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늑대가 찾아왔다_34
w.노란불
"안녕 아가씨?"
순식간에 내 뒤로 다가온 인기척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황급히 몸을 돌려 막아보려 하지만
그의 손이 더 빨랐다.
"무슨•••"
그는 재빠르게 나를 붙잡았고 단단한 줄에 결박이 되어 움직일 수 없었다.
이 개놈자식의 얼굴이라도 보자는 생각에 최대한 고개를 틀어 그를 본다.

"그렇게 쳐다보면 부끄러운데?"
부드러우면서도 차갑게 생긴 그는 다정하지만 서늘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생각보다 잘생겼는데? 이런 사람이라면
그냥 잡혀가는거도•••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다.
나는 이 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기에
아니 생각해보니 참 억울하다. 난 불과 10분 전에 태형에게 청혼을 받았는데
억울하게 죽을 순 없지
아직 묶이지 않은 발
있는 힘껏 그의 복부를 걷어찬다.
"윽ㅡ"
그가 배를 쥐어잡고 있는 사이
동굴을 빠르게 뛰쳐 나간다.
"김태형!"
이미 묶여버린 팔
아직까진 자유로운 다리로 이곳 저곳을 뛰어다니며
태형의 이름을 불러보지만•••
당연히 들릴 리가 없다.
묶여버린 팔에 중심 잡기가 어려워 앞으로 고꾸라 넘어지려는 그때
"워 워 그렇게 뛰면 위험해요~"
아까 그 남자가 나의 허리를 붙들어 중심을 잡아준다.
"허억ㅡ!"
성급히 몸을 피해보려 하지만 힘이 생각보다 강하다.
"전정국 그새끼는 얌전하다면서•••
힘만 더럽게 세네"
그는 정국이라는 자의 이름을 입에 담으며 중얼거린다.
몸부림치는 나의 움직임과 함께 흔들리는 저 목걸이
목걸이에 적혀있는 한자를 자세히 보니 이 자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명살군'
쉽게는 명살이라고도 부른다.
명살군이라 함은•••
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는 군사조직이며
매우 잔인하고도 비밀리에 움직이는 자들이다.
전정국이라는 자가 포함 된 군사조직을 이 곳에 보낸 것도 모잘라
명살군까지 보내다니••• 그런데 이 자가 진실로 명살군이라면
내가 아니라 태형이나 윤기를 잡으러 가야 했을 터
왜 나에게 온 것이지?
"조용~히 갑시다?"
그 이유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저번에 한 번 왔었을 때 태형이 끔찍이도 나를 지키는 것을 보고
그것을 역이용하려 한 것이 틀림없다.
• • •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이 자에게 들쳐져
끌려간지 30분째
태형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윤기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석진은 산신들과 화해를 하기 위해 올라간걸로 알고있고
이 자는 나를 들고도 아무렇지 않게 잘 달려간다.
얼마나 달렸을까
저 멀리에선 횃불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설마 태형 혹은 윤기일까 기대를 품고 바라봤지만•••
정국과 그의 군사들이었다.
나는 그렇게 또 한 번 끌려가게 되었다.
이번에는 치졸한 마차로•••
마차 안에서 내내 심도 깊은 고민을 하고
여럿 상황들을 돌려본 결과
난 정말로 좆됐다.
좆됐음이 틀림 없다.
ㅡ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