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ㅣ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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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시만 조용히 해봐, 여보세요?”
지민이 살짝 낮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자 전화 너머로 예나의 목소리가 크게 들렸다. 지민은 꽤 큰 목소리에 당황한 듯 전화 소리를 줄였고, 아영은 지민에게 눈짓을 하며 소리를 올리라고 했다.
“지민아~ 뭐해?”
“아… 저 그냥 있어요, 선배.”
“나 잠 안 오는데… 나 잘 때까지만 전화 해줘.”
“네…?”
“아, 제발~ 나 불면증 때문에… 지민이 목소리 들으면 잠 잘 올 것 같단 말이야!”
“… 죄송해요 선배, 그건 안 될 것 같아요.”
“왜…? 지금 집에 혼자 있는 거 아니야?”
“네, 집도 아니고 혼자도 아니라서요.”
“누구랑 있는데? 혹시… 여자는 아니지?”
“여자면 어떡하실 건데요?”
“… 에이, 지민이가 여자랑 왜 있어~“
“저 여자랑 있어요, 이제 끊을게요 선배.”
예나가 할 말이 있는 듯 다급하게 지민을 불렀지만 지민이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었고, 아영은 지민의 전화를 못마땅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그 선배가 너한테 전화를 왜 해? 번호는 또 어떻게 아는 거야?”
“번호는 저번에 급한 일 때문에 교환 했는데…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네.”
“아, 짜증나…”

아영의 말과 귀여운 표정에 지민은 순간 소리 나게 웃었고, 아영은 살짝 숙였던 고개를 들며 지민을 쳐다보며 왜 웃냐 물었다.
“왜 웃어, 나 진지하거든?”
“귀여워서, 지금 질투하는 거 맞지?”
“… 아니거든, 사람 설레게 좀 하지마.”
“싫다면?”
“… 짜증나, 너.”
“헐, 나는 아영이 사랑하는데?”
“하여튼… 사람 설레게 하는 데는 선수라니까.”
“나 자러갈래, 심장 아파서 못 있겠어.”
“잘 자, 내 꿈 꾸고.”
“… 뭐, 생각해보고.”
“흠, 우리 아영이는 나한테 할 말 없으려나?”
“조용히 하고 자기나 해…!”
그렇게 아영과 지민은 서로의 침대에서 지민은 아영을 보고, 아영은 지민을 등진 채 잠을 청했다. 아영은 지민 때문에 잠이 오지 않아 눈만 감고 있었다. 그렇게 1시간이 흐르고 아영은 지민이 자고 있다고 생각해 지민에게 말을 걸었다.
“박지민, 자…?”
“…”
“내가 더 사랑해, 지민아.”
아침부터 쉴새없이 울리는 알림. 그것은 지민의 휴대폰에서 울리는 알림이었다. 아영은 그 소리에 잠에서 깼고, 깨자마자 놀라 소리쳤다. 그 이유는 지민이 아영을 백허그 하며 자고있었기 때문.
“뭐야, 너…!!”
“으응… 왜?”
“너가 왜 내 침대에 있고… 백허그는 또 뭐야?”
“여기 내 침대인데… 나 자고 있을 때 너가 와서 안아달라고 했잖아…”
“무슨… 내가 언제 그랬어?”
“진짜거든요? 나 그 소리 듣고 진짜 놀랐잖아, 막 애교 부리면서…”
“조용히 해, 나 흑역사 생성된 것 같으니까.”

“왜~ 완전 귀여웠는데.”
“아 맞다, 너 알림 엄청 울리던데.”
“설마 또… 그 선배는 아니지?”
“… 맞네, 한예나 선배.”
“핸드폰 한 번만 나한테 줘 봐.”
아영은 지민의 손에 있던 휴대폰을 집어 들었고, 한예나 선배라고 써져있는 곳에 들어갔다. 예나는 지민에게 수십개의 톡을 보냈었고, 아영은 그걸 보자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진짜 짜증나, 이 선배는 왜 너한테만 이러는 거야?”
“음… 내가 너무 잘생겨서?”
“방금 진짜 재수 없었던 거 알지?”
“나 안 잘생겼어?”
“… 잘생겼지.”
아영과 지민이 마주보며 웃고 있을 때, 지민의 핸드폰에 한예나 선배라는 글씨가 뜨며 경쾌한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한예나 선배네, 내가 받을게.”
“여보세요?”
“뭐야, 너.”
“누구긴요, 지민이 여자친구죠.”
“… 너 누군데?”
“음, 윤아영이라고 하면 알려나?”
“허… 너가 지민이랑 사귄다고?”
“그렇다면요?”
“거짓말도 정도껏 해야지.”
“안 믿을 거면 믿지 말고, 아니면 증명이라도 해줘요?”
“… 해보던가, 할 수 있으면.”
“지민아,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와, 방금 완전 설렜어. 내가 더 사랑해.”
지민의 목소리는 전화 너머 예나에게까지 들렸고, 정확히 지민의 목소리였다. 예나는 잠시 말이 없더니 울먹이며 짜증난다는 말과 함께 전화가 끊겼고, 아영은 전화를 한 번 바라보고는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뭐야, 끊겼네.”
“안 그래도 요즘 너 전학 오고 나서 선배 불편해졌는데, 이제 괜찮아지겠다.”
“그래? 다행이네.”
“근데 아까 나한테 사랑한다고…”
“… 조용히 해, 잊어.”
“왜~ 한 번만 더 해주면 안 돼?”
“아, 싫어… 안 해.”
“원하는 거 해줄게, 한 번만!”
“… 아무거나 다?”
“응, 전부 다!”
“… 아, 내 이미지.”
“에이, 이미지가 무슨 상관이야~ 빨리!”
“사랑… 해.”
“뭐라고? 잘 안 들렸어.”
“사랑한다고…!!”

“내가 더 사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