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늑대가 찾아왔다_26
w.노란불
태형에게 맞서기 위해 달려나간 저 자들은 붉은 피를 흘리며 하나 둘 씩 쓰러졌고 그들을 물어가며 태형은 서서히 내게 다가섰다.
붉은 달빛은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았지만 희생 된 저 자들의 피가 이 땅을 이 공기를 이 산을 붉게 물들었다.
"김태형,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지 마"
태형은 내 앞에 서 으르릉 거린다.
그러곤 내게 곧장 달려들었지만 호석의 위에 올라 타 있는 상태였기에 내가 아닌 호석이 저 이빨에 물렸다.
호석은 괴로워하며 발버둥쳤고 그의 입을 떼어내기 위해 발로 세게 차자 태형은 낑ㅡ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호석은 사람으로 변하더니 내 앞을 지키려했고 그와 동시에 쓰러졌다.
아마 피를 많이 흘려 기절한 것이겠지
태형과 나는 서로 마주보며 서로에게 날을 겨누며 그저 말 없이 서있을 뿐이다.
태형은 날카로운 이를 드러냈지만 그의 눈에는 알 수 없는 슬픔이 공존해 있다.
태형은 큰 몸을 빠르게 움직이며 달려든다.
몸을 뒤로 빼 피하려 했지만 그의 날카로운 발에 눈이 긁히는 것이 아닌 거의 찢기듯이 상처를 입는다.
얼굴에서 피가 흐르며 시야가 흐려지는 것이 느껴진다.
"너 진짜••• 후회할 짓 하지 마라고•••"
난 이 검으로 태형을 베고싶지 않다.
나의 동생과도 같았던 태형이기에
붉은 달을 가려주던 저 거무튀튀한 구름들이 갈라지며 밤이라고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밝은 빛이 내려온다.
그 빛들을 타고 함께 내려오는 저 자는 본인을 산신이라 칭하는 자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기에 내려와봤더니 이 대체 무슨•••"
그는 어이가 없는지 실소를 터뜨린다.
"이봐 민윤기, 내가 그러라고 힘을 빌려준 것이 아닐건데"
석진은 나와 태형의 사이에 서 이야기한다.
가만히 서있는 석진에 태형은 곧장 석진에게 달려들지만 그의 손짓 한 번에 땅 속에서 굵은 뿌리들이 나와 태형을 붙잡는다.
"이 아이는••• 죽이는 것이 좋을 듯 싶군"
석진은 뿌리들을 점점 더 조이며 그를 터트리려 한다.
"잠, 잠시•••!"
내 다급하게 말리자 석진은 또 무슨 이야기냐는 듯 귀찮은 표정을 짓는다.
"제가 보호 관찰을 하겠습니다."
"보호 관찰이라니? 죽이지 않고?"
석진은 어이 없음을 넘어서 화가 난 표정으로 나를 노려본다.
"저 무식한 자는 너의 부하들을 모두 죽였어. 내가 안 왔다면 무고한 인간들의 목숨에도 관여를 하였겠지"
"제가 대책을 빨리 준비하지 못한 탓입니다."
"너 또한 미련하구나"
석진은 나의 말을 무시하고 그를 죽이려 든다.
털썩ㅡ
"천하의 민윤기가 고작 늑대 한 마리에 무릎을 꿇다니"
난 태형을 살리기 위해 자존심을 버리곤 무릎을 꿇었다.
석진은 나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태형을 기절시키곤 그의 속박을 풀어낸다.
"좋아 살려두지 그 대신 조건이 있다."
"•••무엇인가요?"
"이 자는 너가 아닌 요 산과 가장 가까이 사는 자에게 주도권을 넘기겠다."
"주도권•••?"
"이 자는 자연스레 그에게 다가서게 되어있으며 아마 늑대이니••• 충성심도 엄청나겠군"
"하지만 인간은 위험합니다. 자칫하다 죽임을 당하면•••"
"마침 가장 가까이에 한 여성이 살고 있군"
석진이 허공에다 손짓을 휙 하자 구름들은 모두 걷히고 달빛은 원래대로 돌아온다. 태형은 피투성이인 늑대의 모습에서 사람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 여자는••• 너와도 인연이 닿았던 자군"
"혹시 금•••"
"그 자는 아니다. 오, 그 자의 오랜 옛 친구로구나"
석진은 흥미롭다는 듯 웃더니 아 시간이 늦었군 하며 연기와 함께 사라진다.
그로부터 한 시간 정도가 흘렀을까. 태형은 쓰러져있다 영문도 모르는 표정으로 깨어나 주변을 살핀다.
눈가에서 피가 흐르는 내 모습, 주변에는 모두 죽어있는 자신의 동료들, 어깨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있는 호석
그의 눈에 비친 상황들이다.
"이게 무슨 일이야•••? 누가 침략하기라도 한 거야?"
태형은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내게 묻는다.
"당장 이 산에서 나가."
태형은 나의 말에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반문한다.
"무슨 일인건데 대체, 설마 내가 다 한 짓이야?"
아무 대답도 없는 나의 반응에 태형은 아•••하곤 탄식을 내뱉는다.
원망스럽게 바라보는 나의 눈빛에 태형은 지레 겁을 먹는다.
"
그러곤 아무 말 없이 이 산을 조용히 빠져나갈 뿐이였다.
_과거 이야기 끝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