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이삿짐이 들어오던 날, 나는 모든 일을 이삿짐 센터와 매니저에게 맡겨두고 너를 만날 준비를 했다.
새로운 옷, 새로운 시계, 새로운 향수, 새로운 신발.
모든 것이 새로운 것들 투성이였다.
지금의 널 만나는 내가 예전의 내가 아닌, 새로운 나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새롭게 꾸미고 너의 회사 앞으로 찾아갔다.
퇴근 시간이 언제인지 몰라 일반 직장인들이 퇴근하는 시간 때 쯤에 갔는데, 넌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난 니가 나올 때까지 너의 회사 앞에서 니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설마 벌써 갔나..?”
“이럴 줄 알았으면 차 가지고 나올 걸”
갑작스럽게 내린 비, 그리고 퇴근 시간.
무조건 차가 막힐 거라는 생각에 일부러 택시를 타고 왔는데 그냥 차를 가지고 나올 걸 그랬다.
“우산 안 가져갔겠지..?”
예전부터 넌 오늘 처럼 갑작스럽게 비가 오면 늘 비를 맞으며 다녔다.
왠지 오늘도 그랬을 것 같아 난, 너의 우산도 하나 더 챙겼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 결국 돌아가려는데, 니가 너의 회사 근처에 있는 편의점에서 나와 버스정류장까지 비를 맞으며뛰어간다.

“저거봐. 내가 저럴 줄 알았어.”
난 곧장 니가 있는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그리고 너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넌 옷에 묻은 빗물을 털어내다 내 목소리를 듣고는 곧바로 고개를 들어 나와 눈을 맞춘다.
“니가 왜…여기있어?”
“너 우산 씌워주려고.”
난 당황한 너와 달리 차분하게 너의 말에 대답했다.
“뭐..?”
“너 우산 잘 안 챙겨다니니까, 오늘도 왠지 비 맞고 있을 것 같아서.”
그런데,
“…필요없어.”
니가 차가워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