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한참을 울기만 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많이 놀랐을 법도 한데
민호는 태연한 얼굴로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려 주었다
울음이 잦아들자 등을 쓸어주던 손이 멎었다

“ 왜 그러는데, 얘기해 봐 “
차마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그저 뚝뚝 떨어지는 눈물을 닦으며 훌쩍이기만 했다

“ 내가 맞춰볼까? 니가 여기 왜 왔는지? ”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입술을 꾹 다물고 짧게 한숨을 내뱉더니
눈을 도르륵 굴리며 말했다
“ 도움 필요해서 온 건 아닌 것 같고 ”
다시 한 번 고개를 얕게 끄덕이자
볼을 타고 흐르던 눈물 한 방울이 똑 떨어졌다
“ 너 나 보고 싶어서 온 거지? “
순간 정적이 흘렀다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다
대답 없는 입술만을 빤히 바라보던 민호는
마른 입술에 침을 바르곤 한마디를 더 얹었다

“ 아까 길에서 여자랑 있는 거 보고
신경 쓰여서 온 거잖아, 너 ”
“ … 응, 근데.. “
말문이 턱 막혔다
친구 뺏기는 기분이라 짜증났다는 진부한 말을
핑계거리로도 뱉기 애매한 그 말을
차마 뱉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가 민호를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이
친구로서 아끼기 때문인지,
아니면 사랑이라는 감정을
품고 있기 때문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나와 같은 혼란을 민호에게까지 안겨 주고 싶지 않았다
어떤 말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찰나
불쑥 내게 말을 건넸다

“ 그냥 나한테라도 솔직해지면 안 돼? “
“ 나도 이게 뭔지 모르겠어 “
내가 어떤 말을 할지 예상했다는 듯한 얼굴로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 솔직히 그때 친구 하나 뺏긴 기분이 들었던 건 맞아,
근데.. 근데 이게…
그냥 친구를 뺏긴 기분인 건지,
아니면 다른 감정이 있는 건지 나도 모르겠어 “
내 말을 들은 민호는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내 양 볼을 감싸며 눈을 맞췄다
금방이라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귀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 너 그럼 나랑 키스할 수 있어? 맨정신으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