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련님

08











넓은 현관 홀에 대형 거울, 조명 장식,
명품 신발과 소품이 전시되어 있는 쇼룸 형태의 신발장
벽에 붙어있는 대형 거울까지

신발장과 현관만 해도 상상 이상이었다

복도를 지나 거실을 마주하자
커다란 통유리창으로 도시 전망이 보였다

거실 중앙에 놓인 소파는
성인 여러 명이 누워도 남을 정도의 크기였고
단순한 가구라기보다 하나의 작품처럼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소파 맞은편 벽에는 초대형 TV가 설치되어 있었다

내가 알던 TV와는 다르게
화면이 벽과 하나처럼 매립되어 있었고
주변에는 고급 오디오 시스템이 배치되어 있었다

거실에 놓인 TV가 아닌
마치 소형 영화관 같아 보였다

집 곳곳에 걸린 그림들을 훑어보다
중세시대 서양 유화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멍하니 액자들을 하나하나 곱씹으며 바라보다
윗층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Gravatar

“ 구경할 만큼 했나 보네 ”


가운 차림으로 계단을 내려오던 황현진은
젖은 머리를 수건으로 탈탈 털며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눈을 질끈 감고는 고개를 떨구었다

하굣길에 갑작스레 손목을 낚아채 차에 태우지를 않나,
나를 데리고 아버님 회사에 방문해
대뜸 나를 여자친구라고 속이지를 않나,

사실 지금 이 순간도 전혀 믿기지가 않았다

평소에 말을 섞던 사이도 아닐 뿐더러
친하지도 않은 나를 집에 초대해
뜬금없이 샤워를 하고 나온다는 게 말이 안 됐다

하나부터 열까지 이해 가는 부분이 전혀 없는
이 상황에 대해 물었다


” 나 진짜 지금 일어난 일들 전부 이해가 안 가 “


내 말을 들은 황현진은 실눈을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소파 위에 털썩 앉았다


“ 뭐가 이해가 안 가는데? ”

“ 전부 다, 너.. “


황현진은 맞은편 서 있던 나의 손목을 확 잡아끌며
소파 위에 앉혔다



Gravatar

“ 너도 알다시피 집이 온통 유리창이랑 대리석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소리가 울려
말할 거 있으면 가까이 와서 얘기해 ”


목 끝까지 차오른 말들을 삼키며 입술을 깨물었다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지,
어떤 것부터 물어봐야 할지
분명히 벽에 걸린 액자들을 보면서
해야 할 말들을 나름 정리해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좁혀진 거리에 향기가 훅 끼치는 순간
머리가 금방 새하얘졌다



Gravatar

“ 얘기해 봐, 뭐가 그렇게 의아한지 ”










현진 팬이 많이 읽은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