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롭던 평일 어느날
등교하길에 누군가와 부딪혔다.
퍽
" 아흑.. "
어찌나 세게 부딪혔는지 입에서 저절로 소리가 나왔다.
" 미안해요 ㅎ "
고개를 들자 부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손을 내밀고 있었다.
괜히 짜증나는 마음에 손을 잡지 않고 일어났다.
" ... 매력있다 너 ㅎ "
뭔 소리를 하는거야
" 미안하니까 이따 카페 가요 ㅎ "
카페는 무슨.
" 됐어요 "
" 미안해요 학생 ㅎ "
" 여기 내 명함. 학교 끝나고 이번호로 전화해요 ㅎ "
" .. 누구마음대로 "
스윽
" 이따봐요 ㅎ "
휙
그대로 가버렸다.
" ..존나 재수없어 "
스윽
" ... 회장? "
" ... "
손에 들고 있던 명함을 그대로 주머니에 구겨 넣어버렸다.
.
.
.
.
.
학교가 끝나고
' 씨발.. 집에 들어가기 싫다 '
탁
" 뭐야 "
뒤를 돌아보니
" 왜 연락 안했어요? ㅎ "
" 기다리고 있었는데..ㅎ "
또 이사람이야?
" 그쪽이 저를 왜 기다려요 "
" 매력있어서요 ㅎ "
매력은 개뿔
" 우리 카페가요 ㅎ 사줄게요 ㅎ "
" 회장이나 되서.. 어서 회사나 가시죠? "
" 아가야, 너 보려고 나온거야 ㅎ "
" 아가는 무슨.. 나 고3 이거든요? "
" 나한텐 아가야 ㅎ "
" ..그쪽은 몇살이신데요 "
" 나? 스물 셋. "
뭐야.. 별로 차이도 안나네
스윽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 가자 언니가 사줄게 ㅎ "
손을 잡아버리고 카페로 앞장섰다.
" 갈테니깐 이 손은 놓죠? "
" 싫어 ㅎ "
뭐야 ; 다 자기 맘대로야 ;;
' 짜증나 '
.
.
.
.
딸랑
" 아가, 뭐먹을래? "
" 아가 아니니깐 그만 아가라고 하시죠? "
" 뭐먹을거야 ㅎ "
" 아무거나요 "
" 이걸로 두개 주세요 ㅎ "
주문을 하고 자리를 잡아 앉았다.
" 카페는 왜 오자고 했어요? "
" 미안하니깐? ㅎ "
거짓말. 누가 부딪혔다고 카페까지 와줘?
" 거짓말 하지 마요 "
" 진짠데? ㅎ "
" 아, 커피 가져 올게요 ㅎ "
.
.
탁
' ..맛있네 '
" 내일도 봐요 ㅎ "
" 왜요 오늘 사줬으면 끝이죠 "
" 미안해서 사주는거 아닌거 다 알고 있거든요? "
" 흐음.. 알고 있네 ㅎ "
" 이유가 뭔데요? "
" 너 마음에 들어서 ㅎ "
컥..
너무 놀란 나머지 입안에 있던 커피에 사레가 들렸다.
놀라기보단 어이가 없어서.
콜록.. 켘....
" 괜찮아요? "
" 괜찮ㅇ.. 켁.. 보여요?! "
진정하자.
" 후.. "
" 흐음...ㅎ "
" 전 아무 감정 없으니깐 찾아오지마요 "
" 글쎄.... ㅎ "
" 생각해볼게 ㅎ "
" 포기는 안해, 아가 ㅎ "
" 아가 아니라고요! 4살밖에 차이 안나면서 "
" 그럼 이름이 뭐야 ? ㅎ "
갑자기 반말을..
" 안 알려줄 거에요. "
" 그럼 아가라ㄱ... "
" 문별이..!! 문별이요 "
" 이름도 예뻐라 ㅎ "
" 귀여워 ㅎ "
' 귀엽긴 뭐가 귀엽다고.. '
" 다신 아가라고 부르지마요 "
" 알았어 별아 ㅎ "
" 너도 언니라고 부르면 안돼? ㅎ "
" 어떤 고3이 대기업 회장을 언니라고 불러요.. "
" 너가 ㅎ "
" 이름은 명함에 적혀있었지? ㅎ "
명함...?
아까 접어서 주머니에 넣은것 같은데
" ..명함 없어졌는데요 "
" 정휘인이야. 내이름 ㅎ "
" 언니라고 불러봐 ㅎ "
" 나중에. 나중에 부를게요. "
" 나중에? 다음에 또 만나겠다는 뜻이네 ㅎ "
" 아니 그 뜻이 아니라.. "
" 그래 ㅎ 내일 또 보자 ㅎ "
" 아니..!! "
" 나 먼저 갈거에요 "
" 따라오지 마요! "
딸랑
인사를 하고 자리를 먼저 뜬다.
