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
_내 말 듣고 있어…?
_어. 계속 얘기해.
말과 행동이 따로다. 내 말을 듣고있다 말하지만
그 어떤 반응도 없고 그저 핸드폰만 보기 바쁜 너.
_….어느새 가을이네. 우리 작년 이맘때 쯤 처음
만났었잖아. 기억나?
_아, 잠시만. 전화 좀 받고 올게.
넌 날 혼자 둔 채 카페 밖을 나갔다. 네가 있던 자리는
여전히 따듯해 보였다. 창문으로 고개를 돌려 바깥
풍경을 보았다. 약간 먹구름 낀 하늘과 바람에 힘없이
흩날리는 낙엽들. 그 사이에서 나무에 겨우 붙어있는
나뭇잎 하나. 우리의 관계를 보는 듯 하다.
저 위태로운 나뭇잎이
우리를 보는것만 같다.
_아, 미안미안. 친구가 어디냐고 전화해서.
_그렇구나... 이거 다 마시면 영화보러 안갈래?
저녁에 시간 돼?
_아…. 안될것 같은데. 곧 친구 알바하는데
가기로 했어.
가을하늘처럼 공허한 우리 사이. 예전과는 다른 모호한
차이다. 과거의 너라면 분명 나를 선택했을텐데.
네 맘이 멀어지는 것 같은건 더이상 기분탓이 아닐거야.
_있잖아. 기분 나쁘게 듣지 않았으면 좋겠어.
요즘 네가 날 대하는 태도가 전과 많이 달라진 듯
해서… 혹시라도 내가 뭘 잘못했다던가-.
_그 얘긴 얼마전에 했잖아. 왜 혼자서 그래? 왜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는거야.
어느새 차가워진 말투와 표정. 우리의 관계가 시들어
가는게 보인다. 타이밍 나쁘게 울리는 네 핸드폰. 겉옷과 가방, 핸드폰을 챙기고 나중에 얘기하자는 말만
남긴 채 넌 카페를 나갔다. 누가봐도 헤어진 연인같이
보였을 우리다.
_내 눈을 마주치는 너를 원하는게….
나를 원하는 너를 원하는게…. 너무 큰 욕심인거야…?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난 네 맘이 멀어져가는 걸
잡을 수 없다. 다시 시선을 창문 밖 나뭇잎에 두었다.
곧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겨우 매달려있던 나뭇잎도
다른 낙엽들과 함께 힘없이 떨어졌다.
•••
_우리 300일 기념으로 뭐 할까?
_글쎄? 100일 기념일, 200일 기념일을 보내고 300일 기념을 맞이하니까… 뭔가가 새롭다.
_나도. 웬만한건 지난 기념일날 했고…. 아! 여행갈까?
_오, 좋은생각이다! 우리 항상 당일치기로 갔다
왔으니까 이번엔 1박 2일로 갔다오자!
•••
우리의 길 위에 있는 모든 게 아름다웠다. 하지만 이젠
시들어진 추억들이 낙엽처럼 굴러다니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모든 낙엽이 떨어지 듯이, 영원할 듯 하던 모든
게 떨어진다. 왜 난 아직도 너를 포기하지 못하는걸까.
시들어진 추억을 붙잡고 있는게 욕심인걸까.
지는 계절을 되돌리려 하는게
정말 욕심인걸까.
_정말 모르겠어, 이젠….
눈물을 닦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섰다. 외로운
품을 찬 바람이 타고 들어왔다. 그와 동시에 복잡한
생각이 사라지고 초연해진 마음속에 고요가 찾아오는
듯 했다. 길을 걷다보니 보이는, 다른 나무에 힘없이 매달려있는 또 다른 나뭇잎 하나. 저 아이도 곧 멀어지겠지.
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네가 떨어지고
쓰러지지 않았으면 하는 우리가 쓰러지듯
멀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저 나뭇잎도
멀리멀리 가겠지.
_ㅎ… 이때 정말 좋았는데….
시린 손으로 핸드폰을 꺼내 습관처럼 보는 그때의 너와
나. 처음 1박 2일로 여행 간 우리는 아름다웠다.
그렇게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추억속에서 난 또 어려진다.
우리의 사랑이 시들고
낙엽이 눈물처럼 내릴때까지

고엽
보기만 해도 가슴이 웅장해지는 듯한 화양연화,,,
가사가 정말 시적이고 마음을 울리죠. 별다른 말을
추가하지 않고 그대로 가사를 적기도 했어요! 역시
가사가 진국인 고엽,,
윤기의 저작권이라고도 불렸었죠!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을 윤기로 하고 싶었으나,,, 멀어지는 관계가 두려워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하염없이 슬퍼하면서도 지난 추억에 홀로 행복해하는 성격이어야 하기 때문에 기각ㅠㅠ
결과적으로 정해진 남주가 없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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