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일본인들은 원래 연락을 중요하게 생각을 잘 안 한다며? 나는 그걸 이제야 알았네
너는 연락을 너무 잘했으니깐
네가 나한테 고백 한 날 기억해?
난 아직도 비가 오는 날 이면 그때가 생각나
너도 그랬으면 좋겠다
나만 널 계속 못 잊고 있는 건 억울하니깐
*
그날, 같이 하교하기로 했었는데 네가 갑자기 나만 두고
뛰어갔었잖아 우산도 없이
그리고 카톡으로
' 学校の裏庭に来てね。'
[학교 뒷마당으로 나와줘]
라고 보냈어서 내가 얼마나 정신없이 뛰어갔었는지
너는 이것도 모르겠지
《バカだな、俺がそんなことも知らないとでも思ったか?》
《바보야, 내가 그것도 모를 줄 알았어?》
*
뛰느라 불규칙해진 호흡을 진정시키며 앞을 봤을 땐 동글동글 떨어지는 이슬비, 이슬비 때문에 진해진 보라색 수국 향기, 그리고 그 사이 반짝이는 눈, 마지막으로손으로 내 머리 위 비를 막아주는 너의 다정함
내가 좋아하는 것들 투성이야
너와 사귀면 너의 이런 다정함이 영원할 것 같아서
나는 너의 고백을 받아들였어
근데 태현아 진짜로 영원한 건 없나 봐
《ダメ だ、ヨジュ、見捨てないでくれ》
《안돼 여주야 나 버리지 마》
*
네 덕분에 나도 어느 정도 일본어를 구사하고, 너도 한국어로 나랑 대화하게 될 수 있었을 때쯤이었어
너를 놀라게 해주고 싶어서 간 너희 집 앞에서
내가 너의 비밀을 들어버렸거든
' 日本に帰りたくないです!'
[일본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진정해 태현아 엄마 때문에 어차피 곧 다시 올 거야
' それじゃあ、私はただこのまま韓国に残ります。 どうせすぐ来られる '
[그러면 그냥 계속 한국에 남아 있을래요. 어차피 곧 오신다면 서요]
-제발... 태현아 그냥 같이 가자? 응?
너한테서 처음 들어보는 목소리였어
늘 따뜻하고 마음이 간질 거릴정도의 말투를 구사하던 너였으니깐 특히 일본어를 사용할 때 더 그랬고
멍하니 거기서 얘기를 계속 들었어
일본어를 아직은 완벽하게 알지 못해서 대강 해석해 본 결과는 너는 결국 일주일 뒤에 떠난다는 사실이었어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되는 거야?
나에게 일주일 밖에 안 남았는데 알려주지 않은 거면
나에 대한 너의 사랑은 진심이 아니었던 거야?
어리석게 영원을 믿은 결과였다
*
다음날 점심시간에 네가 먼저 날 불렀잖아
아마 너도 나랑 같은 말을 하려고 불렀었겠지
무슨 운명의 장난도 아니고 그날도 이슬비가 왔어
동글동글 떨어지는 이슬비, 이슬비 때문에 진해진 파란색 수국 향기, 그리고 그 사이 반짝이는 눈, 마지막으로
떨어지는 눈물을 조심스럽게 닦아주는 너의 다정함
분명 좋아하는 것들 투성이 인데, 왜 웃음이 아니라 눈물이 날까
" 泣かないで、ヨジュ "
[울지 마 여주]
약속한 영원을 지키지 못한 너를 마냥 원망할 순 없었던 이유는 내가 봤거든
너의 큰 눈에 고여있는 눈물을
근데 모른 척했어 아직도 너를 사랑하는 내가 미워서
괜히 너에게 화풀이한 거야
너는 이런 나도 사랑해 줄 거라고 생각해서
그랬다고 하면
너무 이기적인 거겠지?
"너에 대한 나의 사랑은 보라색 수국이었는데, 나에 대한 너의 사랑은 파란색 수국이었나 봐"
*
"와, 다 왔네"
태현아, 너와의 추억을 생각하다 보니깐 이제 나왔어
내 모교
내가 두고 왔던 10대의 청춘을 돌아보려고
눈을 감고 10 발자국을 세면
혹시나 정말 혹시나
네가 그때처럼 내가 바라보았던 수국을 그 큰 눈으로 다 담아내면서 그 예쁜 입으로 호선을 그리며 웃어줄까 봐
하나
둘
셋
.
.
.
열

있을 리가 없는 아니 있으면 안 되는 네가 보인다
" カンテヒョン... "
[강태현...]
네가 내게 걸어온다
눈빛, 표정, 걸음걸이, 너만의 향기 하나까지 똑같은 네가
그때 그 전학생 강태현이
내게 다시 돌아왔다
" 絶対にもう二度と離さない。 ずっと君のそばにいるから。俺 を捨てないで、ヨジュ。 ごめん、ごめん。"
[두 번 다시는 안 놓칠 거야 계속 네 옆에 있을게
나 버리지 마 여주야, 미안해 미안해]
" あなたへの私の愛は、いつも紫色のあじさいだった。一度も青色のあじさいだったことはない。"
[너에 대한 내 사랑은 항상 보라색 수국이었어 한 번도 파란색 수국 이었던 적 없어]
" 愛してる "
[사랑해]
10대의 추억을 돌아보려고 왔다가
너와의 모든 시작인 그곳에서 20대의 청춘이 시작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