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
_얘…! 어딜 급히 달려가는거야?
소년의 말을 무시하고 뛰어가는 소녀. 소년은 앉아
있던 자리를 박차고 소녀의 곁으로 뛰어간다.
_어딜 이렇게 뛰어서 가는거야?
_꿈의 낙원으로 가고있어.
_꿈의 낙원?
_응. 그곳으로 가면, 꿈을 찾을 수 있대.
_꿈…? 네가 찾으면 되잖아.
_내가 스스로 찾을 수 있었다면, 지금 이렇게 이상한
애를 만나, 낙원을 향해 뛰어가고 있진 않겠지.
소녀의 말을 끝으로 둘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잠시 후,조금 거칠어진 숨소리와 함께 소년이 물었다.
_그래서, 그 낙원이란 곳은 어디있는데?
_그건….
_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는 채 뛰는건, 너무하지
않아? 좀 쉬었다 가자. 마침 저기에 나무가 있네.
_아니야. 쉬면, 다른 사람들한테, 추월 당할거야.
_바보.
소년은 숨을 가파르게 내쉬는 소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숨이 턱까지 넘칠땐 쉬어야한다고. 그게 필요
하다고. 소녀는 그에게 이끌려 따가운 햇살을 피할
나무그늘 아래로 들어갔다.
_아무 풍경 없는 이곳을 쉬지 않고 마냥 뛰어가면 금방
지쳐. 자, 마셔.
소년은 자신이 챙겨왔던 물을 건네준 다음 앉아있는
소녀의 곁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러곤 숨을 몰아쉬는
소녀에게 물었다.
_꿈을 스스로 가져본 적도 없어…?
_….있지. 왜 없겠어. 다만, 내 꿈을 세상이 싫어했을
뿐이야. 그런게 꿈이 될수는 없다고, 꿈은 크게 꿔야
한다고, 말로 매맞았었어. 그래서 남들이 꿈을 찾기 위해
가는 낙원에 가고 있었고.
_힘들었겠네….
_응. 좀 힘들었어. 꿈을 꾸는게 두려워졌고 그냥
이렇게 살아가는게, 살아남는게 내 작은 꿈인데…. 꿈을
꾸는게, 숨을 쉬는게 때론 버거워.
_네 잘못이 아니라는거 알잖아. 세상은 우리에게 꿈을
꾸는 방법을 알려주지 않았어.
_알아. 그래서 억울하지만 뭐, 어쩌겠어. 세상이
원하는대로 낙원을 찾아가야지.
_하지만 그 낙원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잖아.
_맞아…. 그래서 그냥 무작정 뛰고 있었어. 남들이
그러는 것처럼.
_….너 또한 신호탄에 맞춰서 뛰기 시작했구나.
_뭐?
소녀는 소년을 쳐다봤지만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소녀는 잠시 숨을 들이쉰 다음 벌떡 일어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 다음, 소년에게 마저 뛰자고 말했다.
소년은 소녀를 바라보다가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났다.
_있잖아, 난 여기까지만 뛸게.
다시 출발한 뒤, 오랫동안의 침묵을 깨고 소년이 말했다. 소녀는 뜀박질을 멈추고 숨을 몰아쉬며 소년에게 말했다.
_여기서 포기하면 안 돼! 지금까지 온 길이 아깝지 않아? 너도 나와 함께 낙원을 찾고 꿈을 찾자…!
_이건 어리석은 경주야.
_뭐…?
_낙원을 찾으면 꿈을 찾을 수 있다고? 물론 그렇게
약속했겠지. 하지만 진짜 세상은 약속과는 달라. 진짜
세상에서 우린 그저 달리고 밟을 뿐이야.
_….
_물론 네가 지금까지 뛰어왔던 길을 무시하는게
아니야. 짧은 시간이었지만 네가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노력해왔는지 알것 같아. 하지만 이젠…. 이 어리석은
경주를 끝내야할 때야.
_아냐…. 난 꿈을 찾아야해…. 낙원을 찾아야한다고….
_막말로 꿈이 없으면 뭐 어때? 다 꾸는 꿈 따위 없으면
어떠냐구. 네 말대로 그냥 이렇게 살아가면 되지, 뭐가
문제야? 지금 우리에게 꿈은 그저 짐일 뿐이야.
_그리고 꿈은 여러 이름으로 불릴 수 있어. 가령, 그냥
먹고 자는거. 또는 아무것도 안하는데 돈이 많은거. 이런
것들 말이야. 우리가 어젯밤 침대에서 꾼 꿈을
‘꿈’이라고도 부르는데 뭐.
_하, 하지만…. 뛰어왔던 길을 되돌아갈 자신이 없어….
소녀의 울먹거림에 소년은 그녀의 손을 따스하게 잡아
주었다. 그리고 진정할 수 있도록 손등을 천천히 쓰다
듬어 주었다. 소녀가 그와 눈을 마주치자 소년은
웃으며 말했다.
_지금까지 왔던 길을 되돌아가자는 게 아니야. 그냥,
행복을 느낄 네 순간들이 있다면 멈춰서도 된다고,
뭐가 크건 작던 너는 너라는걸 말해주고 싶었어.
지금까지 마음껏 쉬지도 못하고 달려만 왔잖아.
_이제부터라도 이 어리석은 경주를 끝내고, 조금만
여유롭게 걸어봐. 힘들면 쉬고 앞으로 어떻게 지낼지
생각하면서, 너만의 시간을 가져봐.
네가 내뱉은 모든 호흡, 너를 이루는 모든 언어는
네가 찾던 낙원이 아닌 ‘진짜’ 낙원에 있을테니까
소년은 소녀가 저멀리 작은 언덕을 넘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멀어지면서도 중간중간 뒤를
돌아 그를 향해 손을 흔들던 소녀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소년은 그제야 흔들던 손을 내렸다.
_자, 이제….

_또 다른 아이를 찾으러 가야겠다.

낙원
“너를 이루는 모든 언어는 이미 낙원에”라는 가사가
너무 좋았어요. 딱 여러 음이 쌓이면서 다같이 부르는
듯한 느낌도 나고요🥰
삶을 살다보니 꿈이 없으면 내가 살아가는 이유나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기 힘들지만 때로는 미래를 위한다는그 꿈이 현재의 내겐 짐이 되는것 같다고도 아주 가끔은 느낀답니다😂
이야기 안에서 소년의 역할은 꿈을 찾기 위해 낙원을
찾아 해매는 여러 소년, 소녀들에게 자신의 삶을
걷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쉽게 소년의 모습을 하지만 원래는 사진 속
저 모습이라는거,,
사진을 넣고 싶어서 어떤 사진을 넣을까 고민했는데
결국엔 저 사진으로,,,ㅎㅎ
오타 발견시 댓글 달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