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늑대가 찾아왔다

어느날 늑대가 찾아왔다_16

어느날 늑대가 찾아왔다_16










w.노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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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앞의 풍경은 아름답기 그지 없었다
바람을 따라 흩날리는 벚꽃들과
연홍빛 꽃들을 밝게 비추어주는 커다란 달빛

바람의 향은 덧없이 향기로웠고
무언의 쓸쓸함을 담고 있으니
찬란하고도 외로이 보였다



"예쁘지?"



윤기는 내게 말을 건다



구름에 가려진 달빛이 드리우며 그의 얼굴이 보인다
민윤기의 하얀 얼굴은 저 달과 비슷했고
그의 얼굴에 있는 선홍빛의 생기들은 저 벚꽃과도 같았다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게 참 많아"



윤기는 발걸음을 앞장 서 먼저 나선다



탁ㅡ



윤기가 박수를 살짝 치자 빽빽히 껴있던 안개들이 걷히고
맑은 물로 흐르는 강과 그 위에 커다란 다리가 보인다



"따라와"



윤기를 따라 가니 펼쳐지는 풍경은
안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갈 수록 아름다웠다



"그 손에 가면
금잔이가 준거 맞지?"



'금잔'
내 옛친구의 이름이다
가면을 만들어준 장본인이자
나를 위해 죽어준 소중한 친구

그 아이를 민윤기가 어떻게 알까



"어떻게 아냐는 표정이네
너 기억 안 나?"



기억...곰곰히 생각해 과거를 돌아보니, 아
민윤기가 금잔이의 연인이다

스무살이 되기 전 떠나야한다며 돌연 떠나버린



"너...너가 걔야?!"



온 몸에 소름이 돋아 팔을 문지르며 말하자
윤기는 웃음을 터뜨린다



"하하...아무튼 용건은
금잔이, 다른 마을로 갔어?"



아무리 특이한 힘을 가지고 있다 해도
사람이 죽은 것은 모르는듯 하다



"금잔이...그 산적들..."



내가 미처 말을 이으지 못하자 윤기는 내 표정을 읽곤
깨달았다는듯 고개를 푹 숙인다



"내가...안 떠났더라면"



윤기는 뭐라 말할 수 없는 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혼자 휙 가버린다



"야 같이 가!"



윤기를 따라가려하니 함께 따라오던 비서로 보이는
자가 내 앞을 가로 막곤 싱긋 웃는다

저 미소의 의미
잠시 혼자 있게 내버려두라는 의미겠지



두어번 고개를 끄덕이곤 달빛 아래 커다란 벚꽃 나무에 앉는다



"벚꽃 나무 아래 앉으니...
옛 생각이 나네"



저 너머 넓은 꽃밭에는 금잔화가 가득 피어있었다



"민윤기도 생각보다 낭만적이네"



봄 바람과 함께 날아오는 꽃내음
달의 빛은 하얗지만 부모님의 품처럼 따스한
달빛에 그 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흔들 흔들ㅡ



"일어나"



잠들어있던 날 윤기가 깨워준다



"우리 마을 소개시켜줄게"



대충 시간은 한 시간 정도 흐른 듯 싶다
내 몸에는 얇은 가죽이 걸쳐져있었다



"그래 좋아!"



아름다운 풍경에 태형이 날 기다리고 있단
사실도 망각한 채 윤기의 뒤를 따라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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