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 사람 심장이 이렇게 뛸 수 있나? “
밖은 아직 추웠지만, 지민의 마음은 한여름에 높게 떠있는 태양처럼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지민의 귀와 얼굴은 달아올라있었고,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그러다 문득 가연의 눈물이 생각났고, 인화한 사진이 궁금해졌다.
“ 무슨 일 있는 건가… “
지민은 가연이 인화한 사진을 조심스레 보았고, 거기에는 잘생기고 비율 좋은 남자의 사진만 가득했다. 같은 남자인 지민이 보고도 감탄이 나올 정도였고, 보자마자 남친이란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 남친인가 보네… 잘 어울린다. “
“ 쓸데없이… 잘생겼어. “
지민은 사진을 보며 괜한 자괴감과 열등감이 들었고, 애꿎은 자기 머리만 때릴 뿐이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란 쉽게 변하지 않았고, 포기하려고 해도 가연이 보고 싶은 건 어쩔 수 없었다.
“ 이름도… 번호도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이 남자를 이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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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 손님을 기다리며 작업을 하던 인화소에 손님 한 명이 들어왔다. 그 손님은 다름 아닌 가연이었고, 지쳐있던 지민의 몸은 가연이 들어오자 벌떡 일어나 가연을 반겼다.
“ 어…! 어서 오세요!! “
“ 안녕하세요. “
“ 또 왔네요, 역시… 기다리고 있었어요. “
“ 저를… 요? “
“ 네, 오늘도 인화하러 온 거예요?
“ 아니요, 오늘은 그냥… 질문 들으러? “
“ 아, 질문… “
“ 질문이 뭐예요? 진짜 궁금했어요. “
“ 일단 앉아요, 춥죠? 핫초코 줄까요? “
“ 음… 좋아요! “
“ 앉아서 조금만 기다려요. “

지민은 밖에서 추웠을 가연을 위해 핫초코를 준비했고, 가연은 싱긋 웃으며 차가운 몸을 뜨거운 핫초코로 조금씩 녹였다.
“ 그래서 질문이 뭐예요? “
“ 사진 속에 있던 남자… 남자친구예요? “
“ … 아. “
“ 어… 불편하면 말 안 하셔도 돼요! “
“ 남친… 이었죠. “
“ 이제는 아니에요. “
“ 이제 아니라는 건… “
“ 헤어졌어요… 며칠 전에. “
“ … 왜냐고 물어보면, 실례겠죠? “
“ 실례는 아닌데… 나중에, 나중에 알려줄게요. “
“ 나중에 또 만나겠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
“ 하하… 우리 그러고보니 통성명도 안 했네요. “

“ 저는 박지민이에요. “
“ 저는… 진가연이요. “
“ 이름 예쁘네요. “
“ 고마워요. “
“ 음… 저 또 질문 있는데. “
“ 뭔데요? “
“ 전 남친 사진은… 왜 인화한 거예요? “
W. 뷔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