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로남불 2

내로남불 2 ; 02 | 령삠도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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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수록 우린 너무 멀어졌고 아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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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웠던 눈을 떠보니 너는 울며 나에게 입을 맞춰왔고, 시간이 멈췄으면 했다.
그러기도 잠시 내가 눈을 뜬 것을 보자 넌 내가 본 것도 모른 채 투명하기만 한 눈물을 닦았다.
분명 투명했지만 나는 왜 네가 얼마나 슬픈 것 처럼 보일까.
한낱 내 바램일까.

“일어났네.”
“... 왔어?”
“그냥 살아있나 보러 온거야. 갈게.”

본능적으로 여기서 널 놓치면 안될 것 같다고 느꼈다.
뒤로 돌려던 너의 손목을 잡아 돌려세웠다.
무작정 입술을 가져다 댔다.
너도 처음엔 당황했지만 곧장 내 목을 감아왔다.


“후우... 여주ㅇ,”
“서울마포경찰서에서 나왔습니다. 공여주씨, 같이 가시죠.”
“…”
“여주야?”
“뭐.”

언제 그랬냐는 듯 입술을 떼자마자 시치미를 뗀 너,
그게 아마 5년 전 마지막 네 모습이었을 것이다.


-

오늘도였다.
5년 전부터 매일 밤마다 꿈엔 네가 나왔다.
항상 넌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왜 네 눈은 가지 말라고 하는 것 같을까.
너에게 다가갈려고 하면 넌 연기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깰려야 깰 수 없던 꿈에서 깨어났다.

“윤기야, 일어났어?”
“...응.”
“안 좋은 꿈 꿨어? 왜 울어.”
“별 거 아냐. 배고프다.”“... 밥 차려놨어. 와서 먹어.”
“알겠어.”
“윤기야.”
“응.”
“우리 부부야.”
“알지.”
“... 그래.”


안 그래도 복잡했던 머리가 더 복잡해졌다.
연우야, 내가 정말 널 사랑하는 걸까.


연우가 나가자 윤기는 침대 아래에 놓여져 있는 슬리퍼를 빤히 쳐다봤다.
왜 가슴 한 쪽이 저려오는거야.

밖으로 나가기 무섭게 체구가 굉장히 작은 여자아이가 윤기를 향해 달려왔다.

“압빠!!”
“... 응 서희. 잘 잤어?”
“응!!!”

윤기와 연우의 딸이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응 준우.”
“저 학교 다녀올게요.”

준우가 가방을 챙기자 연우가 달려왔다.

“야 민준우. 너 서희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가.”
“늦었어요. 그쪽이 알아서 데려다주거나 하시던지요.”
“지 엄마 닮아서 말 하는 게 싸가지 없네.”
“... 지금 뭐라 하셨어요?”

연우는 자신에게만 쌀쌀맞게 구는 준우가 못마땅했다.

“옵빠...”
“넌 저리가. 짜증나게 하지 말고.”

아, 연우뿐만 아니라 서희에게도 쌀쌀맞았다.
윤기는 분명 준우도 잘 못 했지만 여주의 이름이 입에 오른 것에 발끈했다.

“야 배연우. 지금 여기서 여주가 왜 나와.”
“네 아내는 나야 민윤기. 정신 차려.”
“가지가지 한다. 더는 못해먹겠다. 그냥 알아서 갈길 갈까?”
“... 서희 데려다 주고 와.”

울분했던 연우는 이혼 얘기가 나오자 마자 수그러들었고 한숨을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