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 전, 미리 알려드립니다.
본 작품은 좀비 아포칼립스물이므로
다소 잔인하고 혐오스러운 표현이 포함될 수 있으니
거부감이 드시는 분들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시길 바랍니다
(따로 잔인한 사진 자료는 없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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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06.26
민윤기랑 같이 지낸 지 일주일 째다.
얘는 뭐만하면 웃으면서 날 놀리고, 장난치고.
이 상황이 심각한 건지, 웃으라고 날 배려해 주는 건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
뭐든 귀찮아하고 틱틱거리게 생긴 냉미남의 외모와는 달리 꽤나 다정하고 매너도 있다.
그렇다고 재수가 완전 없다는 말은 아니다.
한 마디로 자기도 지가 개쩌는 걸 아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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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여주야 "
" 왜 "
" 나 2층 좀 다녀올게. 뭐 먹을 거 있나 찾아보려고 "
" 이틀 정도 먹을 음식은 있는데? "
" 식량 확인 제때 안 하냐, 우리 내일까지 이걸로 못 버텨 "
" 너 먹여살려야지 "

" ... "
" ㅋㅋㅋ 설렜냐? "
" 쪼끄만 게 나 없다고 울지 말고 있어라 "
" 지X. 조심히 다녀오든가, 말든가 "
설렜겠냐, 설렜겠냐고.
솔직히 말하자면 며칠 전부터 쟤가 하는 행동이 하나하나 신경쓰인다.
이러면 안 되는데, 나 왜 이런 감정이 드는 걸까.
그렇게 싫어하던 과 동기일 뿐인데. 왜 내 감정을 어지럽히는 거냐고.
먹을 때도 나 먼저 챙겨주고, 나 편하게 해주고, 우울할 때도 묵묵히 내 곁을 떠나지 않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혹여 좀비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릴 때는 나를 먼저 숨겨주고 나를 항상 위해주는.
감동이었다. 그리고 내 인생에서 크게 반환점이 되었다.
어릴 때부터 아버지를 보며 자란 나는 남자란 다 폭력적이고, 악하며 곁에 둬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 생각해왔다.
그래서 살아가는 동안 주변에 남자라곤 정말 비지니스적인 사람밖에 없었다.
그러나 민윤기, 걔 하나 때문에 다 변했다.
증오에서 사랑으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다.
이러면 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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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지났을까, 누군가 급하게 뛰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소리만 들어도 다급함이 느껴질 수 있었다.
그리고 숨을 헐떡이며 달려오는 민윤기. 날 부른다.
" 야! 윤여주!!!! 문 열지 마! "
" ?"
물음표로 가득 찬 내 눈이 곧 초점이 흐려지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빨간색 덩어리들이 천천히 걸어온다.
민윤기는 어느덧 의국 앞에서 나와 문 하나만을 두고 있었다. 문을 열어보려고 했지만 민윤기는 굳게 잡고 내가 문을 열지 못하도록, 그가 이 방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했다.
" 잘 들어. 내가 문 열 때까지 나오지 마 "
" ... 뭐? "
" 사실 나 너무 무서워. 근데 괜찮아, 너 대신이니까 "
" 울지 말고 도망쳐, 이게 정말 마지막이야 "

이미 나는 눈물을 머금고 있었기에 말을 잇지 못했다.
" 미쳤... 나 봐... 민윤..., 기... "
" 나 없이도 잘 버텨낼 수 있지? "
" ... "
" 네가 내 마지막이라서 다행이야 "

그렇게 싱긋 웃고 가버리는 게 어딨냐고.
고작 사람에게 마음을 뺏기는 게 일주일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나의 모두를 차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더 이겨낼 수 없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트릴 수 있는 방법은 그 사람의 일부가 되어주는 것, 그리고는 사라지는 것.
딱 민윤기가 한 짓이다.
역시 믿으면 안 됐었는데, 내 마음을 내주면 안 됐었는데...
그래도 사랑이란 걸 조금이나마 느껴줄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웠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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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말은 여러분 몫입니다!
여주가 잘 살아남아 새 사람을 만나는
해피엔딩으로 끝낼지,
잘 버텨내지 못하고 같이 죽음을 맞이하게되는
새드엔딩으로 끝낼지
도저히 못 정하겠더라고요, 저는.
여러분의 선택이 더 좋은 이야기의 끝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몇가지 설명을 덧붙이자면,
여주는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당하며 자라왔기에
이성에 대한 믿음이 제로인 상태였어요.
그래서 자신의 이상형이지만
윤기에게 쌀쌀맞게 굴었고,
결국엔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기며
윤기에게 마음을 내주게 되죠.
그런데 그걸 알아차리자 마자 윤기는 자신을 지키다
세상의 끝을 맞이합니다.
사실 저는 이 이야기를 여주가 자살하는 내용으로
마무리 짓고자 했어요.
이번 에피소드의 제목은
'죽음을 초월한 사랑' 으로 정했었고요.
어쨌든 윤기가 사랑을 위해 자신의 죽음을 바친 거니까.
근데 너무 새드엔딩을 쓴 제 전적이 화려하더라고요.
첫 에피소드 빼고는 다 새드엔딩이었으니 말이죠.
양심에 찔렸달까요 ㅋㅋㅋ
어쨌든 뭐, 이런 비하인드가 있었고요!
괜히 궁금하지도 않은 내용 주저리주저리 써서
독자분들 시간만 낭비한 건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제가 아마 되게 불규칙하게 찾아올 겁니다.
생각보다 현생이 빠듯해서 글 쓸 시간이 없네요.
그래도 틈틈히 쓰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ㅎㅎ
감사해요 항상 : )
(눈팅은 안 감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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