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본 숙소는
난장판이었다.
“하… 이게 뭐야…”
구겨진 종이컵, 과자봉지, 술병 등등
나는 짧은 한숨을 내쉬고
조용히 치우기 시작했다.
“선배 뭐해요?”
봉구가 잠이 덜 깬 얼굴로
나에게 다가와 물었다.
청소하는 나를 보더니 봉구도
쓰레기봉투를 집어 들었다.
“저도 도울게요”
그렇게 봉구와 나는 모아 놓은 쓰레기를 들고
분리수거장으로 향했다.
거의 다 도착했을 때,
찰칵.
나는 카메라 플래시에 놀라 몸을 움츠렸다.
눈을 떴을 땐 노아 오빠가 카메라를
들고 서 있었다.
“아… 미안 풍경 찍다가 그만…”
오빠는 미안한지 머쓱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그런 오빠의 모습에 의아함을 느꼈다.
왜냐하면 오빠는 사진 찍거나, 찍히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어젯밤 ‘찰칵’ 소리가 생각났다.
‘설마… 어젯밤 그것도…?'
“혹시 어제...”
“선배! 분리수거장 저쪽 맞죠?”
봉구의 부름에 나는 오빠를 향해
피어오르던 의심을 거두었다.
“어? 응응 거기 맞아”
나는 오빠에게 있던 시선을
봉구에게 옮기며 말했다.
** 돌아가는 버스 안 **
나는 신입생들을 버스에 태우고
마지막으로 올라탔다.
올라타자마자 노아 오빠와
은호랑
동시에 눈이 마주쳤다.
둘 다 내가 옆에 앉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그렇지만, 나는 어제 오늘 일로 마음이 복잡해
혼자 구석진 곳으로 가서 앉았다.
** 학교 도착 **
학교에 도착해 버스에서
짐을 내리고 있을 때
노아 오빠가 다가왔다.
“플리야, 집까지 데려다줄게.”
“아니, 괜…”
“야, 김플리! 짐 다 챙겼으니까”
“얼른 타!”
은호는 나를 보고 소리쳤다.
나는 그런 은호를 힐끔 본 후
오빠에게 몸을 돌려 말을 이어갔다.
“고생했어. 먼저 가볼게.”
짧은 인사를 건네고
나는 바로 은호의 차에 올라탔다.
** 플리의 집 **
나는 집에 도착해 씻자마자
침대에 드러누웠다.
“아으… 힘들다”
몸은 힘들지만,
오랜만에 간 MT가 자꾸 생각났다.
아무 생각 없이 놀았던 것도,
둘러앉아 이야기하며 밥 먹은 것도,
은호의 얼굴도,

입술도…

…응? 나 방금 뭐래?
입술? 도은호 입술????
내가 미쳤나 봐
나는 두 손으로 내 뺨을
세게 때렸다.
정신 차려 김플리!!!
그거 착각이야!!! 술 때문이라고!!!
** 다음 날 학교 **
봉구는 학교에 가기 위해
지하철에 올라탔다.
노래를 들으려 폰을 켠 순간
학교 게시판 알림이 보였다.
눌러서 확인한 게시물 내용은 이러했다.
[ ㅇㅇ학과 ㄱㅍㄹ 바람피움 ]
님들 우리 학교 유명한 커플 있잖슴.
최근에 둘이 싸우고 헤어졌는데,
싸운 이유가 ㄱㅍㄹ가 바람피워서 헤어진거임.
그래 놓고 ㅎㄴㅇ한테 뒤집어씌우고 헤어진거임.
…
그리고 글 아래에는
여러 개의 증거 사진이 있었다.
플리 선배로 보이는 뒷모습과
누군지 알 수 없는 뒷모습만 있는 사진들이었다.

“뭐야?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지?”
“플리 선배가 얼마나 착한데 무슨 이딴 소문이;;”
나는 게시물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그냥 플리 선배를 공격하기 위한 글 같았다.
학교에 도착했을 땐
이미 그 소문이 쫙 퍼진 상태였다.
동아리 방에 거의 다 도착했을 때,
다시 게시물 알림이 울렸다.
[🔔아스테룸 핫게시물: ㄱㅍㄹ 바람 상대 사진 공개🔔]
“악!”
게시물을 눌러 확인하려 할 때
누군가 부딪혀 폰을 떨어뜨렸다.
“플리 선배?”
내 눈앞엔 사색이 된 얼굴로
넘어진 플리 선배가 있었다.
“선배, 괜찮으…”
내가 선배를 일으키려 하자
선배는 놀랐는지 뒤로 움찔했고,
이내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는 떨어뜨린 폰을 주워
동방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자마자 모두
플리 선배 소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야야, 채봉구 핫게 봄?”
“아니? 근데 그걸 믿어?”
“야, 봐봐 진짜 빼박임;”
“플리 선배 진짜 은호 형이랑 바람피웠다니까?”
친구가 보여준 게시물에는
플리 선배가 누군가와 다정히 웃는 모습,
서로 장난치는 모습 등이 있었다.
누가 봐도 연인 사이 같아 보였다.
“이게 무슨 은호 형이야;;”
“은호 형이랑 하나도…”
그때 사진 속 남자가 착용한
귀걸이가 보였다.
‘잠깐… 이거 어디서 많이 봤는데…”
익숙한 액세서리에 나는 사진을
확대하여 뚫어져라 봤다.
‘에이, 설마... 그럴 선배들이 아니야’
때마침 은호 형이 동방에 들어왔고,
나는 은호 형을 보자마자 충격에 빠졌다.
사진 속 남자의 귀걸이와
똑같은 것을 은호 형이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짜… 플리 선배랑 은호 형이 바람피운 거야…?’
아닐 거라고 생각했던 내 확신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
은호 뒷모습 사진에 귀걸이 합성했는데
자연스러운가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하민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