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정국아!!”
━ 다들 잘 지내셨어요? 엇, 처음 뵙는 분도 반갑습니다. 전정국입니다.
━ 안녕하세요, 김태형입니다. 반가워요.
━ 뭐야 어떻게 된 거야!
━ LOVE 댄스에서 초대해 주셔서 뭐 이렇게 오게 됐어요.
━ 진짜 보고 싶었잖아!! 그때 내가 얼마나 슬펐는지 아냐?
━ 죄송해요, 형. 그래서 음악도 특별히 냈잖아요, 우리 댄서들을 위해서.
━ 그거 너 맞았어···? 맞았구나···.
━ 딱 보면 저일 거 알겠거니 했는데 몰랐어요?
━ 긴가민가했지···. 그런데 그새 더 멋있어졌네.
모두 준비를 마치고 우리가 서는 무대로 다 같이 나왔는데 웬 낯익은 남자가 있었다. 정국이었다. 정국이가 촬영을 그만두고 잘 사나, 어떻게 사나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렇게 다시 LOVE 댄스를 찾아올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반가우면서도 기분이 이상했다. 사실 마지막으로 본 게 막 좋게 마무리된 건 아닌 듯해서 얼굴 보는 게 좀 어색했다. 어색함 반, 반가움 반이었던 것 같다. 오늘은 정국이를 보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슬프지 않아서가 아니라 어쩌면 애써 참은 건지도 모른다.

━ 누나도 안 본 사이 더 예뻐졌네요.
━ 전정국, 보고 싶었다.
━ 지민이 형 저도 보고 싶었습니다. 잘 지냈죠?
━ 그럼~ 와줘서 고맙다.
━ 당연히 와야죠.
━ 그런데 뭐가 어떻게 된 거야.
━ 일단 제가 촬영 방해하는 거 같은데 흐름 끊기니까 러브 댄스 먼저 하고 뒤풀이해요.
━ 그래. 네가 1일 감독해 줘라.
━ 저 너무 좋은데요? 이렇게 직접 멋진 무대를 눈앞에서 볼 수 있다니.
━ 야, 하기도 전에 칭찬하지 마라. 괜히 떨린다.
━ ㅋㅋㅋ 파이팅이에요, 다들!
“파이팅!!”
원테이크라고 생각하니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에 조금 떨렸었는데 정국이가 등장하고 의외로 한결 마음이 편안해진 상태로 무대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첫 번째란 언제나 뭐든 떨리는 거 같다. 태형이와 내가 맨 처음으로 조명이 꺼진 무대 위에 서게 됐다. 정국이가 오고 한결 마음이 편안했다고 했는데 아닌 거 같다. 어쩌면 지금은 정국이가 내 눈앞에서 지켜보고 있어 더 떨리는 거 같다. 그런데 잘해야만 한다. 물론 지민이와 데이트권을 따내기 위한 것도 있지만, 정국이가 LOVE 댄스를 나 때문에 그만뒀는데 나 이렇게 잘하고 있다 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야 조금은 덜 미안하니까.
━ 잘해보자, 여주.
━ 많이 연습한 대로 완벽하게 끝내자.
“파이팅.”
“날 스치는 그대의 옅은 그 목소리···”
서로에게 작게 파이팅을 외치고 난 후 바로 음악과 동시에 푸른색 조명이 밝게 켜졌다. 연기까지 솔솔 나오는 퀄리티 덕분에 무대는 더욱더 감성 있었다. 노래에 맞게 조명색도 변했다. 첫 스킨십 동작을 잘 끝내고 선택 동작이 남았는데 좀 떨렸는지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서 하마터면 실수할 뻔했는데 태형의 리드 덕분에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태형이는 알 거다. 내가 떨었는지, 안 떨었는지. 파트너는 같이 춤추며 그 감정을 다 느낄 테니까.
“이 단순한 감정들이 내겐 전부였나 봐.”
어느덧 우리 파트가 끝나고 옆 대기실로 나왔다. 내려오자마자 난 걱정부터 했다. 그래서 태형에게 폭탄 질문을 마구 던졌다.
━ 태형아, 나 너무 떨었지. 어떡해, 미안해.

━ 응? 아니? 완전 잘했는데? 우리 진짜 잘한 거 같아.
━ 정말···?
━ 아, 우리가 바로 1등 먹어버리면 어떡하지~?
태형이는 너무 걱정한 나를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 분명했다. 분명 내가 너무 떨어서 힘이 많이 들어간 것을 알 테고 실수할 뻔한 것도 기억할 텐데 끝까지 표정 변함없이 내게 잘했다며 오히려 나를 다독여 주었다. 그런 태형에게 너무 고마웠다. 난 미소로 보답했다.
━ 네가 너무 잘했지. 수고했어.
━ 결과 준비나 단단히 하고 있어. 우리 분명 1등 할 거니까 너무 놀라지는 말고.
━ ㅋㅋㅋ그래, 1등 하면 좋겠다···!

다행인 건지 우리 모두 무사하게 무대를 잘 끝냈고, 관람석에 앉아있는 정국의 곁으로 모두 모여 앉았다. 정국이는 입을 틀어막으며 감탄을 무자비로 했다. 정말 누가 1등 할지 감이 안 올 정도로 다른 팀들도 너무 퀄리티 있게 잘한 거 같다.
━ 뭐야··· 안 본 사이 무대 장악력이 남달라졌네···.
━ 어때? 누가 제일 잘한 거 같아?
━ 아유, 다 잘해서 한 팀만 딱 고르지는 못할 거 같은데요?
━ 그럼 어느 팀 응원하고 있어?

━ ···음, 여기···?
정국이는 조금 고민하다가 나와 태형 쪽을 가리켰다. 태형이는 그것을 보고 “우리 잘했나 봐!”라며 좋아했는데 난 웃음이 쉽게 나오지를 않았다. 그냥 태형의 말에 살짝 미소 지어 준 것이 끝이었다. 이게 무슨 감정인지는 모르겠다. 그렇게 앉아 한참 얘기를 나누던 중이었다.
“지금부터 러브 댄스 우승자를 발표하겠습니다.“
━ 헐? 지금 바로?
━ 아, 이번은 왜 이렇게 떨리냐.
속으로 제발 제발을 외치며 꼭 되기를 원했다. 지민이가 내 바로 옆에 앉았는데 갑자기 내 손을 잡아줬다. 내가 놀라서 지민이를 쳐다보았는데 그는 미소로 화답했다. 발표가 나올 때까지 내 손을 놓지 않았다.
“우승자는··· 윤여주, 김태형 커플입니다. 안무 스킬이 가사와도 가장 잘 어울렸고, 포인트 선택 안무가 가장 완벽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헙···!!

━ 여주야!!
━ 누나랑 태형 님 축하해요!
발표가 나오자 나는 너무 좋아서 입을 틀어막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속으로 당연히 우리가 우승이지라며 자만도 해봤는데 정말 이루어질지는 몰랐다. 내가 우승했는데 옆에서 지민이가 더 좋아했다. 가끔 지민이와 내가 하도 붙어있으니까 혹시나 지민이가 나를 질려하면 어떡하나 걱정이 되기도 했다. 다른 사람을 알아볼 기회를 내가 뺏는 거니까. 그런데 지민이도 나에 대한 마음을 모두 표현해 주고 그런 모습에 나도 자연스레 지민 쪽으로 마음을 굳히는 것 같다.
“우승 상품 선택은 1시간 뒤에 하겠습니다. 모든 댄서분은 자유롭게 시간을 나누세요.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
럽댄스 너무 오랜만이에요. 여러분의 댓글이 그립네요ㅠㅠ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