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남친과 동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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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안이 부리나케 돌아가더니 곧 김태형과 서리 씨의 촬영이 시작될 듯 보였다. 김태형은 가장 먼저 찍을 옷으로 갈아입고 나와 나에게 다가와 잘 어울리냐며 내 앞에서 순박한 웃음을 짓는다. 응, 엄청 잘 어울려-. 마치 꼬리를 살랑 흔들어대는 강아지 같은 김태형에 눈꼬리가 휘어지게 웃으며 김태형의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었다.
“김여주, 너 그렇게 웃지 마.”
“왜…”
“심장 아파 죽을 것 같아.”
“풉-, 뭐?”
“어쭈? 웃어?”
아니, 웃기니까 웃지! 갑자기 난데없는 헛소리를 하는 김태형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그러자 김태형은 장난끼 가득한 표정을 짓더니 성큼 나에게 다가와 허리를 굽혀 내 볼에 쪽- 하고 입을 맞춘다. 그 덕에 눈이 동그래진 것도 모자라 얼굴도 붉게 달아올랐다. ㅇ, 야…!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공간이다보니 자연스럽게 주변을 살피게 됐다. 김태형의 뽀뽀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손가락을 살짝 벌려 그 사이 공간으로 이리저리 주변을 살피는 나였다. 뭐, 김태형은 그런 것도 귀엽다며 쿡쿡 웃어댔지만.
“… 공공장소에서는 이런 거 금지야!”
“싫은데?”
말문이 막혀버렸다.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김태형은 분명 내가 안 된다고 했을 때 시무룩해지며 고개를 끄덕여야했다. 하지만 그건 완벽히 빗나갔다. 오히려 김태형은 나를 놀리기라도 하는 듯 한쪽 입꼬리만 씨익 올리며 웃고 있었다. 으으… 짜증나. 저 여유만만한 표정 정말 마음에 안 든다고!
“싫으면 뭐 어쩔 건데. 내가 피해버리면 그만인 걸.”
“피할 거야?”
“… 응, 다 피해버릴 거야.”
“그럼 사람들 없는 곳에서는 괜찮다는 건가.”
골똘히 한 번 생각해보기로 한다. 공공장소에서는 무조건 안 되는 거니까… 그럼 집이나 차 안이나 뭐 이런 장소에서는? 된다고 해도 괜찮은 건가…? 입술을 앙 다물고 미간을 찌푸리면서까지 고민하는 나를 앞에 둔 김태형은 피시식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를 냈다. 그리고 내 귓가에 자신의 입을 가까이 대어 소곤소곤 속삭인다.

“아무도 없으면 난 더 좋지-.”
말하면서 나오는 미세한 바람은 내 귀를 간질였다. 그 덕에 잠깐 몸을 움찔한 것도 잠시, 의미심장한 김태형의 말에 온몸에 열이 화르르 올랐다. 야! 김태형 이 변태…
내가 주먹으로 김태형의 배 부근을 조금의 힘을 실어 치자 별로 아프지도 않으면서 괜히 엄살을 부리는 김태형이다. 그 얼굴에 장난끼 가득한 게 아직까지도 훤히 보여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때마침 촬영 준비가 끝났는지 작가님의 목소리가 크게 울린다.
“자, 이제 촬영 시작할게요! 다들 자리 잡고-.”
촬영 시작한다는데 얼른 가, 김태형. 혹시나 김태형이 나와 노닥거리느라 늦어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까 김태형의 등을 쭉 밀었다. 그러자 김태형은 고개를 끄덕이며 내 이마에 쪽- 하고 입을 맞춘 뒤, 해맑게 웃으며 카메라 앞으로 달려나갔다.
“하여간… 못 말린다니까.”
김태형과 서리 씨가 카메라 앞에 자리를 잡고 다양한 포즈를 취하자 작가님은 빠르게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하나의 순간도 빠짐없이 카메라에 담아내는 작가님도, 그에 맞춰 진지하게 다양한 포즈와 표정을 짓는 모델들도, 현장에 나와있는 모두가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한다.
“우와… 멋있어……”
나도 모르게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멋있는 모두의 땀이 정직해지는 순간이었다. 잠깐 일을 쉬고 있는 입장에서 다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스칠 정도로 말이다. 무엇보다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뽐내고 있는 김태형은 또 한 번 반할 정도로 정말 멋있었고 빛났다.

