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윤기빙의글] KILLER

01: 동명이인


photo살인자

ⓒ2020 달보드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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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는 오랜만에 밟아보는 한국 땅이지만 옛 추억을 느낄 새도 없이 바로 공항에서 나와,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차 뒷좌석에 탔다. 운전대에 앉아있던 태형은 룸미러로 윤기를 보며 반갑게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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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다, 6년 만인가?"


"아마 그럴 걸."


"어째 안 본 사이에 말수가 더 적어졌냐."


"피곤해서 그래, 그나저나 보스는 날 왜 부르신 거지."


"에? 너 그 일 못 들었어?"








그 말에 윤기는 한쪽 눈썹을 치켜들며 반문했다.








"그 일? 내가 들은 거라곤 한국에 오라는 말 밖에 못 들었는데."

"너 이여주라고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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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긴 했어, 실력이 그렇게나 뛰어나다며."

"엄청 뛰어나. 보스보다 더."


"그 정도야? 대단하네. 근데 이게 왜."


"아니 글쎄··· 아! 그전에 박지민 알아?"


"박지민이라면··· JM 조직 보스 아니야? 우리 조직하고 그쪽 조직하고 원수지간이라며."









그 말에 태형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맞장구쳤다.







"맞아, 맞아."

"근데 왜 원수지간이 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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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나도 몰라!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그럼 뭐."


"그 둘이 있잖아, 글쎄 연애를 한다는 거야! 우리 조직 규칙상 연애는 금지잖아. 그리고 하필이면 상대가 다른 조직도 아닌 원수지간인 박지민하고 사귀잖아. 이걸 들은 우리 보스 개극대노 하셔서 박지민 찾아갖고 반쯤 죽여놨는데 여주가 나타난 거야. 그래가지고 백마탄 공주님처럼 곤란해처있는 왕자를 데리고 갔다는 거 있지?"


"결론은 박지민 이여주 놓쳐서 얘네 잡아오라고 날 부르셨다는 거네?"

"맞아!"







해맑은 태형이의 모습에 윤기는 손으로 이마를 문지르며 진심이 담긴 어조로 느릿하게 말했다.







"태형아, 내가 너 볼 때마다 늘 하는 말이 있지. 제발 짧고 간단하게 좀 설명하라고."


"너가 이해 못하면 어떡해!"


"내가 너야?"


"내가 뭐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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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해."

"어? 뭐라고? 어라? 초록불이네? 자, 출발합니다~"











태형은 황급히 말을 돌리며 운전을 했다. 그 모습을 본 윤기는 어처구니가 없어 피식 웃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곤 아까 태형이가 했던 말들을 천천히 곱씹어 봤다. 원수지간인 보스와의 연애라. 보스가 열 받으실만 했네. 윤기는 창문에 자신의 머리를 살포시 기댔다. 그러다 문득 의문이 들었다.


이여주랑 박지민은 어떻게 생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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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여주씨!!! 자꾸 이런 식으로 할 거야!?"







상사의 쓴소리가 끝나기도 무섭게 여주의 머리 위로 서류들이 흩날리며 천천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여주는 눈을 질끈 감다 이내 고개를 푹 숙인 채 손가락을 만지작거렸다. 그리곤 나지막하게 말했다.






"죄송합니다···."


"내가 지난번에도 말했지, 이런 식으로 계속 일하면 곤란하다고."







여주는 속으로 욕을 읊조렸다. 서류에 쓴 자료들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 문제가 있더라면 자신의 앞에 있는 상사가 문제였지. 상사가 저러는 데엔 이유가 있었다. 


지난번에 저 상사와 늦게까지 남았을 때 상사의 낌새가 이상했었다. 그래서 빨리 업무를 끝내고 가려고 했지만 하필 그때 정전이 되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하는 수없이 자리에만 앉아있었다. 그런데 상사가 자신의 뒤로 와, 자신의 어깨를 잡으며 저질스러운 멘트를 날리는 것이 아닌가.

당황스럽고 무서웠지만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더 커, 키보드를 들어 상사의 머리를 내리치고 도망갔었다. 다음날, 상사가 자신에게 협박을 했다. 잘리고 싶지 않으면 사회 생활 잘하라고. 경찰에게 신고하고 싶었지만 심증만 있지 물증이 없어 신고할 수 없었다.

반면 저 상사라는 놈은 물증까지 있었다. 그때 되게 세게 내리쳐서 키보드가 조금 망가져있었고 상사의 정수리도 다쳐있었다. 이 일로 인해 배 까라면 깔 수 밖에 없는 입장이 되어버렸다.


