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9ㅣ동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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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
“내가 진짜 남자친구 해준다고.”
“… 장난 치지 마, 빨리 다른 곳 더 둘러 보자…!”
“치… 진심인데.”
“빨리 오기나 해, 나 먼저 가버린다?”
“아, 같이 가!”
아영은 지민이 장난 치는 줄로만 알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아니 어쩌면 알고 있는데 당황스러워서 말을 돌렸을지도.
“배고프다, 밥 부터 먹을래?”
“그래, 맛있는 곳 알아?”
“당연하지~ 내가 서울에서 몇 년을 살았는데.”
“좋아, 그럼 가자!”
아영과 지민은 새벽부터 일어나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맛집이라고 소문 난 식당으로 들어갔다. 심플하지만 반짝이는 조명과 세련 된 가구들, 맛있는 냄새가 지민과 아영을 반겼다.
“배고프다, 뭐 먹을까?”
“음…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추천 해줘.”
“… 어, 아영이 맞지?”
“뭐야…?”
“나 기억 안 나? 민다온!”
“아…”
“여기는 남자친구야?”
“어?”

“네, 아영이 남자친구입니다.”
“아… 안녕하세요, 아영이 중학교 동창 민다온이라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아 참, 너 고등학교 어디 다니지? 이 동네에 있어?”
“나 이사 갔는데.”
“진짜? 어디로?”
“아… 여기서 조금 멀어.”
“그렇구나… 아, 내가 데이트 너무 방해하고 있는 건가?”
“아니야, 뭐.”
“나는 친구랑 밥 먹으러 와서, 데이트 잘 하고 가!”
“응, 고마워.”
“아 민다온, 얼른 안 와?”
“미안, 너무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서.”
“대체 누구길래… 어?”

“혹시… 저 분이야?”
“응, 예쁘지?”
“응, 예쁘네… 남자친구도 잘생겼고.”

“아, 박지민… 너가 내 남자친구야?”
“왜, 내가 너 남자친구 해준다고~“
“뭐래 진짜, 아까부터.”
“나는 진심인데.”
“… 어?”
“진심이라고, 장난 아니고.”
“너는… 나 어떻게 생각해? 나는 너 좋아하는데…”
“…”
“나… 싫구나, 미안.”
“어? 아니 그런 게 아니라…”
“괜히 말 했나보네, 분위기만 어색해지게…”
“나 화장실 좀 다녀올게.”
아영은 지민에게 호감이 있는 상태였지만 지민을 이성으로 좋아하는지 친구로 좋아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대답이 망설여진 것이었다. 지민은 그거에 대해서 단단히 오해를 했고, 아영은 지민과 멀어지기 싫어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만 할 뿐이었다.
“아영아.”
“어?”
“혼자 뭐해? 남자친구 분은?”
“아,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온대.”
“아~ 나윤이도 화장실 갔는데 잘 됐다, 올 때까지 우리 얘기 좀 하자!”
“뭐… 그래.”
“너는 더 예뻐진 것 같아.”
“뭐래… 하여튼 얼굴도 예쁜데 말도 잘 해, 민다온.”
“너는 진짜 하나도 안 변한 것 같아.”
“음, 그런가?”
아영과 다온은 예전 일들을 떠올리며 짧지만 오랜만에 얘기를 나눴다. 학교 적응 하느라 고민도 많고 잘 웃지 않았던 아영이 다온 앞에서는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렇게 둘이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지민과 나윤이 화장실 쪽에서 함께 걸어왔다. 웃고 떠들며 오는 지민과 나윤에 해맑게 웃던 아영의 표정은 점점 굳어만 갔다. 그리고 아영은 느꼈다. 이게 질투라는 것을, 자기는 지민을 이성적으로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