몇 번의 의상 체인지가 있었고 그만큼 촬영 시간도 길어졌다. 모든 게 흥미롭고 재밌어 시간이 가는 줄 몰랐던 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점점 지쳐가는 게 보였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의상을 갈아입고 아주 잠깐의 쉬는 시간이 주어졌다. 나는 김태형에게 칭찬을 잔뜩 해주기 위해 곧장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내 발은 어떤 장면에 의해 멈추고 만다.
“태형 씨, 잠깐 귀 좀…”
쉬는 시간 짬을 이용해 서리 씨는 김태형과 얘기라도 하려는 듯 몸을 가까이 하는데… 왠지 모르게 속이 일렁였다. 대체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는 건지, 왜 둘이 눈을 맞추고 있는 건지, 김태형은 뭐 좋다고 웃는 건지. 온통 의문 투성이다.
둘은 무슨 할 얘기가 그렇게 많아서 그 자리에 한참을 머물러있는 건지 모르겠다. 벌써부터 김태형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세상 어떤 여자가 내 남자와 다른 여자가 시시덕거리는데 신경이 안 쓰이겠냐고. 나의 모든 신경세포들이 그 둘을 향하는 느낌이었다. 하…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대체 뭐길래 네가 그렇게 웃냐고.
“… 짜증나, 진짜.”
심술이 날대로 난 나는 입술을 한 번 꽉 깨물었다. 그런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김태형은 여전히 서리 씨와 하하호호 떠들고 있었고, 그 둘을 지켜보는 것조차 지쳤을 때, 나는 그들을 외면하는 걸 택했다.
“날씨 한 번 엄청 좋네.”
결국 짜증에 못 이겨 밖으로 나와버린 나는 김태형이 말했던 것처럼 혹여나 길을 잃을까 컨테이너 바로 옆쪽에 가만히 등을 기댔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짜증보다는 질투에 가까운 이상한 감정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누구나 한 번씩은 느낀다는 바로 그 감정.
스르륵 그대로 컨테이너 벽을 따라 주저앉았다. 뭐, 걔는 서리 씨랑 잘도 떠들고 있겠지… 입술이 대빨 튀어나와 누가봐도 빠졌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다. 그때였다. 뚜벅뚜벅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리더니 내 앞에 그림자가 진 건. 뭐ㅇ, 김태형…? 고개를 들어올리자 김태형이 내 앞에 서있었고, 김태형은 나를 따라 그 자리에 쭈그려앉았다.
“갑자기 안 보여서 내가 얼마나 놀랐는데.”
“……”
“입술은 또 왜 나왔을까-.”
그러니까 누가 서리 씨랑 그렇게 얘기하래. 본인 여자친구가 언제 사라졌는지도 모를만큼? 턱 끝까지 차오른 말이었지만 나는 김태형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다. 김태형 입장에서는 그냥 일만 한 건데 나만 속 좁은 사람처럼 보일 테니까. 그냥 입을 꾹 다물었다.
“응? 왜 그러는데-.”
“……”
“내가 뭐 잘못했어? 아니면 기다리는 거 지쳐서 그래?”
내가 입술 한 번 삐죽 내밀었다고 이렇게 길 잃은 강아지 마냥 어쩔 줄 몰라하는 김태형이 귀엽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 마음이 다 풀리는 건 아니잖아? 나는 여전히 입술을 앙 다문 채 시선을 땅으로 꽂았다.
“나 촬영도 중단하고 네 앞에 왔는데 말 안 해줄 거야?”
“씨… 너 진짜 싫어……”
내 입을 열게 만든 건 촬영을 중단하고 나에게 왔다는 김태형의 어이없는 말 때문이었다. 이 바보 같은 게 아무리 그래도 직업이고 일인데 촬영을 중단시키면 어떡하냐고! 시간이 지체되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고개를 들어 김태형의 눈을 빤히 쳐다봤다. … 서리 씨랑 엄청 친해보이더라. 막 귓속말도 주고 받고, 엄청 웃던데?
“김여주, 너 지금 질투해?”
“… 어, 한다. 왜. 나도 질투해!”

“아, 진짜… 미치겠네.”
“치… 넌 내가 얼마나 마음 졸였는지도 모를 걸?!”
“아까 서리 씨랑 네 얘기했어.”
상황이 달라진다. 나는 두 눈이 점점 커지며 놀란 눈으로 김태형을 쳐다봤다. 김태형은 새어나오는 웃음을 숨기려 애쓰지만 전혀 숨기지 못한 채 아까의 상황을 떠올리는 듯 했다. 둘이 떠들고 웃는 것만 봤지,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전혀 모르는 나였기에 그런 김태형을 의아하게 바라봤다.
또 엄청 늦었네여… 댓글 한 번씩 부탁드리고 오늘도 봐주셔서 감사해여💗

아, 맞다! 베너 이거 진짜 감사드려여ㅠㅠ 고딩 경호원에 이어서 두 번째 베너입니다… 너무 영광이고, 제가 앞으로 더 잘하겠습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