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니버스] 아.. 쫌 ㅜㅠ 마중 나오지 말랬지!

#8-5 아주머니(2)



"...그냥 앞으로 태형이에게 내가 어떤 의미로 남겨질지 
자신이 없어졌어요.."



나는 눈물이 터져나와서 말을 겨우 맺었다. 
아주머니는 우는 나에게 손수건을 내미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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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아줌마가 생각하기엔...

 니가 태형이에게 엄청 의미가 있으니까.. 
 널 드러내고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거 아닐까 
싶은데.... "


"..."



아주머니는 계속 울고 있는 나를 잠깐 기다려주셨다. 



"...여주에게 태형이가 방송에 나오고 활동하는 게 
 엄청 소중한가봐...?

그래서 너랑 멀어지더라도...

조금이라도 잘 할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인 것처럼 느껴져..." 


"... 맞는 것 같아요.. ㅠㅠ 

사실 너무 소중해요.. 정말로...

물론, 나를 좋아해주는 태형이도 너무 좋지만,
그동안 같이 애쓴 것들이 이제 빛을 보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았어요..

그런데.. 뭐랄까...??

이대로 계속 태형이 옆에 있어도 되는 걸까..
이상하게 불안해요..."



아주머니는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시더니,
나와 눈을 맞추셨다.



"여주야~ 내 얘기도 조금 해줄까..?

 나도 너네 아빠만나는 동안, 
 비슷한 마음을 느낀 적이 있었거든.."


"네... 앗.. 네?? 아빠랑요...??"


 
나는 급 아빠의 연애사 등장에 살짝 놀라서 
눈물이 쏙 들어갔다. 



"내가 석진씨 좋아했던 ...
 고백했을 때보다 훨씬 오래 전이었는데.. 

 그런데 연애할 생각이 없어보이셔서.. 
 친구처럼 이야기만 나누며,
 고백하지 않고 그냥 옆에서 보고만 있었거든..

 그런데 어느 순간 .. 
 주변에서 자꾸 연애를 하라고 한다며, 
 테니스 모임에 나가기 시작했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이렇다가 석진씨를 놓치겠다 싶어서 
 얼른 고백을 했었지 "


"악...!!!  정말요..?"



그 테니스 모임.. 그런 거였군!!

고등학교 때 잠깐 내가 주말에 독서실 가려고 일어나면, 
아빠가 모임 나간다며 이미 나가고 안 계셨다. 

잠시동안 아빠와 나의 아침을 앗아간 왠수ㅋㅋㅋ

우리아빠.. 나한테는 한동안 연애생각 없으시다더니... 
중간에 생각이 바뀌셨었구나... ㅜㅠ

그러고보니,
아빠가 테니스 모임을 안 나가기 시작했던 때부터 
연애를 했다치면.. 으아니!! 
아주머니랑 만나신 지 엄청 오래되었잖아..? ㅇ_ㅇ!!!!

그나저나, 아빠가 먼저 고백한 줄 알았는데..!!!



"사귀면서 석진씨 친구들도 소개해주시고..
한동안 서로의 친구도 같이 만나고 부담 없이 지냈는데,

어느날 석진씨가 승진하시면서 나도 주변 시선이 신경쓰이기 시작했었어. 

내 딴에는 당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너네 아빠가 막상 회사임원까지 되고 나니까, 
커피 만드는 여자랑 사귄다고 안 좋게 보면 어쩌나... 
걱정이 되기 시작하는 거야.  

그래서 가계에 오시는 회사 단골들에게 
사귀는 것을 숨길까도 하고, 

아예 다른 곳으로 옮기려고 알아도 보았어. 
근데 석진씨가 반대하더라고..?

부담이 커지면서 내가 거리를 두고 있던 어느날.. 
그만 만나야 할까.. 생각하던 그 때, 

진씨가 그러더라고...

주변 시선에 대한 건 자기몫이니까.. 
너무 마음 쓰지 말라고.. 
그냥 서로 좋아하는 마음 하나만 생각하자고.

하나둘 내려놓고 생각해보다보니 맞는 말이더라... 

로 좋아하는 게 중요한 거고 
함께 간다는 마음이 중요한 거지... 

석진씨가 출근길에 들릴 때, 
조잘조잘 이야기 나누는 것도 좋고, 
저녁때 시간 날 때 만나는 시간도 너무 소중하고..

그냥, 나도 여러가지 조건이나 시선보다는
매순간 주어지는 시간들에 집중하며 지내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거야.. 


너랑 태형이도,

서있는 자리가 조금 달라지고 모습이 달라지면 어때..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걸로 충분한 거, 아닐까..?"

 
좋아하는 마음이라...
사실... 맞다.... 우리 서로 마음은 그대로잖아..

그 말을 듣고 나니,
마음 속 한쪽 구석부터 천천히 풀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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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는 sns 컨텐츠 만드는 사람 혹은 가수이기 전에 
서로 사랑하는 사이인 거잖아. 

시귀는 자체가 

태형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는
태형이 스스로 선택한 몫인 것 같아..

너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필요가 있지만 
나머지는 태형이가 직접 선택하고 감당할 수 있게 해줘.. 

너도 여태껏 너의 방식으로 태형이를 뒷받침해주면서 사랑해준 것 처럼 태형이에게도 자기 방식대로 사랑할 기회를 줘야하는 것 같아... "


아주머니가 이야기하며 미소를 짓으시는데 
왠지 경험에서 나오는 여유가 느껴졌다. 


태형이가 나를 사랑할 기회라... 

아주머니 이야기를 듣고 나니, 
내 생각이 너무 멀리 나갔나 싶기도 하고..

음... 그래!
자신이 연애중인 것을 밝히고 말고에 대해서는 
태형이 몫..!

하지만, 그래도 오늘처럼 카메라 비추는 건, 
나랑 얘기 나누고 정했어야지..! 

그래 이건 만나서 얘기 나누자..

음... 내일....? 



"아주머니 얘기 듣고 나니까... 
 마음이 약간 편해지는 것 같아요! 
 
이야기 정말 감사해요~~"


"도움이 된 것 같아 다행이네~ 
 내 긴 얘기 들어줘서 나도 고마워~^^ "



우리는 벤치에서 일어났다. 

"여주야, 그럼 나 들어갈께~ 
 
다음에 더 이야기 나눠도 좋구... 

너 늦게 들어가면 석진씨가 얼마나 걱정하는 줄 아니...?
그러니까 어여 들어가~" 



아주머니는 곧 주차장으로 떠나셨다. 
멀리서 자동차에 시동이 걸리고 주차장을 떠나는 모습이
보였다. 

.   .   .


그런데.. 집에 돌아가던 그 순간 긴장이 풀어져서 그런가 술기운이 확~~갑자기 올라오는데..... 


집에 오자마자 신발 내팽게 치고, 
화장실로 뛰어갔음 ㅋㅋㅋㅋ


"김여주, 너 괜찮아..??"



등 뒤로 아빠의 목소리가 들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ㅜㅠㅠ

웨에에엑...

흑장미는 이제 당분간 보류다... 
김태형, 너가 이제 니 몫 감당해라... 
ㅋㅋㅋㅋ ㅜㅠㅜㅠㅠㅠ

아씨 오늘 김태형 진짜 왠지 미웡 ㅜㅠ
울고났더니 속은 시원한데 너 진짜!!!

토하면서 변기통 안고 있다가 
기여코 아빠한테 등짝 한 대 맞았고야 말았다..


여기까지가 어제 기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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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야기는 작가의 머릿 속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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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머릿속에 지진정 (2022)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