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 조각, 한 조각

사랑: 항상 | 4화

집안에 있는 물건을 사방으로 집어 던지며 누군가가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고 나는 내 귀를 두 손으로 막았다. 그렇지만 그 소리는 더 커지기만 했다. 게다가, 아기의 울음 소리까지 들렸다. 그러자 두 사람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 내 귀를 찢을 지경이었다. 두 사람의 목소리에 맞추어 아기의 울음 소리도 커졌고, 그 아기의 울음 소리에 맞추어 두 사람의 목소리도 커졌다. 미칠 지경이었다, 머리가 욱신거렸고 다리에 힘도 빠지는 것 같았다. 결국에 나는 자리에 앉았다. 그때에야 비로소 나는 느끼게 됐다, 이 상황이 너무 익숙하다는 것을.

“너 같은 마녀와 결혼하다니! 진짜 내 인생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 안 들어? 어떻게 하나도 내 뜻대로 해주는 게 없는데!”

“너만 그런 줄 알아? 머글이랑 결혼하는 건 가문의 수치야! 나는 그거 감수하고 너랑 결혼했는데, 뭐? 니 뜻대로 다 해주라는 거야? 장난해? 아니, 뭐, 니가 현실적인 제안을 하는 것도 아니잖아!”

“진짜 뻔뻔 그 자체다, 누가 너랑 결혼하겠다고 떼를 썼냐? 니가 나 좋다고 결혼한 거잖아!!!”

“니도 나 좋다고 했잖아!!! 이제 와서 이러기야? 너는 그냥 이혼하면 되지? 나는, 그러면 나는!!!”

“그래서 나한테 어쩌라고, 시발!!!”

언성은 점점 높아져 내 귀를 찢어버릴 지경이었다. 나는 점점 더 작아지고, 그들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온몸이 덜덜 떨렸다. 무서웠다. 무슨 이런 악몽이 다 있어? 나는 빨리 그 꿈에서 빠져 나오려고 발버둥을 쳤다.

“허억, 헉···하아,”

잠에서 깬 나는 숨을 겨우겨우 쉬고 있었다. 나는 빨리 침대에서 나와 시간을 보았다. 새벽 4시 28분이었다. 나는 마른 세수를 하고 침대에 다시 앉았다. 그냥 멍···하게 방문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장문이 활짝 열리고 덤블도어 교수님께서 들어오셨다.

“오, 깬 건가?”

“아, 네. 이 늦은 시간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비가 오는 날에는 혼자 못 자지 않나, 그래서 왔지.”

“너무 옛날이야기인 것 같은데 말입니다.”

는 아니었다. 비가 오는 날에는 매일 악몽을 꾸는데, 왜 히필 비가 오는 날에만 이러는 것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내 꿈에 나오는 모든 게 다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것이다. 이런 꿈을 꿀 때면 나는 차라리 기억을 지워보거나 조작해 볼까는 생각을 하곤 한다.

“식은땀부터 닦고 말하는 게 좋겠군.”


“숙제 검사하겠다. 숙제한 거 다 책상 위에 올려놔.”

나는 지난 시간에 맨드레이크 해독제에 관한 것들을 정리해 적어오라고 숙제를 내주었다. 내가 숙제를 안 해오면 그 기숙사에 10점씩 감점을 하기에 안 해온 학생이 없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지만 역시 내 기대를 한 번에 깨버리는 대휘와 웅이가 책상에 아무런 것도 꺼내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서로의 눈과 내 눈을 번갈아 가면서 보았고 머리를 긁적이고 있었다.

“숙제 꺼내라고 했을 텐데 왜 아무런 것도 꺼내지 않는 거지?”

“···안 해서요.”

“지금 그걸 자랑이라고 말하는 건가?”

“···죄송합니다.”

“그린핀도르 20점 감점.”

어떻게 첫 시간 숙제만 해오고 그 다음 숙제는 할 생각을 안 하는 것이지. 전혀 이해가 안 됐다. 나는 대휘와 웅이를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내려다보며 “다 이상 깎일 점수도 없을 텐데 말이야···”라고 중얼거렸다.

숙제를 다 검사하고 난 뒤, 나는 앞으로 나가 맨드레이크 해독제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런데 숙제도 안 한 대휘와 웅이가 서로를 보고 웃으며 떠들고 있었다. 나는 그들을 매섭게 노려보았지만 눈치도 없는 건지 계속 떠들었다. 그렇게 수업은 점점 마무리가 되어가고 있었다.

“숙재도 안 한 주제에 떠든 유명 인사 대휘께서는 수업 내용이 이해가 됐을지 모르겠군.”

나는 대놓고 비꼬았고 드레이코는 그에 피식 웃음을 보였다. 대휘는 기분이 나빴는지 주먹을 꽉 쥐었다. 다른 애들 앞에서 망신을 주었으니 뭐, 당연하다고 본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건 ‘내가 대휘를 싫어한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함’이라기보다는 ‘내 수업에 집중도 안 한 그가 싫어서’라는 이유가 더 맞는 것 같다. 어쩌면, 이가을로 인한 감정일 수도 있고.

