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썰 풀고 가기

두 번째 썰 | 유난히 쌀쌀맞은 애 #김태형편

투둑, 투둑, 후두둑 -

우산도 없는데 비가 온다. 짜증나게.
나한테 우산을 씌워줄 사람은...

" 뭘 봐. "

없다. 김태형이 나한테 우산 같이 쓰자는 말을 할 리가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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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나한테만 쌀쌀맞게 구는 애가 있다.

그 이름 김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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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들에게 다정하기로 소문이 나있다.
물론 모두라는 이름 안에 난 들어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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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본 건 입학식 때였다.
그 때도 아마 비가 왔었을 것이다.

기분 좋게 학교 안으로 들어가려던 내 앞에서 우산을 털어냈다.
덕분에 입학식이라고 힘 줘서 꾸민 내 얼굴은 다 비로 젖었지.

" 뭐하세요 지금? "

" 우산 털잖아요. "

날 쳐다보지도 않고 뻔뻔하게 대답하는 게 상당히 재수없었다.
그 와중에 얼굴은 잘생겨선 화도 못내게 하고.

" 아니, 그걸 왜 사람 얼굴에 대고 터는데요? "

" 아. 있는 줄 몰랐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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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사과를 - 아니. 어디가세요? 제 말 안 끝났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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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재수없는 사람을 뽑으라면 김태형을 뽑겠다.
착하긴 뭐가 착한지. 애들은 다 속고있다.

" 여주야, 태형이 진짜 착하지 않아? "

" 응? "

" 아니 아까 내가 선생님 심부름하느라 책 들고 가고있는데,
힘들겠다 하면서 대신 들어주더라니깐? "

그래. 얜 까도 까도 미담만 나온다.
두 가지 의미로 양파같은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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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이거 김여주가 그린거냐? 존나 웃기네 ㅋㅋㅋㅋㅋ "

뭐야 저거. 내 그림일긴데.
그걸 왜 전정국이 가지고 있지.

" 그걸 왜 네가 가지고 있어? "

" 바닥에 있던데? 여주의 그림 일기♡ 이러네.
근데 이건 사람 얼굴을 그린거냐 뭐냐. "

" 이리 내놔. 짜증나게. 그리고 김태형 너는 옆에서 같이 웃었냐?
진짜 싫다 너. "

울고싶다 진짜. 거기 김태형 얘기도 몇 번 썼는데. 
그것도 다 봤겠지? 망했다.

김태형이 날 따로 불러서 뭐라고 하지나 않으면 다행이겠다.
김태형 성격에 화나면 화났지 아무렇지도 않진 않을텐데.

똑똑 -

이런 저런 생각이 스치는 찰나에 누가 내 책상을 두드렸다.

" 김여주. "

이건 김태형 목소리다. 분명히 화났다.
이제 난 혼나겠지.

" 김여주, 일어나봐. "

" ..왜. "

" 아까 네 그림일기. 상처 많이 받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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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쩌라고. 갑자기 왜 착한 척이야. "

" ...일부러 본 건 아니였어. 그냥 바닥에 떨어진 거 주운 거였는데,
그렇다고 막 내용을 펼쳐서 보진 않았어.
전정국도 첫 페이지 말곤 본 거 없고. "

" 그래서 뭐 어쩌자고. "

" 미안하다고. "

" ... "

" 그리고 내가 너한테 싸가지 없게 구는 거, 일부러 그런거 아니야. "

"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면 뭔데. "

" 자꾸 네 얼굴보면 머리가 하얘져서
머릿 속에 생각해놓은 말을 까먹어. 나 너 안 싫어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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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여웠지 우리 태형이. "

" 아 진짜... 그만 놀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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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히 해, 약속시간 10분 늦은 주제에. "

" 미안해, 내가 너 좋아하는 마라탕 사줄게. "

" 진짜지? 나 십만원어치 담는다? "

" 상관 없어. 너 먹는 게 뭐가 아까워. "

" 너 진짜 귀여운거 알아? "

" 또 뭐가. "

" 너 좀 다정하게 말한다 싶으면 귀 빨개진다? "

" 아 놀리지 말라고!!! "
















두 번째 썰 | 유난히 쌀쌀맞은 애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