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렝원/레오 상원] 우정은 여기까지

[렝원/레오 상원] 우정은 여기까지 4화

 

레오는 요즘 자신이 왜 이러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상원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부터 괜히 사소한 것들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누구랑 연락하는지.

누구를 보고 웃는지.

누가 상원에게 말을 거는지.

원래라면 관심조차 두지 않았을 일들이었다.

"상원 씨 오늘도 같이 밥 먹으러 갈래요?"

촬영이 끝난 뒤 들려온 목소리에 레오는 무심코 고개를 돌렸다.

최근 몇 번 스케줄이 겹치며 친해진 스태프였다.

상원은 난처한 표정으로 웃었다.

스토리 핀 이미지

"아, 오늘은 멤버들이랑 먹기로 해서요."

"그럼 다음에 시간 되면 꼭 같이 먹어요."

"네."

짧은 대화였는데도 이상하게 신경이 쓰였다.

레오는 물을 마시며 괜히 인상을 찌푸렸다.

"형."

갑자기 옆에 앉은 멤버가 물었다.

"왜 그렇게 표정이 안 좋아요."

"내가?"

"네, 아까부터 누가 돈 빌려달라고 한 사람처럼 생겼는데."

"아닌데."

"아닌 것 같은데."

레오는 괜히 시선을 피했다.

그날 저녁.

숙소 거실에 모여 있던 멤버들은 각자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상원도 소파 한쪽에 앉아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때였다.

상원의 휴대폰 화면을 본 멤버 하나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오, 상원아 누구랑 연락해?"

"그냥."

"뭐야, 왜 숨겨."

"안 숨겼는데."

"설마 좋아하는 사람?"

순간 레오의 시선이 저절로 향했다.

상원은 웃으며 휴대폰을 뒤집어 놓았다.

"비밀입니다."

멤버들이 야유를 보냈다.

"진짜 있는 거 아니야?"

"그러게."

"상원도 연애할 나이지."

가벼운 농담이었다.

다들 웃고 넘어갔다.

그런데 이상하게 레오는 웃을 수가 없었다.

연애.

좋아하는 사람.

그 단어들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진짜 누구지?'

이제는 궁금함을 넘어서 답답했다.

다음 날.

연습이 끝난 뒤 레오는 일부러 상원을 붙잡았다.

"야, 잠깐."

"왜요."

"커피 마실래?"

상원이 눈을 깜빡였다.

"갑자기요?"

"갑자기는 무슨, 형이 커피 사준다는데 싫어?"

"아니요."

둘은 연습실 근처 카페로 향했다.

창가 자리에 마주 앉은 레오는 빨대를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물었다.

"너 요즘 연락 많이 하더라."

"그래요?"

"응."

"원래도 했는데."

"아니, 뭔가 더 자주 하는 것 같던데."

상원은 웃음을 참았다.

"형."

"왜."

"혹시 질투해요?"

순간 레오가 사레가 들렸다.

"뭐?"

"아니면 왜 그렇게 궁금해해요."

"야, 누가 질투를 해."

"그럼요."

"그냥 형으로서 궁금한 거지."

"형으로서?"

"당연하지."

상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표정은 어딘가 아쉬워 보였다.

그 모습을 본 레오는 이상하게 가슴 한쪽이 답답해졌다.

"좋아하는 사람 아직도 안 바뀌었어?"

"네."

"계속 같은 사람?"

"계속 같은 사람."

"안 힘들어?"

상원은 잠시 창밖을 바라봤다.

"힘들 때도 있는데 좋아하는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레오는 말없이 컵을 내려다봤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 말이 오래 남았다.

좋아하는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라는 말.

그날 밤.

레오는 침대에 누워 있었지만 쉽게 잠들지 못했다.

문득 상원의 말이 떠올랐다.

'계속 같은 사람.'

얼마나 좋아하면 저럴까.

얼마나 좋아해야 몇 년씩 한 사람만 바라볼 수 있을까.

생각하다 보니 또다시 상원의 얼굴이 떠올랐다.

웃는 모습.

장난치는 모습.

자신을 챙기는 모습.

그리고 늘 곁에 있는 모습.

"...미쳤나."

레오는 얼굴을 덮었다.

요즘 왜 이렇게 상원 생각만 하는지 모르겠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상원]
형 안 자요?

짧은 메시지였다.

그런데 이상하게 입꼬리가 올라갔다.

[레오]
안 자는데 왜.

답장이 거의 바로 왔다.

[상원]
그냥 형 생각나서.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 않은 말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아니었다.

레오는 한참 동안 그 문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처음으로 깨닫기 시작했다.

상원이 신경 쓰이는 이유가 단순히 동생이라서만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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