여주는 고개를 들어 직장 상사의 얼굴을 힐끗 봤다. 자신의 아버지뻘 되는 직장 상사였다. 흐리멍덩한 눈매엔 주름이 잡혀있었고 코는 높지도, 낮지도 않았다. 입술을 얇고 보랏빛이 돌았다. 이마와 정수리에 머리카락이 없었다. 그래서 그런지 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여주의 눈도 반짝였다. 기필코 저 이마에다 사직서를 던질 것이다. 꼭.







"그나저나 여주 씨, 오늘 밤에 해외여행 간다면서."

"아 예, 그래서 곧 퇴근해야 합니다."

"흐음, 어디로 가나?"





알아서 뭐 하시게요. 상사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입안 가득 맴돌아, 입밖으로 내뱉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하고 싶은 말 다 하면서까지 인생을 말아먹고 싶지는 않았다. 여주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느릿하게 말했다.







"저··· 뉴욕 갑니다."


"이야~ 좋겠네~ 뉴욕 좋지~ 여주 씨는 좋겠네~"


"하하. 아 예, 좋죠. 그럼 전 이만."


"어~ 그거 다시 정리해와~"


"······ 저기 제가 봤을 때 문제점을 못 찾았는데 대체 어디가 문제인 거죠?"

"그건 네 일이니까 네가 찾아야지~ 왜 나한테 물어봐."

"아 예···."







여주는 상사에게 인사를 하고 뒤돌며 다짐을 했다. 언젠가 기필코 저 이마에다 사직서를 던질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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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기는 주차하러 간 태형을 냅두고 먼저 NJ 조직 회사 로비에 왔다. 오랜만에 와보는 NJ 조직 회사라 주위를 훑어봤다. 그때 누군가 윤기한테 빠르게 다가가, 윤기와 어깨동무를 했다. 윤기는 고개를 돌려 보니 아니나 다를까, 해커인 정호석이었다. 호석은 손으로 윤기의 볼을 만지며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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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슈가 왜 이리 살이 빠졌어잉~"

"왜 이래, 저리 가."


"좋으면서, 튕기긴."


"뭐라는 거야."








호석은 어깨동무를 풀고 아까부터 안 보이는 태형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보며 윤기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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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뷔 그 자식은?"


"주차."

"그래? 뷔 기다렸다가 갈래, 아님 먼저 갈래?"

"먼저 갈래."

"그래!"

"홉, 넌 여기서 뷔 기다려."

"아!!! 나도 너 따라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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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워, 넌 뷔랑 같이 와. 난 그런 줄 알고 먼저 간다."


"개자식아!!!"








윤기는 아랑곳하지 않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윤기는 51층을 누르고 기다렸다. 곧 '띠링' 소리와 함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윤기는 빠르게 걸음을 옮겨 회장실까지 갔다. 윤기는 삐뚤어진 넥타이를 제대로 매고난 뒤 회장실 문을 두드렸다. 그러자 남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와."






윤기는 회장실 문을 열고 들어갔다. 자신의 보스인 남주는 다치기라도 한 것인지 오른쪽 허벅지에 붕대를 감고 있었다. 윤기는 문을 닫고 남주를 향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오랜만입니다, 보스."


"인사는 됐고 이리 와 앉아."








윤기는 고개를 들어 남주 맞은편 소파에 앉았다. 남주는 등받이에 등을 기대며 윤기를 보며 말했다.







"커피라도 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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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내리실 임무는 무엇입니까. 그 둘을 잡아오면 되는 겁니까?"











'그 둘'이라는 말을 들은 남주는 잠시 놀랐다. '그 둘'에 대해 얘기해준 적이 없는데 알고 있으니 이해가 안 됐지만 슈가를 본 순간 이해가 갔다. 분명 입이 싼 홉이나 뷔가 말했을 것이다. 남주는 피식 웃으며 느리지도, 또 빠르지도 않게 말했다.






"벌써 들었구나, 그럼 설명 할 필요도 없고 좋네. 본론으로 들어갈게. 박지민은 죽여도 되고 이여주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와. 나도 가려고 했지만 보시다시피 부상이라 못 가. 가봤자 짐만 되겠지. 뷔랑 홉이 보낼 테니 같이 갔다 와."

"··· 저 혼자 가겠습니다."


"알아, 걔네 시끄러운 거. 하지만 그나마 실력이 좋은 애들이 쟤네야. 이여주 너 혼자 상대 못해."


