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도부 누나, 한 번만 봐줘요"

3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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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
















지민의 그 대답에 회장은 아주 만족하는 얼굴로 말했다. 그렇게라도 지옥에 발을 스스로 딛는 게 이 여자 때문이라면, 굳이 죽일 필요까지는 없을 거 같다며 말하는 회장에 지민은 차오르는 눈물을 머금었다.





"좆같은데, 존나 뭐 같은데... 
무슨 말이라도 못하면 좋겠네요 아버지"


"......"


"그럼 뭐 욕이라도 존나 할 텐데 아쉽다,
안 그래요...?"


"하고싶으면 해. 넌 내 아들이다.
 맘대로 해도 되는 자리고.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가, 꿇어 앉아있는 지민의 머리를 헝클며 말했다.





"3주 뒤에 보자. 그땐 지금보다 엉망인 모습일테지만, 
살아만 있어라."


"시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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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3주 동안 당신이 뒤졌다는 소식만 
전해지길 바랄게요."





지민의 중얼거림인 듯한 그 말을 모두 고이 들은 회장은 다시금 얼굴의 표정을 사그려뜨리고 그 방을 나갔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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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회장을 따라 모두가 그 방을 나갔고, 적막한 그 공기 속에서 남아있는 두 사람. 지민은 묶인 그대로, 무릎을 꿇고 있는 그대로 그저 여주를 바라보다 이내 무겁게 눈물을 떨어뜨렸다. 그와 동시에 고개도 떨궈졌다.





"......"





그리고 잠시 뒤 공교롭게도 천천히 눈을 뜨는 여주. 늦어도 한참 늦었고, 돌이킬 수 없는 일들이 다 벌어지고 나서야 상황파악을 하려는 여주였다.

하지만 눈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지민의 모습으로 그 어떤 설명도 필요 없었지 않았을까. 놀란 눈으로 바라보다 입을 열었다.





"...지민아"


"......"





답이 없는 지민, 하지만 흐느끼는 소리와 들려오는 눈물이 떨어지는 소리. 아무리 클럽이었다지만 고요했던 그 방 안에선 작은 숨소리마저 들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여주는 보통의 상황이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술은 언제 마셨었냐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나 지민에게 다가갔고, 지민의 앞에 무릎을 함께 꿇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잠시만... 고개 들 수 있겠어...?"





여주는 작게 물어보았지만, 지민은 그 물음에 고개만 천천히 저었다. 그리고 여주는 알겠다며, 조금만 감정을 
추수리기를 도와주려는 듯 보였다.

지민의 무릎사이에 힘없이 떨궈져있는 두 손을 여주는 살짝 잡았고, 지민의 눈물은 더 떨어지고 말았다. 하염없이 그칠 줄을 모르는 그 눈물에 여주는 안타까웠는지 조금 더 가까이 갔다. 그리고 천천히,

그를 안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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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포옹에 지민은 저항하지 않았다. 아니 저항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품은 따뜻했고, 벗어나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녀로부터 하여금 안도감을 느낄 수 있었기에 말이다.





"...미안해요"


"...뭐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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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너무 어려서요...
그냥 그게 미안해요..."


"...네가 나보다 나이가 많았더라면, 
지금보다 잘 지낼 자신이 있어서...?"


"...네..."

"내가 조금만 더 공부를 잘하거나, 
싸움을 잘 하는 애였다면 이런 일들은 없었을테니까..."


"......"


"내가... 정상적인 후계자의 자리에서 
누나를 지킬 수 있으니까... 근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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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럴 수 없어서... 너무 미안해요..."





여주는 지민의 그 사과가 터무니 없다고 느꼈을까 한숨을 깊게 내쉬고는 말했다. 상황이 어떤 것이든 모든 사람 사이에는 갈등과 대립이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음을, 그건 설령 어떤 조건이 바뀐다 하더라도 변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그 말의 뜻은, 지민이 여주에게 어리단 이유로 미안해 할 필요가 없을 거란 뜻이었다.





여주는 감정을 추스린 지민이 묶여있는 그 줄을 풀어주곤 어깨동무를 해서 지민을 힘겹게 이르켰다. 아직 마비가 돌아오지 않았는지 지민은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였고, 여주는 어쩔 수 없다며 천천히 부축해 밖으로 향했다.





"나 많이 무겁지 않아요...?"


"아니 전혀, 너 완전 앙상해서 깃털같아 깃털."





그렇게 자신감있게 말을 하지만 그 옷차림에 그 신발로 불편하게 자신보다 무거운 남자를 거의 끌고가다시피 부축하는 건,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기에 식은땀을 줄줄 흘리는 여주였다.





"김태형이나 황현진이나 아무나 좀 불러요, 그냥...
무식하게 이렇게 가다가는 둘 다 다친다고."


"걔네는... 내 친구들이랑 다른 데 먼저 간다고 
방금 문자 와있더라."


"하... 의리도 없는 새끼들...".


"아 말하지마 무거워"


"방금은 깃털 같다면서요"


"깃털... 그래 깃털인데 좀 무거운 깃털이야.
그러니까 조용히 하고 다리나 움직이려고 해봐..."


"풉... 알았어요"





지민은 어떻게든 스스로 한 걸음을 딛이려 노력했고 여주는 그런 지민을 최대한으로 도와주었다. 한참을 걷고 걸어 드디어 클럽을 나와 길가에 다다른 그들은 급하게 자리에 주저 앉아 숨을 골랐다.





"와... 누나 진짜 고생많았어요..."


"...하악... 그래해... 후으... 후..."


"공부만 하던 사람치고 힘은 세던데요, 누나"


"그것참... 고오 마운 말이네..."


"숨 천천히 쉬어요, 그렇게 헐떡대면 더 힘들어."


"...후..."





지민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고 깊은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를 반복하던 여주. 어느 정도 휴식이 끝난 그들은 서둘러 택시를 잡아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자 여주는 이른 아침부터 눈물을 뚝뚝 흘렸다. 

책상 위에 놓인 그 종이 때문이었다.





『       누나, 저 3주 동안은 아마 집에 못 들어가요.
 사정이 생겼고 너무 찾으려고는 하지 말아줬으면 좋겠어요. 혹시 모르는 상황이 있기에 누나에게 숨기진 않을게요. 나 죽을지도 몰라요...

누나가 걱정할 정도 맞아요. 나 걱정해줘요. 그리고 옆에 무리애들이 잘 챙겨줄 거니까 그냥 그렇게만 기다려줘요. 시간이 없어서 길게 남기지 못해서 미안해요. 
어제 고마웠구요...

3주 뒤에 만나요.





-누나를 사랑하는 지민이가-




















@흠... 오래 쉰 것 치고는 짧아서 미안해요...ㅜㅠ

@그래도 손팅, 응원 해줄 거죠...?(비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