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지민과 정국은 같은 회사 동기임. 근데 사이는 딱히 좋지 않아. 아, 좀 더 말하자면 정국은 지민을 좋아하지만 지민은 정국을 귀찮게 여기는 관계. 한마디로 짝사랑이란거지. 그것도 엄청나게 티나는 짝사랑. 회사에서 정국이가 지민이 좋아하는거 모르는 사람 없을껄.
그렇게 정국이 지민을 짝사랑하며 지내던 어느날, 정국에게 날벼락 같은 말이 떨어져.
" 정국아. 그냥 바로 말할게. 나 너 때문에 너무 힘들고, 부담스러워. 이제 그만 좀 따라다녀. "
정국의 입장에선 냉정한 말이었을지 몰라도, 지민은 그렇지 않아. 그동안 정국이 계속 따라다녀서 일에 집중이 제대로 안된거지. 하마터면 큰 프로젝트도 날려먹을 뻔 했어.
그리고 정국이가 자기 스타일이면 어느정도 이해를 하겠는데 자기 스타일도 아니고, 주변에서는 자꾸 언제사귀냐 결혼 언제 할거냐 등등 지민이도 모르는 미래를 만들어내고 있었기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
그래서 진지하게 때려칠까 생각도 했지만 좋은 대학을 나간것도 아니어서 회사 나간 후의 미래가 불분명했어. 그래서 어쩔수 없이 차갑게 말한거지.
그리고 지민이 그런 걱정을 했단게 무색하게 정국이 몇일 안 따라다녔어. 그러다가 하루는 갑자기 정국이 보이지않아 다른 사원에게 물었더니 몸살이래. 그러자 지민은 갑자기 머리가 띵해지는 느낌이야. 그때 전정국이 나 많이 좋아했나? 하고 현실지각을 하지만 지민의 눈에 정국은 안 차.
그 다음날에 정국은 다시 회사에 나오는데 지민이한테 안들이대는거야. 그래서 지민은 어딘가 모르게 허전하겠지. 그러면서도 기분은 좋아. 일이 술술 잘 풀리거든.
근데 전정국이 상사한테 엄청 까이는걸 지민이가 본거야. 지민은 생각하지.
' 아, 저 새끼 또 시작이네. '
하면서 지나가려고 하는데 정국이랑 눈이 딱 마주치지. 근데 정국이 지민이하고 눈 마주치자마자 눈물을
툭 -
하고 흘려.
전정국은 힘든거지. 지민은 힘든게 이제 없으니까 좋은데, 정국은 지민이 좋아하는거 티 못내잖아. 박지민은 정국이 우는거 보고 당황했는데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 거기서 자기가 뭘 할 수 있겠어.
그러다 언제는 회식을 하면서 정국이는 2차까지 가고, 지민이는 1차만 하고 집에 들어갔거든. 근데 새벽에 지민이 집에서 초인종 소리가 계속 울리는거야. 그래서 밖을 봤더니 정국이 눈물 콧물 질질 흘리면서 서 있는거지.
그 추운 새벽에 지민은 정국을 다시 집에 보내는 차가운 사람은 아니라 집에 들여보냈어. 근데 정국이 지민이 집 문이 열리니까 들어가서 무릎 꿇고는
" 진짜 미안한데 그냥 나 형 좋아하면 안돼요? "
하고 울면서 말하는거야. 그러다가 술김에 판단 제대로 못해서 같이 자겠지.
근데 정국이 일어났을땐 아무도 없는 텅 빈 침대란 말이야. 술먹어서 깨질듯이 아픈 머리 붙잡고 기억 되새기니까 지민이랑 같이 잤어. 근데 옆엔 아무도 없어. 그러니 얼마나 속이 찢어지겠어. 그래서 정국은 이미 눈이 퉁퉁 불었는데도 또 울지.
그때, 갑자기 방문이 열리며 박지민이 들어오는거야. 그래서 전정국이 " 형.,.! " 외치는데 박지민이 하는 말.
" 나가. "
아무 감정이 담기지 않은 말이었어. 그래서 그제서야 정국은 포기한거지. 포기한 후 하는 말이
" 마지막으로 나 한번만,, 한번만 안아봐도 돼요? "
" ... "
" 한번만요.. "
" 후.. 이리와. "
" 흐..흡.. 혀엉..,. "
" ..울지마.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