"근데 뷔는 그렇다 쳐도 홉은 왜···."


"뷔까지 널 따라가니 홉 걔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갈게 뻔해. 그러니 그냥 갔다 오라 하지 뭐. 그리고 해커 중에서 일등이잖아. 같이 있다 보면 분명 좋을 거야."






윤기는 순간 회의감이 들었다. 이여주, 박지민이 잘못하긴 했어도 이렇게까지 하니 좀 이상했다. 윤기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거리다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다. 쉬지도 않고 바로 와갖고 피곤해서 예민했던 거일 수도 있다. 윤기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근제 슈가 비행기 한 번 더 타야할 것 같은데, 괜찮겠어?"

"괜찮습니다."


"괜찮다고 할까 봐, 미리 뉴욕 비행기 끊어놨어. 아 근데 여주랑 시간대는 좀 다를 거야. 너희 세명에서 움직이다 보니까 눈치 챌지 모르니 새벽 비행기로 끊어놨어."

"감사합니다."

"뭐가 감사해. 내가 더 감사하지. 슈가야 꼭 몸조심 해. 이여주는 진짜 싸움을 잘하니까. 그리고 난 괜찮아지면 금방 뒤따라갈 거야."








그 말에 윤기는 여주의 대해 떠올리지만 소용이 없었다. 본 적이 있어야 떠올릴 텐데 본 적이 없으니 떠오르지 않았다. 윤기는 남주한테 여주에 대해 물어볼까 했지만 자신과 같이 가는 태형과 호석이가 있기 때문에 굳이 물어보지는 않았다. 윤기는 머릿속으로 여주의 이미지를 마음대로 상상하며 남주의 말에 답했다.








"알겠습니다, 보스."


"그래, 가봐도 돼."








윤기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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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 수행하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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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공항 안. 사람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복잡한 그 가운데 속에 어떤 여자와 어떤 남자가 의자에 앉아있었다. 여자는 고개를 돌려 창밖을 봤다. 해가 점점 저물어갔다. 여자는 저물어가는 해를 보다 이내 고개를 돌려 남자를 바라봤다. 남자는 여자의 어깨에 기대서 자고 있었다. 여자는 남자의 앞머리를 만지작거리자 남자는 느릿하게 눈을 뜨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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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야, 미안해."


"미안하긴 뭐가 미안해."


"그냥, 전부 다."


"미안해하지 마, 미안해하라고 네 옆에 있는 거 아니니까."

"그래도 미안해. 날 만나지 않았더라면 이 위험한 상황에는 안 놓였겠지, 오히려 더 행복했겠······."







여주는 말을 다 듣지도 않은 채 지민이의 양쪽 볼을 잡고 자신을 바라보게 했다. 지민은 여주의 행동에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여주는 그런 지민이를 보곤 살풋 웃으며 말했다.






"난 지금이 더 행복해, 그니까 죄책감 갖지 마."

"······."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 채 그 밑에서 충성을 다 바치며 일을 했던 게 후회스러워."


"여주야···."

"솔직히 말하자면 화가 나, 과거에 너한테 그런 몹쓸 짓을 했던 그 녀석을 죽이고 싶어. 근데 네가 안 된다니고 하니까 참고 넘기는 거지, 너를 또 위협을 한다면 그때는 죽일 거야. 명심해."

"··· 알겠어."







지민은 여주의 이마에다 뽀뽀를 했다. 여주는 사랑스러워 죽겠다는 눈빛으로 지민이를 바라보자 아까보다 한결 편안해진 지민이의 표정에 마음이 놓였다. 여주는 지민이의 허리에 손을 놓자 지민은 크게 움찔거렸다. 여주는 아차 싶어 바로 손을 뗐다.






"괜찮아?"

"응, 괜찮아. 미안해, 많이 놀랐지."

"왜 네가 미안해해. 그것보다 정말 괜찮아? 치료를 한다고 하긴 했는데 잘못한 것 같은데······ 어떡하지."

"괜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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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정말."

"그렇다면 다행인데, 그래도······ 어? 잠깐만."


"응?"





여주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저 멀리 있는 호석이와 그 옆에 있는 남자를 발견했다. 호석이 옆에 있는 남자를 보곤 순간 눈을 의심했다. 저 얘, 설마 민윤기라는 얘인가. 호주에 있을 얘가 지금 여기에 왜 있는 거지? 왜지? 설마 그 녀석이 불렀나? 의문이 계속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자 답이 안 나왔다. 그저 직감적으로 피해야 된다는 생각 밖에 안 했다.