“자, 수업 끝. 해산,”

이 말을 끝으로 아이들은 시끄럽게 떠들며 내 방을 나갔다. 대휘는 아까 내가 한 말에 너무 열받았는지 웅이한테 내가 너무 싫다는 내용의 말을 하고 있었다. 웅이는 뭐가 그리 좋은지 옆에서 크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고 그 옆에 있던 동현이는 그런 둘에게 뭐라고 하는 것 같았다. 주위가 갑자기 시끄러워져 뭐라고 했는지는 못 들었지만 말이다.


“트롤이에요! 트롤이 나타났어요! 그게, 아셔야 할 것 같아서···”

다른 날과 다름없이 연회장에서 모든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냥, 평범하게 말이다. 그런데 어디서 나타난 건지 퀴렐 교수가 트롤이 나타났다고 소리쳤고, 몇 초간 정적이 흘렀다. 그 뒤, 퀴렐 교수가 바닥에 쓰러졌고 학생들은 소리를 지르며 난리가 났다. 덤블도어 교수님께서는 학생들을 진정시킨 뒤 각 기숙사 회장들에게 기숙사로 데리고 거라 시키셨다.

나는 아무리 생각을 해보아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트롤이 갑자기 나타날 이유도 없었고, 퀴렐 교수는 왜 연회장에 안 오고 돌아다니다가 그걸 발견한 거냐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느낌이지만, 사실이 아닐 수 있지만···어수선하게 만들고 무슨 일을 벌이려고 하는 것 같았다.

“뭘···까,”

혹시, 진짜로 혹시···플러피 발밑에 있는 마법사의 돌을 노리는 것이 아닐까? 학생들도 기숙사로 들어가고, 교수들은 그것을 잡으러 돌아다녀야 하니까, 이 틈을 노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라는 이유를 생각하기도 전에 나는 우선 행동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교수들 자리로 바로 가는 문이 있는데, 그 문을 열고 3층 금지 구역으로 뛰어갔다. 내 생각이 진짜가 아니길 바라면서.


내가 3층 금지 구역으로 왔을 때는 플러피는 하프의 연주 소리를 듣고 곤히 잠이 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플러피의 발을 끙끙거리며 치우고 있는 퀴렐 교수도 있었다.

“···지금 뭐 하시는 거죠, 교수님?”

내 말에 퀴렐 교수는 놀란 눈치를 보였다. 그러곤 지팡이를 꺼내 들고 네뷸러스라고 외쳤다. 지팡이에서 연기가 나왔고 그 사이에 퀴렐 교수는 도망치며 콜러포터스까지 외쳤다. 그니까 문은 잠겼다. 그 소란에 하프 연주 소리는 묻힐 수밖에 없었고 당연히 플러피는 깼다. 나는 문 쪽에 몸을 기대고 지팡이를 들고 있었다. 그런 나를 향해 플러프가 으르릉 거리다가 물려고 달려들었다. 나는 빨리 지팡이를 꺼내려고 했지만 플러피는 그전에 내 오른쪽 종아리를 물고 머리를 흔들어 지팡이를 꺼내기 더 힘들게 만들었다. 그러다 겨우 지팡이를 꺼내고 루모스 맥시마를 외쳐 플러피가 잠시 앞을 보지 못하게 했다.

“알로호모라.”

나는 다리를 절뚝거리며 걸어 교수님들이 있는 곳을 찾아 호그와트 복도를 돌아다녔다. 교수님들은 2층 여자 화장실로 뛰어가고 계셨다. 나도 최대한 빠르게 그곳으로 갔다.

그곳에는 쓰러져 있는 트롤이 있었고 대휘랑 웅이, 동현이가 바보 같은 표정을 하고 서 있었다. 크게 다친 곳은 없어 보였지만 놀러지는 않았을까 걱정이 됐다.

“제가 트롤을 찾아 왔어요, 책에서 읽었던 거라 혼자서도 처치할 수 있을 줄 알았거든요. 근데, 아니었어요···대휘랑 웅이가 저를 찾아내지 않았으면 전 아마 죽었을 거예요.”

“···어찌 되었든 정말 바보 같은 짓이었어. 분별 있는 학생인 줄 알았는데, 실망이구나. 그린핀도르는 5점 감점이야. 판단력 미숙의 대가야.”

대휘는 이때 내 다리에 플러피가 문 것을 보았다. 나는 퀴렐 교수가 사실은 이렇고, 저렇고···그래서 내가 이랬고, 저랬고···설명하는 것도 귀찮고 충분히 의심받을 만한 상황이었기에 상처를 빠르게 숨겼다.

“그리고 너희 둘은···이번에는 운이 좋아서 무사한 줄 알아라. 1학년이 저렇게 큰 트롤을 상대하기는 힘들어, 너희 둘 다 5점씩 주겠다. 순전히 운이겠지만 말이야. 이제 어서들 가라, 언제 다시 깨어날지 모르잖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