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이 간섭해요

17. 노력으로 안되는 일

W. 말랑이래요





"김예림이 범규를 불렀다고?"

왜?.. 쉬는시간에 들려온 얘기였다. 이젠 그 이름만 들어도 진절머리가 날 것 같은데. 수빈이의 말에 멘탈이 나갈 뻔한걸 겨우 참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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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우리 범규 좀 잘 챙겨주자. 아까 보니까 존나 툭 치면 울 것 같던데"

"지금도 노력 중이야"

"더 노력 하자고"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교실을 나섰다. 둘이서 무슨 얘기를 하고 있을까. 범규는 또 다시 김예림에게 무너졌을까? 그러면 안되는데..

수빈이의 말이 무색하게끔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곧바로 범규의 반으로 향하니 역시나 교실에 혼자 쥐죽은듯 책상에 엎드려 있는 범규였다.

반 애들이 나를 쳐다보는 걸 애써 무시하며 범규에게 다가가 조심히 등을 토닥여 깨웠다. 움찔 거리던 범규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나인걸 확인 하자마자 내 품에 안기며 얼굴을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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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최수빈 봤는데. 수빈이가 말 해줘서 온 거야?"

"뭐가? 나 그냥 네 얼굴 보러 온 건데?"

"거짓말 하고 있네"

"왜 또 혼자 있었어 최범규. 네 친구들 저기 있잖아 같이 안 놀아?"

"혼자가 편하다니까"

거짓말. 지금 누가 거짓말 하고 있는데. 다행히 범규는 괜찮아 보였다. 괜찮은 척 하는 거일수도 있지만..

김예림이랑 무슨 얘기 했어? 너무 너무 묻고 싶지만 보는 눈이 많으니 참았다.

"학교 끝나고 놀자. 아까 애들이 놀자고 그랬어"

물론 이것도 거짓말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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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놀자고 놀자고 할 땐 죽어도 안 놀아주더니! 너가 먼저 놀자고 하는 날이 있네"

"연준 오빠는?"

"오빠 야자 빼고 6시에 합류 한다 함"

수진이와 조용히 대화 하는 사이 종례가 끝났다. 얼른 앞에서 보기 좋게 자고 있는 최수빈의 등짝을 때리니 느기적 거리며 일어나는 수빈이였다.

"아 왜 때리냐고오.. 우리 어디 갈건데?"

"노래방 당구장 피시방 골라봐"

"뭐? 잠시만 당구장 피시방 뭐냐? 네가 싫어하지 않냐?"

"아 골라봐. 나 좋다고 가려는 거 아니니까"

"야 그럼 당연 피방이지!"

그럴 줄 알았다. 뭐 범규도 게임 좋아하니까 나쁘지 않겠지

수진이와 수빈이를 데리고 범규의 반으로 향했다.

아직도 종례가 안 끝났네.. 저기 맨 끝 자리에서 선생님의 말을 듣고 있는 범규가 보였다.

"야 범규 옆태 진짜... 대박적이지 않냐"

"별로"

감흥 없는 수빈이의 대답에 찌릿 째려보니 그제서야 엄지 하나 들어보이며 억지 웃음을 지어주는 수빈이였다.

곧 종례가 끝난 듯 가방을 메던 범규가 우리와 눈이 마주치고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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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나 데리러 온 거야?"

"응, 피시방 가자 오랜만에 게임이나 하게"

게임은 무슨. 할 줄 아는 게임은 아무것도 없었다. 범규가 내 손을 잡으며 복도를 나섰다. 아 너무 좋다. 나는 이렇게나 행복한데 너도 그럴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수진이와 수빈이가 깔깔 거리며 앞장 서다 동시에 멈칫 했다.

"왜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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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규랑 얘기 좀 하려고 하는데 들러 붙은 게 많네?"

김예림이였다. 불안한 눈으로 범규를 쳐다보니 아무 말 없이 김예림만 응시하고 있었다. 정말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어서 더 불안해.

"미안한데 우리가 약속이 있어서"

"5분이면 돼. 범규야 공터에서 기다릴게"

"야!"

발끈하며 소리쳐도 김예림은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저 시발년이 진짜... 차마 범규 앞이라 욕은 못 하겠고 범규만 쳐다보니 작게 한숨을 쉬며 내 손을 놓는 범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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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최범규. 너 진짜 가게? 미쳤냐?"

"...미안해. 너희 먼저 가 있어"

"최범규 미쳤냐고! 김예림이 뭐라고 따박따박 말 듣고 있어!"

진심으로 화난 듯한 수빈이가 범규를 못 가게 앞을 막았다.

가방을 고쳐 멘 범규가 최수빈의 옆을 지나가려 하자 수빈이가 또 한 번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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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

"하... 그래 니 좆대로 하세요"

야 나 그냥 집 간다. 수빈이가 범규의 어깨를 밀치며 지나갔다. 아... 세상에. 연준 오빠 분노 게이지 올라가는 소리 들리네..

수진이에게 눈빛을 보내니 곧바로 수빈이에게 뛰어가는 수진이였다. 왜 우리끼리 싸우고 있냐고 얘들아..

또 머리가 지끈거렸다. 나도 이젠 못 참겠다

"범규야 무슨 얘기를 하려고"

"..."

"또 나 지켜주려고 그러는 거야?"

"..여주야"

"이게 지켜주는 거야? 아닌 것 같은데 나는"

"너는 몰라서 그래. 걔네가 얼마나 위험ㅎ.."

"나 지킨다는 게 뭐야. 박태정한테 얻어 맞는 거? 김예림한테 남친 행세 해주는 거?"

"김여주, 너는 그렇게 말 하면 안되지.."

나는 지쳐 범규야... 눈물이 나올 것 같은 걸 꾹 참았다.

떨리는 손을 꽉 쥐었다. 독하게 마음 먹자 여주야

"너.. 걔네랑 다 끝내기 전까지 나한테 연락 하지마"

내가 먼저 무너지기 전에. 너가 먼저 끝내

뒤에서 붙잡는 범규의 손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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