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라면 항상 먼저 연락하는 플리지만,
요새는 먼저 연락이 드물게 온다.
"뭐 어차피 나중에 연락오겠지"
"나도 모르겠다."
노아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대로 휴대전화를 침대로 휙 던져버렸다.
그 순간 폰에서 알림이 울렸다.
"봐봐 바로 연락 올 줄 알았어 김플리"
노아는 플리의 연락이라고 확신하며 폰을 켰다.
하지만, 그건 플리의 연락이 아니었다.
💌 [ "해리"님의 게시물이 업로드되었습니다! ] 💌
해리의 SNS 업로드 알림이었다.
분위기가 좋은 식당 배경에
맛있어 보이는 파스타 사진
그리고 "가고 싶다~🍝✨️"라고 적힌 게시물이었다.
노아는 해리에게 연락하려고 메신저 앱을 열었다.
최상단에 고정된 플리와의 대화창.
노아를 멈칫하게 했다.

"얘는 왜 연락이 없어???"
노아는 혼잣말로 투덜거렸다.
플리의 이름을 한참 바라보다
결국 해리에게 연락했다.
[ 해리야, 혹시 오늘 저녁에 시간 돼? ]
[ 네가 올린 파스타 집 같이 가고 싶어 ]
[ 헐! 너무 좋아요! 노아오빠ㅎㅎ ]
[ 혹시 지금 이거 데이트 신청인가요~?🤭]

노아는 해리의 답장에 싱긋 웃음이 나왔다.
그리곤 뭘 입고 나갈지 옷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절로 나오는 콧노래와 함께.
그렇게 플리는 노아에게서 점점 잊혀졌다.
** 저녁 6시, 파스타 집 **
노아가 먼저 도착해 해리를 기다리고 있다.
가게에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고 해리가 들어왔다.
해리는 옅은 화장에 평소보다 살짝 꾸민 느낌이었다.
"오빠 일찍 왔네요! 여기 분위기 괜찮죠?"
"꼭 한번 와보고 싶었어요!"
"응, 해리 너랑도..."
"잘 어울리는 분위기 같아"
"앟 진짜요? ㅎㅎ"
노아의 말에 해리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식당엔 많은 손님이 있었지만,
그들에겐 둘만의 세상이었다.
"아~ 오빠랑 있으니까 너무 편하당ㅎㅎ"
해리는 노아를 보며 싱긋웃더니
와인잔을 돌리며 말했다.
"나도 그래. 계속 웃게 돼 ㅎㅎ"
노아도 해리를 따라 와인잔을 만지며 대답했다.
와인때문인지 해리는 자꾸만 노아에게 기댔고,
노아는 그런 해리의 행동에 묘한 감정을 느꼈다.
오늘은 흔들리는 마음을 감추기 어려웠다.
** 근처 조용한 카페 **
해리가 달달한 게 먹고 싶다며 노아를 카페로 끌고 왔다.
둘은 구석진 소파 자리에 앉았다.
해리는 폰은 만지작거리다
마주앉아 있던 노아에게 질문했다.
"아 맞다 오빠 여친이랑은 좀 어때요?"
노아는 잊고 있던 존재에 흠칫 놀랐다.
마시려던 커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아... 그냥 그래. 나도 잘 모르겠어"
"여친이랑 싸웠구나??"
"모야 모야 설마 나 때문인가?!"
해리는 흥미로운 주제에 의자에 기대있던 몸을
한껏 테이블로 붙였다.
그러다 테이블이 기우뚱해 노아의 손에 커피가 묻었다.
"아 뜨거...!"
"아~~ 오빠~~!!"
"진짜 저 때문에 싸웠어요??"
해리는 눈 앞에 보이는 것보다
노아와 플리 커플이 자신때문에 틀어지는
이 상황만을 즐기는 것 같았다.

"아... 그런 건 아니야..."
"나 휴지 좀 가지고 올게"
노아는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잊고있던 플리 생각에 마음이 불편해진 노아였다.
** 같은 시각, 예준의 녹음실 **
"이 정도면 되겠지?"
은호는 예준의 부탁으로 녹음본 후반작업을 마쳤다.
이어서 카페 마감까지 도와주러 서둘러 1층으로 내려갔다.
"형! 나왔어! 카페 마감 도와... 헙!!!"
은호는 카페 뒷문으로 들어오자마자 깜짝 놀랐다.
다름아닌 노아를 봤기 때문이다.
은호는 본능적으로 몸을 낮춰 주방 선반 아래로 숨었다.
카운터 쪽으로 노아가 거의 다 왔을때쯤
예준은 쭈구려있는 은호를 발견했다.
"은호야...? 너 거기서 뭐해?"
혹여나 노아가 자신의 이름을 들을까봐
은호는 예준에게 필사적으로 손짓했다.