여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곤 지민이의 손을 잡았다. 그리곤 다급하게 말했다.






​"가자, 뉴욕은 아무래도 다음 주에 가야 될 거 같아."

"어? 어. 가자."










지민은 자리에서 빠르게 일어났다. 그러자 온몸에서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이 무척 아팠지만 입안 여린 살덩이를 깨물며 버텼다. 여주는 지민이의 손을 잡고 그들에게 안 들키게 도망갔다. 여주는 고개를 돌려 뒤와 앞을 보며 수많은 인파 속을 뚫어야 하느라고 힘들었지만 살기 위해 무작정 사람들 사이를 파고 들었다.


그때였다. 무작정 뚫다 보니 앞을 미처 못 봐, 어떤 여자와 부딪혔다. 지민은 넘어질 뻔한 여주를 뒤에서 잡아줬지만 그 여자는 잡아주는 사람이 없어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어버렸다. 여주는 그 여자를 일으켜주려고 그 여자한테 다가가다 무언가를 밟았다. 


여주는 고개를 숙여 발 밑을 보니 비행기 표였다. 여주는 비행기 표를 주워 빠르게 보자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시간대는 달랐지만 뉴욕 가는 것과 이름이 똑같았다. 여주는 알 수 없는 눈빛을 하고 여자를 쳐다보며 손을 내밀었다. 여자는 여주의 손을 잡고 일어나자, 여주가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해요, 괜찮아요?"


"아 예···."


"저··· 얼핏 봤는데 가는 곳이 같더라고요. 시간대는 다르지만. 실례가 안 된다면 제 비행기 표 가지실래요? 제가 사정이 생겨 못 타게 됐거든요."









여주는 여자 비행기 표 대신 자신의 비행기 표를 건넸다. 여자는 얼떨결에 비행기 표를 건네받았다. 그리곤 비행기 표를 훑어봤을까, 이름이 같은 것도 모자라 정말 뉴욕 가는 비행기였다. 심지어 자리는 비즈니스 자리였다. 여자는 눈이 동그랗게 뜬 채 여주를 보자 여주도 여자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이것만 드리기엔 너무 죄송스러워서 다른 거라도 보답하고 싶어서 그런데··· 혹시 제가 묵으려고 했던 호텔에 가실래요? JM 호텔이에요. 그쪽만 괜찮으시다면 가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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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는 아이스크림이 녹는 줄도 모르고 계속 멍 때리고 있었다. 너무 충격이 컸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어떤 여자와 부딪혀갖고 엉덩방아를 찧었는데 여자가 일으켜줘갖고 일어났더니 웬 떡이 생겼다. 비즈니스 좌석인 비행기 표를 받은 것도 모자라 세계 2위인 JM 호텔에서 묵게 생겼다. 



실감이 안 났다. 큰 마음 먹어도 못 갈 호텔을 가보다니···. 꿈인가? 여주는 자신의 볼을 세게 잡아 당기자 너무나 아팠다. 여주는 아픈 볼을 문지르며 중얼거렸다.







"꿈이 아니야···. 대박! 정말로?"





JM 호텔을 가는 것도 대박인데 아까 여자의 말이 더욱 대박이라 입을 다물 틈이 없어 턱이 빠지는 줄 알았다.






- 거기 맨 꼭대기 층에 가셔서 309000호에 머무시면 돼요. 더 있으실 거면 더 있으셔도 돼요. 제가 그 값은 다 지불해드릴 테니 마음껏 놀다 오세요.

​​





정말 멋진 여자였다. 정말 멋지긴 여자긴 했지만 아까 여자의 표정을 보면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여주는 손에 떨어진 녹은 아이스크림을 휴지로 닦으며 한입에 넣고 비행기 표를 봤다. 아무리 봐도 신기했다. 뉴욕에 가는 것도 똑같고-그 여자는 사정이 생겨 못 갔지만···.- 이름도 똑같아 신기했다.







"동명이인이라··· 대박 신기해. 이 많고 많은 사람들 중에서 동명이인을 만나다니, 정말 대박이··· 어라? 시간이··· 거의 다 됐네? 빨리 가야겠다."






예정보다 더 빨리 비행기를 타게 돼서 공항을 둘러 볼 시간이 없었지만 아무렴 어떤가. 한국 왔을 때 그때 실컷 보지 뭐. 여주는 신나는 마음으로 자리에서 일어나, 비행기 타기 위해 줄을 섰다.



앞으로 닥쳐올 일도 모른 채 여주는 그저 싱글벙글 웃으며 비행기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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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밌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