기분이 풀려 그 뒤를 따라 뛰어갔다. 차에는 정말 J 씨가 디저트를 사놨다. 좀 힘들었는데 이제야 좀 마음을 편히 내려놓을 수 있게 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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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너 혼나야 할 건 좀 있다.


— 뭐가···.


— 아지트 총 누가 말도 없이 가져오래.


— 에이, 여주 씨도 반성하고 있을 거야.


— 미안해···. 너를 못 믿었던 게 아니라 혹시나 해서··· 혹시나 위험한 상황 일어날 걸 대비해서 챙겨둔 건데 말도 없이 가져온 거는 정말 미안해.


— 뭐 그렇게까지 미안해지라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다시는 그러지 마.


— 알겠어.


— 여주 씨, 그 쿠키 어때요? 맛있죠.


— 네, 맛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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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맛있는 거 맞죠? 웃어요, 이제 좀. 여주 씨 활발한 모습이 그립네요.


— 사실 뭔가 편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편해진 건 아닌 거 같아요. 다 끝났는데 왜 후련하지 않을까요? 정말 죽이는 게 맞았을까요?


— 그런데 이건 알아둬요. 여주 씨가 먼저 손쓰지 않았으면 여주 씨가 죽을 뻔했어요. 여주 씨는 본인 스스로도 지킨 거고 아버님도 어떻게 보면 지킨 거예요.


— 그렇죠···. 저 죽을 뻔했죠.


— 하여주, 바다 갈까?


— 바다···?


— 바람이나 쐬고 후련하게 날려버려. 너 이런 모습 보기 안 좋다. 빨리 너로 돌아와서 또 욕하고 화내고 해보지 그래.


— 야···! 미안하다고 했잖아!


— 그래, 넌 풀 죽어있는 거보다 이렇게 막 개기는 게 더 좋은 거 같다.


— 뭐? ㅋㅋㅋ


— 이제야 좀 웃네. 어떻게, 바다 갈래 말래.


— 갈래!






내 기분 풀어주려고 장난치는 게 보였다. K를 만난 지 별로 되지는 않았지만, 처음 이미지와는 정말 다르게 J 씨 말대로 K가 마음 여리고 착하다는 말, 이제야 좀 이해가 갔다. 착한 사람 음··· 맞는 거 같다. 이제 정말 마음이 풀려 긴장도 풀리면서 나도 모르게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원래 누가 옆에서 운전할 때 잘 안 자는데 나 좀 힘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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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얼마나 지났나, 눈을 떠보니 차 안은 나밖에 없었고 고개를 돌려보니 내 옆 바로 밖에서 K와 J 씨가 얘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표정들이 꽤 심각해 보였다. 나는 다시 자는 척을 하고는 창문을 아주 살짝 열어 얘기를 엿들었다.







— 분명 여주를 다시 찾을 게 뻔해.


— 그럼 여주 씨 우리가 더 데리고 있자. 여주 씨 보내면 우리도 불안한 건 맞으니까.



‘나를 좀 더 데리고 있자고? 뭐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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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윤기 그 자식 어떡하지···. 죽일까?


— 안 돼!!







나도 모르게 “안 돼!!“라고 크게 말했다. 이제 나에게 그 죽인다는 말이 좀 무서워진 거 같다. 갑자기 소리치는 바람에 K와 J 씨 역시 화들짝 놀랐다. 민윤기, 그리고 다시 나를 찾는다? 얘기 들어보니 아까 실습장에서 날 죽이려 뛰어들던 그 사람을 얘기하는 게 분명했다. 나는 차에서 내렸다.







— 뭐야, 언제 일어났어?


— 여주 씨, 다 듣고 있던 거예요?


— 죽이지 마요. 죽이지 마. 이제 아무도 죽이지 마.


— 너 평생 우리랑 살 것도 아니잖아. 그 자식 너 끝까지 찾을 게 분명해. 한 번 본 이상.


— 그래도···! 죽이지 마. 그리고 너도, J 씨도 이제 저 안 지켜줘도 돼요. 킬러 이제 다 끝났으니까, 너도 킬러 이제 아니야.


— 하여주···.


— 그만해, 사람 죽이는 일. 부탁할게.


— 죽이는 일, 그래. 안 할게. 대신 너 지키는 일은 하게 해줘. 우리는 너 지키는 일도 없으면 그냥 백수야.


— 다른 일 찾으면 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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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암튼 우리는 그럴 생각 없으니까 그렇게 알아.


— J 씨도··· 같은 마음인 거예요?


— 저의 권한은 없어요. K가 하자면 저는 그렇게 하는 거예요. 뭐 저도 여주 씨 지키는 일 아니면 제 일을 또 어디다 써먹겠어요.







이 사람들 내가 뭐라 하든 들을 사람들 같지는 않았다. 그냥 나는 내 원래 가던 길을 그대로 걷는 게 맞는 거 같다. 누가 날 죽이려 들든 이제 나 스스로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내가 봐도 갑자기 많이 예민해진 것 같긴 한데 어쩔 수 없었다. 이제 더는 아무도 다치게 하고 싶지도, 해치고 싶지도 않다. 그냥 일반 사람들처럼 지냈으면 좋겠다.







— 그래요, 그럼 마음대로 해요. 전 다시 평범하게 살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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