(( 형! 쉿!!!! ))
(( 형 내 이름 부르지 마!!! 쉿!!! ))
예준은 노아에게 휴지를 건네고
곧바로 은호를 바라봤다.
"응? 뭐라고 은호야?"
손사래도 치고,
🤫 (쉿) 신호도 보냈지만,
소용없었다.
은호는 예준이 더 크게 말하기 전에
예준의 입을 막고 같이 몸을 숙였다.
"형 쉿!!"
은호는 예준에게 속삭인 뒤
선반 위로 조심스레 노아를 확인했다.
다행히 노아는 듣지 못하고 자리로 돌아갔다.
"와... 안 들켰다..."
"근데 나... 왜 숨었지...?"
은호는 방금 자기 행동에 의아함을 느꼈다.
주방에선 건물 기둥때문에 노아가 앉은 소파만 보였다.
은호는 당연히 플리가 노아를 데려왔다고 생각했다.
"그래... 뭐 여기 카페 조용하고 커피도 맛있고..."
"아니 김플리 그래도 남친을 데려올 줄은 몰랐는데..."
은호는 플리에게 서운했다가 아니었다가
기분이 요동치고 있었다.
지난 크리스마스 날 플리와
같이 있었던 시간이 너무 좋았다.
힘들어하는 플리 옆에 있을 수 있어서
위로가 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날 플리가 자신에게 흔들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플리가 노아를 이 카페에 데려온 걸 보니
본인과 보낸 시간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대답 같았다.
"은호야..? 뭐야 왜 이렇게 끙끙거려"
"강아지야?"
"아... 그게.."
은호는 머뭇거리다 말을 꺼냈다.
"형 플리랑 인사했어요?"
"플리? 아니? 카페에 플리왔어??"
"네? 저기 소파에 노랑머리 남자가
플리 남친이잖아요"
"들어올 때 못 봤어요??"
"뭐? 같이 온 사람 플리 아니었는데...??"
"네? 플리가 아니었다고요??"
"응 같이 온 여자가 플리랑 분위기가
비슷해서 나도 착각할 뻔했어"
"그런데 플리가 아니었어. 확실해!!"
은호는 예준의 말에 당황했다.
은호가 바라보는 노아는 누군가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었다.

'아니 저 새끼가...'
'플리는 지금 너 때문에 힘들어하는데 하... 열받네'
은호는 순간 열이 확 올랐지만,
일단 노아와 같이 온 사람이
누군지 파악하기로 했다.
은호는 얼굴을 가리려고 예준에게 모자를 빌렸다.
한껏 푹 눌러쓰고 설거지를 하는 중이다.
정신은 온통 상대가 누구인지 추리 중이었다.
'하... 플리가 아니면 누구지?'
'누구랑 온 거지?'
'학교 사람인가? 누구랑 친하더라?'
평소 은호는 노아와 마주칠 일이 없어
추리는 별 소득이 없었다.
그때 마침 노아가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은호는 조심스레 모자를 들어
노아에게 팔짱 끼고 있는 상대를 확인했다.

"홍해리...?"
은호는 너무나 익숙한 얼굴에 놀라고 말았다.
플리랑 친하다고 들었던 동아리 후배이기 때문이다.
"뭐야... 진짜 홍해리야?"
은호의 머릿속에 웃으며 카페를 나가는 그들과
힘들어하는 플리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노아와 관계 속에 힘들어하는 플리,
플리말고 다른 사람과 웃고 있는 노아,
모든 것들이 대조되어 은호에게 분노로 다가왔다.

'플리 혼자 두고 저게 뭐 하는 거야...'
'플리가 알면 상처받을 텐데...'
은호는 가까스로 분노를 억누르며
크게 한숨을 내뱉었다.
"후....."
** 대학원 연구실 **
"아... 영어 좀 공부해놓을걸!!"
플리는 곧 있을 논문 초록 발표를 준비 중이다.
영어 번역본까지 준비해야 해서 골치가 아팠다.
( * 논문 초록: 논문의 내용을 요약한 짧은 글 * )
"뭐... 어쩌겠어... 학회 분들 다 오시니까"
"해내야지! 잘해야지!! 으갸갹"
플리는 머리를 헝클어뜨렸다.
그러다 은호가 번뜩 떠올랐다.
"아! 도은호!"
"은호 영어 잘하니까 도와달라고 해야겠다!!"
플리는 바로 메신저 앱을 열었다.
최상단에 고정된 노아를 보고 멈칫했다.
"아... 연락 안 한 지 좀 됐구나..."
매번 먼저 연락했던 플리지만,
이번엔 먼저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진짜 아무 연락도 없냐..."
"서운하게..."
플리는 중얼거리며 손끝으로
노아의 이름을 넘기고 은호를 눌렀다.
채팅방에서 주고 받은 사진들을 보며
은호와 같이 보냈던 크리스마스가 떠올랐다.
플리는 본인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다.
"나... 왜 이러지?"
플리는 느끼지 말아야 할 감정이 피어오르자,
곧바로 표정을 굳혔다.
더 이상 선을 넘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쓰려던 문자를 다 지워버렸다.
울렁이는 마음을 눌러 담은 채,
플리는 논문 초록 번역에 다시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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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왓치미쀼뀨입니다!
요즘 날씨가 너무 덥더라구요ㅠㅠㅠ
다들 몸조심하세요!!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응원과 댓글 부탁드려용❤️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민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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