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늑대가 찾아왔다

어느날 늑대가 찾아왔다_19

어느날 늑대가 찾아왔다_19










w.노란불










"붉은 달..."



이들이 가려한 목적지에 도착한것인지 발걸음을 멈춘다
고개를 들어 바라 본 곳은 다름 아닌 내 집이였다



"금방 따라왔군"



마을을 둘러보고 온듯한 윤기의 모습
천천히 걸어오며 말을 건낸다



"네 집 안에 김태형이 있다"



저 문 너머에 태형이 있다

문을 다급하게 열고 들어가려 하니 윤기가 막아선다



"뭐하는거야? 달 안 보여?"



윤기는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말 한다



"보름달이긴 하지만, 다행히 그리 붉진 않아"



윤기는 나를 말의 뒤로 밀어내더니 허리춤에서 칼을 꺼내든다
대문에 손을 얹고 눈을 감더니 이내 숨을 흡 들이쉬곤
발로 쾅 차버린다



문이 열리자 언제 함께 온것인지 모를
여러 마리의 숫사슴들이 앞장 서 들어간다

사슴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덩치를 가졌고
그 덩치에 알맞게 뿔의 크기 또한 매우 커다랬다

태형이 있는 방을 포위하듯이 사슴들이 뿔을 들이밀곤
둘러싼다



"김태형, 얼른 나와"



윤기는 그 사슴들 사이로 천천히 걸어가
문 앞에 다가선다



"용케도 사람들은 안 죽였더군"



"..."



"이제 사람 고기는 질린건가?"



"..."



"아니면..."



윤기는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본다



"저 자 때문에
그들과 잔정이라도..."



윤기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태형이 방에서 뛰쳐나온다

사람의 모습이 아닌
늑대의 모습으로



그의 눈은 저 달빛처럼 붉게 물들어 있었다



뿔을 들이미는 사슴들에 윤기는 손짓으로 그들을 다시
산으로 보내곤 또 한 번 한숨을 푹 쉰다



"얘를 늦게까지 붙잡고 있던건 미안하다
잠시 들떴었군"



우릴 향한 윤기의 까딱거리는 손짓에
말은 내 등을 떠밀며 윤기의 옆으로 보낸다



"보다시피 상처는 없다
물을게 있어서 동행한 것, 그 뿐"



윤기는 내 손목을 잡아채 태형에게 밀어낸다



"아...!"



"이제 더이상 이 자의 이용가치는 없다
...옛 뛰어놀던 때를 생각 해 죽이지는 않겠어
그리고, 다시는 보고싶지 않군 김태형"



윤기는 몸을 돌려 돌아가려 하다 우뚝 멈춘다
다시 내게 다가와 조용히 속삭인다



"이 가면은 잘 받도록 하겠지
가면 값은 이 다음에 은혜로 갚겠다"



언제 가져갔는지 모를 가면을 흔들며 나가려던 그때



풀썩ㅡ



바깥에 서있던 말이 누군가에 의해
힘 없이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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