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썰 풀고 가기

네 번째 썰 | 옆자리 번따남 #김석진편

" 나 번호좀 주라. "

아아- 진짜 싫다.
이 빌어먹을 게임의 대상이 또 나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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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엔 국룰이 있다.
쪽팔려 게임을 통해 좋아하는 아이의 번호를 알아내는 것.

그리고 번호를 알려주면 그린라이트가 된다.
겨우 게임 하나로 썸을 만들 수가 있다.

물론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내겐 아무도 번호를 물어보지 않는다.
왜냐,

내게 번호를 물어본 사람은 모두 거절당해서.

애들이 비싼 척 한다고 뒤에서 까도 소용 없다.
난 이 게임이 너무 싫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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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요즘 신경쓰이는 사람이 한 명 있다.
바로 내 옆자리 김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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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말하는 잘생긴 찐따, 너드남이다.
잘생겼는데 본인 외모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

반 여자애들은 전부 얼굴이 아깝다며 혀를 끌끌 찼지만 소용 없다.
김석진은 공부랑 사귀니까.

아니, 정확힌 과거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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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은 요즘 게임에 재미들린건지 자꾸 내게 번호를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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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번호좀 주라. "

솔직히 안 흔들렸다면 거짓말이다.

저 빛나는 얼굴로 번호를 달라면 그 누가 안주겠는가.

" ... 싫어. "

그렇지만 그의 얼굴보다 더 강한 건 내 자존감이다.
내가 어떻게 가꿔온 이미진데.

잘생긴 사람 한 명 때문에 깨버릴 순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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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번호좀 주라. "

하지만 김석진은 포기할 줄을 몰랐다.

거절당한 다음 날도,

" 번호좀. "

그 다음 날도,

" 진짜 싫어? "

그 다다음 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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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꾸 이러면 오기 생기잖아. "

계속 번호를 물어봤다.
이젠 거절하기도 지쳐버렸다.

오늘 김석진이 오고 나면 또 내게 번호를 묻겠지.
슬슬 받아줘야하나 고민이 됐다.

" 안녕. "

왔다. 김석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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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안 물어보나?

왜지, 왜 안물어보지.

이쯤 되면 번호 달라는 말이 나왔어야 했다.
뭐야, 왜 말이 없지?

김석진은 번호의 ㅂ자도 꺼내지 않았다.
점점 신경쓰였다.

눈이 자꾸 김석진 쪽으로 돌아갔다.

지금 물어보나?
아니네. 언제 물어보지?

그렇게 곁눈질로 계속 쳐다보다보니,

" 뭘 그렇게 봐? 내 얼굴에 뭐 있어? "

들켰다.

" 아니? 전혀, 멀끔하네. "

" 뭐야 그게 ㅋㅋㅋ "

속 없이 웃으니 더 답답했다.
왜, 왜 안물어보는데.

물어봐줘, 왜 오늘은 번호 달라고 안해.

" 야 김여주 그만 쳐다봐, 김석진 얼굴 닳겠다 야. "

" ..응? 내가? 언제. "

어떡하지, 너무 티났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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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얼굴에 뭐 묻었지, 왜 말 안해줘. 거울 있어? "

" 아니, 그런게 아니라... "

" 그럼? "

" 왜 오늘은 번호 안 물어봐? "

" 뭐라고? "

개미 기어들어가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게 아닌데.

" ..왜 오늘은 번호 안 물어봐? "

" 큽, ㅋ... "

웃음 참는 소리가 들렸다.
웃겨? 이게 웃겨?

" 왜 웃어? "

" 풉, 아니, 아니야. 너 은근 웃긴 애였구나. "

" 뭐가 그렇게 웃겨, 나 진지해 지금. "

" 아 진지한 거였어? 내가 번호 물어보면 번호 줄거야? "

당연하지,
고개가 고장난 것 마냥 끄덕거렸다.

물론 김석진의 웃음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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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번호좀 주라! "

" 싫어. "

" 내가 싫어? "

" ..아니, 좋아. "

" 그럼 번호 줘. "

" 상황극 하니까 좋냐? "

" 응, 진짜 재밌다. "

" 이 잼민이 같은 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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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엽다는거지? 다 알아 - "

" 그래, 너 귀엽다. "

" 알아, 너도 귀여워. "














네 번째 썰 | 옆자리 번따남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