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설레게
그렇게 정국이 신혼여행을 한식나라로 가겠다고 말하고 김밥왕이 흔쾌히 허락을 한 후엔 결혼식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식장을 가득 채운 김밥천국의 국민들과 천사들은 물론이고 배민과 요기요, 신입인 쿠팡이츠에서 보낸 사신들 등 수 많은 축복을 받으며 결혼식은 성대하게 끝났다.
결혼식이 끝난 후, 힘들다고 쫑알되며 여주가 드러눕는 것도 잠시, 바로 한식나라로 떠날 준비를 해야했다.
분식공주 김여주 나 힘들어. 좀 쉬고 싶다고!
비빔밥왕자 전정국 가마 안에서 쉬어.
분식공주 김여주 가마 흔들리잖아. 잠시 멈춰서 쉬다가면 안돼?

비빔밥왕자 전정국 이봐, 공주면서 다른 나라에 유학 한 번 안 간 온실 속 화초야. 한식나라 꽤 멀거든? 지금 부지런히 가도 저녁에 도착하니까 산에서 밤 세다가 호랑이 마주치기 싫으면 그냥 입 닫자.
분식공주 김여주 뭐어? 호랑이?

비빔밥왕자 전정국 그래. 이 산을 넘다가 몇몇 꽤 죽었다지?
물론 그럴 리도 없고 정국의 협박용 멘트지만 여주는 그 말에 홀딱 넘어가서 겁에 질렸다.
분식공주 김여주 그런데도 이렇게 느릿느릿 가고 있어? 뭐해! 빨리 안 가고!
호랑이가 나온 다는 말에 순식간의 태도를 바꾸는 여주의 모습에 정국은 피식 웃었다. 아마 잠시 쉬자는 말은 꺼내지도 않고 조용히 갈 수 있으리라. 가 정국의 생각이었지만 그건 식혜와 수정과를 구분도 못할만큼 멍청한 생각이었다. 오히려 빨리 가자는 말과 함께 빨리 가면 많이 흔들린다고 난리, 조금이라도 속도가 느려지면 자신을 호랑이 제물로 바치고 싶냐고 난리였다.
정국은 속으로 저렇게 성격 더러운 제물은 아무리 호랑이라도 줘도 안 받을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뒤따라오는 가마를 확인했다. 아마 저 어여쁜 꽃가마 안에는 빨리 가자며 보채는 명절날 사촌동생 같은 존재가 짜증을 내고 있을 터였다.
정국은 하루 종일 여주의 찡찡대는 것을 받아내고 있는 자신의 귀와 여주의 짜증을 고스란히 온몸으로 느낄 가마꾼들을 위해 잠시 멈추고 가마에 달린 창문을 두드렸다.
똑똑-
분식공주 김여주 뭐. 빨리 안 가?

비빔밥왕자 전정국 가는 게 그렇게 힘들면 이거나 먹으라고.
정국이 가마 창문을 통해 내민 복주머니 속에는 약과가 들어있었다. 한식나라 음식이 마음에 안 드는 듯 마지못해 먹는 척을 하던 여주는 약과를 먹더니 고개를 돌리곤 새초롬하게 말했다.
분식공주 김여주 생각보다 괜찮네. 맛있는 것 같기도 하고. 설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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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응댓구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험 끝날 때까지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