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 조각, 한 조각

사랑: 항상 | 1화

어디부터 잘못되었던 것이고, 어디부터 풀어나가야 할까. 내가 봄이를 처음 만났을 때? 아니면 이가을을 처음 만났을 때? 그것도 아니라면 어둠의 마왕께 그 예언을 전해주었을 때? 그것은 나도, 덤블도어 교수님도, 어둠의 마왕도.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그냥, 그냥···내 인생이 망가져 가기만 한다는 것을 알 뿐.

“···봄아,”

보고 싶다, 진짜 미안해. 괜히 내가 니 말 하나도 안 들어서 이렇게 되었을까. 내가 한 번이라도 니 말에 귀를 기울이고 되새겨 보았다면, 너는 죽지 않았겠지. 빌어먹을 이가을이랑 행복하게, 대휘를 잘 키웠겠지. 대휘도 부모가 없다는 것에 상처를 받을 일이 없었을 것이었고.

과거를 바꾸는 마법도 존재한다면 나는 죽음을 자들이 될 아이들과 어울리지도 않았을 것이고, 그냥 조용하게만 살았을 텐데. 내 과거의 행동이 너무 후회된다. 나는, 도대체 왜 그랬을까?

내 눈에서는 눈물이 슬쩍슬쩍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 덤블도어 교수님이 들어오셨다.

“아, 내가 실례했군. 조금 뒤에 다시 올···”

나는 급하게 흘러 내려오는 눈물을 닦고 교수님을 붙잡았다.

“아니요, 교수님. 들어오셔도 됩니다,”

“아, 그렇다면 들어오지.”

“무슨 일이십니까, 설마 어둠의 마왕께서 돌아오기라도···”

“그런 것이 아니니 흥분하지 마라, 그냥 계획을 물어보러 온 거니까.”

아. 나는 또 어둠의 마왕께서 돌아 왔다던가, 죽음을 먹는 자들의 수상한 움직임이 있다며 어둠의 마왕께서 돌아오는 것이 아니냐는 것인 줄 알고 깜짝 놀랐다. 그런 것이라면 내가 먼저 알게 되어 교수님께 알려드릴 일이겠지만 한심하게도, 나는 놀랐다.

그런데, 계획···아직 생각해 놓은 것이 없는데 말이다. 그러게···내가 어떻게 해야지 대휘가 어둠의 마왕으로부터 더 안전할까, 내가 어떻게 해야지 대휘를 돕고 있다는 것을 죽음을 먹는 자들이 모를까.

내가 생각해 놓은 것은, 이대휘 스스로도 내가 자신을 돕는다는 것을 모르도록 해야만 한다는 것 뿐이다. 이대휘도 눈치를 채지 못한다면, 제 3자의 입장에서도 눈치를 채지 못하지 않을까?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대휘를 대휘도 모르게 지켜줄 수 있을까.

“우진아, 난 너를 믿어. 물론 많이 힘들겠지만, 잘 해낼 거라고.”

“···믿어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본인의 이름을 호명하면 앞으로 나와 앉으시면 됩니다,”

맥고나걸 교수님께서 호구와트 신입생들을 향해 외쳤다. 호그와트에 입학을 해 졸업을 할 때까지 지낼 기숙사를 선정하는 것이다. 호그와트에는 내가 사감인 슬리데린부터 그린핀도르, 래번클로, 후플푸프로 총 네 개의 기숙사가 있는데 분류 모자가 가 다 정해준다. 슬리데린은 야망을, 그린핀도르는 용기를, 래번클로는 지혜를, 후플푸프는 정직을 덕목으로 삼는다.

어찌 되었든, 대휘는 백 퍼센트 그린핀도르임을 알았기에 나는 대휘가 어떤 애인지가 너무 궁금했다. 애들이 매우 많기도 했고, 대휘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는데 찾기는 무리인 것 같아 빨리 교수님께서 대휘를 호명하셨으면 했다.

그렇게 몇십 분이 흘렀을까, 입학생 반 이상이 호명돤 상태였고 나는 슬슬 기다리는 것이 지겨워졌다. 그때, 맥고나걸 교수님은 큰 소리로 외치셨다.

