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꿈
pt.2 그 사람.

柳
2021.04.17조회수 44
공허한 그 방에 사람이 들어왔다.
단지 있었던 것 뿐이었지만 그 영향력은 굉장히 컸다.
왠지 그런 느낌이었다.
민윤기는 고맙다고 말했다.
왜 갈 곳이 없는지, 왜 돌아가지 않는지 난 알 수 없었다.
"뭘, 나중에 밥이나 사던가."
난 그렇게 말할 수 밖에 없었다.
커피를 타고 난 소파에 기대어 앉았다. 밝게 빛나는 것은 내 핸드폰밖에 없었다.
그 애는 이미 잠들어 있는 것 같았다.
난 늘 그래왔듯 아직 잘 시간이 아니었다. 다른 사람이 있어도 깨어있는건 나뿐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이상하게 쇠비린내만 날 법한 이 집에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시계가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째깍거리는 소리가 귓가를 맴돌고 있었다.
난 기지개를 피고서는 잠시 눈이나 붙이려 했다.
크게 숨을 고르는 소리에 그 애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 애는 떨고 있었다
"제발,"
"버리지....말아줘.."
나는 순간 아 진짜로 잘못하면 쟤가 죽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불을 덮어주고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 떠날 수가 없었다. 위선이다.
나는 결국 밤새 민윤기의 옆에 있을 수 밖에 없었다.
해가 떠오르고 햇살이 창 안으로 들어왔다. 다시 새근거리며 잠에 든 그 모습을 보고 난 몸을 일으켰다.
"한시름 놨네.."
주말이었다, 나는 커피를 다 먹고 소파에 다시 앉아 멍때리고 있었다. 새어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흘러가는 시간을 보냈다.
한 9시 반쯤 되니 그 애가 깨어 일어났다.
"좋은 아침."
"좋은 아침, 어젠 고마웠어."
민윤기는 새벽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미 고마웠다고 했으니 굳이 안해도 돼."
민윤기는 피식 웃더니 내 옆에 앉아 물었다.
"근데 왜 그랬어?"
"뭐가?"
"나 보내고 나서, 따라 밖으로 나왔잖아. 안그래도 됐었을텐데. 그러면 날 여기로 데리고 올 필요도 없었을테고."
"....글쎄"
"뭐야"
민윤기는 내 머리를 쓱 쓰다듬고는 피식 웃었다
"얼빠진 얼굴"
....얼빠진 얼굴이라니
"그러면 너 어떻게 할건데"
"..아 앞으로? 글쎄, 찜질방이라도 돌아다닐까봐"
나는 그 말에 대뜸 물었다
"너 그럼 여기서 지낼래?"
".....진짜로?"
"어. 빈 방 있으니까,"
"나야 고마울 따름인데."
"그럼 쓰던데 계속 써."
"우리 어제 처음 만났잖아."
"그치"
"근데 왜 잘해줘?"
"닮은 사람이 하나 있어서. 뭐 그런게 있어."
나는 뭔갈 말하려는 민윤기의 말을 끊고 이어 말했다.
"밥이나 먹자."
오랜만에 부엌에 불이 들어왔다.
"줘봐."
"요리 잘해?"
"너보단"
민윤기는 놀리는 투로 말하더니 능숙하게 요리를 했다.
누가 보면 무슨 요리사인줄 알겠네
"...와"
"좀 알바를 많이 해서"
민윤기는 힐끗 이쪽을 보더니 말했다.
"집에서 요리 안해먹나봐"
"그렇긴 해. 잘 아네"
"집에서 요리한 흔적이 안보이니까, 칼이나 주걱도 거의 새거고, 그리고.."
그러고는 민윤기는 내 손목을 잡더니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겼다.
"..?"
"너 ㅈㄴ 말랐어."
식탁 위에 음식을 차리는게 얼마만인지,
거의 먹는다면 주로 밖에서 사와서 먹었기에 나는 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식탁 위를 닦았다.
알코올을 뿌리고 닦은 책상 위에서는 약간의 알콜냄새가 남아있었다.
"먹자."
단조로운 식탁이었다. 반찬 몇개와 밥.
"와 계란말이 완전 맛있어."
"말했잖아, 나 잘한다고"
고개를 으쓱이며 자랑스럽다는 듯이 말하는 그 모습이 나름 웃겼다.
그렇게 민윤기는 우리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
"나증에 장이나 한번 봐야되지 않을까 싶다."
가볍게 젓가락질을 하던 민윤기가 말했다.
민윤기는 시간을 보더니 슬 먹던 것을 정리하고 어딘가 나가려 준비했다.
"어디 가?"
"작업실"
"뭐하러?"
"음악 만들러"
"대단하네"
민윤기는 무덤덤하게 옷을 챙기고는 밖으로 나섰다.
"다녀올게."
"잘 하고 와."
그렇게 몇분 지나지 않아 민윤기한테서 연락이 왔다.
'아 맞다. 나 집 비번좀 알려줘'
'ㅋㅋㅋㅋㅋㅋ *****.'
'고맙'
나는 목을 기대고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음악이라."
ps. 계속 말을 이어나가는게 어렵네요. 전편 읽어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만약 이번화를 읽게 되신다면 괜찮게 읽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