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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 아···!
━ 아, 죄송합니다.
길 가다 모르는 남자와 부딪혔다. 그래서 내 가방이 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 가방에 있던 물건들이 다 쏟아졌다. 그 남자는 죄송하다며 쏟아진 물건을 다시 가방에 차곡차곡 넣어 나에게 가방을 내밀었다.
━ 어디 망가진 물건은 없으신가요?
━ 아··· 없는 거 같아요!
━ 죄송해요.
━ 아니에요.
끝까지 어디 망가진 물건은 없는지 걱정을 하며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 남자 정말 다정한 것 같다.
━ 그럼 실례 많았습니다.
━ ㅈ, 저···!
━ 네?
━ 아··· 아니에요. 가세요.

━ 네, 그럼.
그 남자는 내게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짧게 내려 인사를 하고는 가던 길을 갔다. 사실 가려던 그 남자를 다시 부른 이유는 아마 첫눈에 반한 것 같다. 다정하고 미소 짓는 게 예쁜 그 남자면 내가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용기가 나지를 않았다. 그렇게 용기를 내어보지 못하고 그 남자를 보냈다. 정말 후회한다. 번호라도 따볼걸···.
━ 이 바보···. 그렇게 좋은 남자를 이렇게 놓치냐···.
나는 주먹으로 머리를 ‘콩’하고 치고는 정말 많이 후회했다. 그렇게 후회로만 남은 채 가던 길인 대학교 무용과로 향했다.
━ 박여주!
━ 이하라!
이하라는 우리 무용과 중 나와 제일 친한 친구이다. 무용과로 들어서서 만난 우리는 인사를 나눴다. 우리는 무용과에서 한국무용을 배우고 있다. 들어오자마자 우리는 옷을 갈아입고 몸을 풀며 대화를 나눴다.
━ 나 아까 되게 좋은 사람 만났다.
━ 오, 철벽 박여주 씨께서 드디어 운명의 짝을 찾으셨나?
그렇다. 나는 우리 과에서 철벽으로 가장 유명하다. 고백하는 사람마다 다 차니 철벽으로 유명할 수밖에. 그런 내가 정말 하라 말대로 운명의 짝을 찾았는데 그 운명을 놓쳐버렸으니.
━ 맞긴 한데, 놓쳤어.
━ 엥? 놓치다니?
━ 길 가다가 우연히 만난 사람인데 번호도 못 땄어.
━ 연애를 해봤어야 안 놓치지.
━ 나도 많이 후회 중이라고···.
━ 왜 어떤 사람이길래 네가 이렇게 좋아하는데?
━ 그냥··· 부딪혀서 내 가방에 있는 물건이 떨어졌는데 다 주워주고 미소짓고.
━ 떨어뜨렸는데 주워주는 건 당연한 거 아니야?
━ 그래도. 되게 다정했어. 게다가 얼굴도 잘생기고···.
━ 진짜 완전히 넘어갔네, 박여주. 아예 고백해버리지 그랬어?
━ 뭐 이미 지나간 일인데 어쩌겠어.
“수업 시작하자.”
━ 야, 이따 얘기하자.
그렇게 수업이 시작됐고 딴생각을 하지 않고 수업에만 열중했다. 그렇게 무용에 집중하다 보니 그 남자에 대한 생각은 조금 머릿속에서 빠져나갔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왔다.
━ 박여주, 밥 먹으러 가자.
━ 오늘은 네가 쏴라.
━ 알겠다. 하여간 이런 건 또 잘 안 까먹어요.
━ 얼른 가자. 배고파 죽겠다.

━ 와··· 오늘 낙지 볶음밥··· 맛있겠다.
━ 네가 맛없는 것도 있냐.
━ 맛없는 거 있지.
━ 뭔데.
━ 몰라 밥이나 먹자.
그렇게 한 큰술 숟가락으로 밥을 떠서 입에 넣었는데 우리 옆자리에 누가 앉았다.
━ 여기 앉아도 돼?
━ 어? 선배? 앉아요.
‘선배···?’
나는 옆을 봤다. 그런데 그 사람은 아까 나와 부딪혔던 그 다정한 남자, 그 사람이었다.
━ 어?!

━ 어?!
***
신작입니다! 이 작품은 회차가 다른 것들에 비해 짧을 수 있다는 점!!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고 또 찾아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