" 볼수록 매력있단 말이야? ㅎ "
.
.
.
.
.
.
.
.
띡띡띡
철컥
... 씨발..
지겨운 술냄새
" 야.. 문별이!!! 왔으면 인사를 해야지!!!! "
" .. 예예 안녕하세요 "
짝!!
소리와 함께 별이의 고개가 돌아갔다.
" 이새끼가 버릇없이... "
" 어딜 기어올라 !!!!! "
" 씨발새끼... "
" 뭐??!!! "
" 쳐 돌았나 이게!!! "
쨍그랑!!
별이의 어깨에 피가 흘러내렸다.
씨발.. 하도 맞아서 이젠 아프지도 않네
" 이 집에서 당장 꺼져!!!! "
" 씨발, 나가려고 했어 "
" 내가 너 감옥 가는꼴 보고 만다 "
퍽!!!
" 한번만 더 씨부려봐 "
퍽!!!!
" 더 씨부려 보라고!!! "
.
.
.
.
.
어느새 만신창이가 된 별이
" 씨발... "
탁탁
쾅!!
그대로 나가버렸다.
" ..이게..!!!! "
휙
.
.
쨍그랑!!
현관문 바로 뒤에서 술병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 저런것도 아빠라고... "
.
.
.
어느새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두컴컴 해졌다.
그리고 먹구름이 끼더니
세찬 비가 쏟아져 내렸다.
" ..하늘도 도와주질 않네 "
우산도 없이 나온 별은
생각없이 앞으로 걷기만 했다.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힐끗힐끗 쳐다봤다.
피가 줄줄 흐르고 우산없이 걷는사람을 안볼수가 있겠어?
어쩌겠어, 이게 내 운명이지.
평생 이렇게 살다 죽겠지.
.
.
.
.
.
부웅
조용한 차안.
차 안에는 휘인과 휘인의 비서만이 있었다.
말없이 창문을 바라보던 휘인.
" ... 비서 당장 차 세워 "
" 네..? 회장님 그게 무슨 말ㅆ.. "
" 당장 차 세우라고..!!! "
끼익
벌컥
쾅
" 회장님 어디가세요!! "
.
.
.
.
.
쏴아아-
아직도 세차게 내리는 비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별은 인적이 드문 골목길에 걸터 앉아 조용히 눈을 감았다.
주륵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쏟아지는 비에 티는 나지 않았다.
왜 울어
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고
생각해보니까 죄지었네.
부모 잘못만난 죄.
엄마라는 사람은 다른남자한테 가버리고
아빠라는사람은 빚지고 갚지도 않으면서
맨날 술쳐먹고 개지랄 떨고
그냥 이렇게 죽을까
나 하나쯤은 이렇게 조용히 죽어도 되잖아
슬퍼할 사람도 없잖아
..위로라도 받고 싶다
...꿈깨자
" ...씨발 "
쏴아아-
투두두둑
스윽
톡
갑자기 별이의 머리 위로 비가 내리지 않았다.
" 여기서 뭐해 별아 "
어디서 많이 들어본 목소리에
눈을 뜨자
스윽
휘인이 우산을 들고 서 있었다.
" 왜 울고있어 "
" 어깨는 왜그러고 "
" 무슨일이야 "
걱정스러운 표정과 따뜻한 말투에
와락
" .... 조금만.. 조금만 이러고 있을게요 "
.
.
.
.
.
그렇게 휘인의 집에 온 둘
띡띡띡띡띡띡
철컥
" 들어와 ㅎ "
" 옷은 여기 있어 "
" 씻고 나와 - "
" ..네 "
.
.
.
.
.
" 여기 누워 - "
" 네.. "
탁
불이 꺼지고
둘이 나란히 침대에 눕는다.
별이의 가정사를 이미 들은 휘인이
스윽
별이의 머리를 손으로 감싸고 자기 쪽으로 당겼다.
이에 별이는 휘인이 품에 쏙 들어가게 됐다.
' ....!! '
그리고 조용히 속삭여준다
" ..힘들었지 "
" 그동안 별이 많이 힘들었겠다.. "
" 이제 무서워하지않아도 돼 "
" 여긴 안전하니까 - "
" 괜찮아 "
" 이제 다 괜찮아 "
" 언니가 너랑 평생 있어줄게 별아 - "
따뜻한 휘인이의 말에 응답하는 듯
별이는 휘인이의 품으로 더 파고들었다.
.
.
.
.
.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