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BL/찬백]

11.

"보슬비가.. 내리네요."
"황자전하께서 오늘은 푹 주무시겠습니다."
"그런가요.."

비온다니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든 백현.
아까랑은 다르게 들떠선 신나게 뽀득뽀득 씻는다.
원래도 깔끔하고 꼼꼼해서 하루에 두번 씻는데 오늘은 뜨거운물에 들어가서 몸도 말랑말랑 보송하니 따듯하게 해왔다.

금침에 쏙 들어가서 찬열을 부르는 백현.

"와보거라. 어서."
"무슨일이십니까."
"오늘 내 곁을 허락했으니, 내가 잠들기 전까지 나랑 있어줘야 한다."

굉장히 의외인 곳에서 어린애같은 황자.
보슬비를 느낄수 있게 창도 살짝 열고 이마에 크고 따듯한 손 올려서 천천히 쓰다듬어주는 찬열.

"따듯하다.."
"좋으십니까."
"응.. 이런 밤은 엄청.. 오랜만이야.."

나긋하게 속삭이는 백현의 얼굴을 정성스럽게 쓸어준 찬열이 백현의 손목에 팔찌를 하나 걸어줬다. 

"기가 많이 약하십니다. 어쩌면 남들이 보지 못한 그런것을 본적이 있으십니까."

빨간색의 팔찌를 눈은 뜨지않고 손끝으로 느끼는 백현.

"그런것.. 많이 봤지. 이렇게 비가 내리지 않는 밤엔, 항상 보인다. 항상 그들은 내 곁에 있다."
"그래서 밤새 우시는 겁니까."
"누가 그러더냐. 내가 밤새 운다고."
"보슬비가 밤새 내릴건가 봅니다."
"..그래. 사실 밤마다 울어. 내게만 보이는 그것들이 날 하루종일 괴롭히다, 밤엔 아예 다른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어머니."
"..........."
"어머니가 보인다. 미처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구천을 떠도는 어머니의 원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