“이대휘!”

드디어 대휘의 차례다. 대휘는 입술을 꽉 깨문 채로 의자에 앉았다. 눈은 보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대충만 봐도 완전히 이가을이었다. 참 나, 내가 뭘 기대한 거야.

나는 잠시라도 기대했던 내가 어이없었고 ‘하,’라는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왔다. 그것을 옆에 앉아있던 퀴렐 교수님이 들으셨는지 나를 쳐다보시며 살짝 째려보았다. 온몸이 쑤시는 듯했다. 나는 작게 헛기침을 하고 빨리 끝나기를 기도하고만 있었다.

“슬리데린 안 돼, 슬리데린은 제발 안 돼···”

나는 그냥 멍하게 대휘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는데 대휘가 슬리데린은 안 된다고 속삭이고 있었다. 허, 이거 완전히 이가을이잖아? 이가을도 그린핀도르가 좋다고 하면서 슬리데린을 매우 깔봤다. 짜증 나, 봄이를 닮은 면이 있기는 한 건가?

“슬리데린은 안 된다고? 왜, 넌 슬리데린에 들어가도 잘 할 거야. 음···정 그렇다면, 그린핀도르!”

대휘는 웃으면서 그린핀도르 학생들을 향해서 달려갔다. 그린핀도르 학생들은 그런 대휘를 환한 얼굴로 반겼다. 하긴, 살아남은 아이인 이대휘가 같은 기숙사라면 신나지 않을 이유도 없지.

봄이의 아들이라는 이유 하나로 내가 이가을 아들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생각할수록 짜증 나는 일이지만···나는 바보 같게도 대휘만 보면 피식피식 웃음이 나왔다.

지금 대휘를 자세히 보니, 봄이의 푸른 눈을 가진 것이 보였다. 다른 것은 몰라도 그 푸른 눈을 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봄이랑 대휘가 조금 겹쳐서 보인다고나 할까.

“교수님. 대휘 보시나 보시나 봐요? 김봄의 아들이어서요, 살아남은 아이라서요?”

“둘 다라고 할 수 있죠.”

“좀 드세요, 오늘 아무 것도 안 드시는 것 같은데···”

“배 안 고픕니다.”

퀴렐 교수님은 어둠의 마법 방어술을 담당하게 된 분이시다. 작년에만 해도, 머글 연구학 담당이셨는데···이 분만 아니었어도 내가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수가 될 수 있었는데, 싶기는 하다.

그렇든, 말든. 이 교수님이 나는 조금 거슬린다. 내 학창시절을 알기도 하고···그냥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 물론 내 예감은 빗나가는 경우가 많지만···그래도 그냥 그렇다.

“음···그래도, 이거라도 드세요. 맛있어요,”

“아, 네.”

나는 입에 딱 넣자마자 토를 할 것 같아 통을 꺼냈다. 젠장, 이게 도대체 뭐가 맛있다고 그러는 거지? 맛있다고 주셨는데 바로 앞에서 토를 해서 죄송하기는 했다만, 이건···너무 맛이 없잖아. 이건 정말이지···온갖 맛이 나는 젤리 안에 들어있을 거 같은 특이하고 불쾌한 맛이었다.

그것을 먹고 나니 살짝 어지럽기도 했고 졸음이 밀려오는 것 같았다. 도대체 이게 무엇이길래···‘자면 안 돼, 정신 차려.’라고 석으로 크게 외쳤지만 그럴수록 더더욱 지치게 되면서 쓰러질 것만 같았다. 그 다음은, 기억이 없다. 덤블도어 교수님의 말로는 내가 퀴렐 교수님에게 업혀서 내 방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 음식,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왜 내가 그거 하나 때문에 쓰러지게 된 거지. 그게 무엇이든,  그게 어떻게 맛있다고 느껴질 수가 있지? 아니, 그것보다···퀴렐 교수님은 왜 내게 그런 것을 먹인 거지? 의문스러운 것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