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른 아침부터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다시 춤을 추기로 했는데… 이렇게 놀기만 하면 되던 일도 안 되는데. 잘 알면서 몸은 꿈쩍도 안 하고 있었다. 정말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세수라도 다시 한 번 하고 올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이미 세수는 수십 번을 했기에 한 번 더 하러 가는 건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따라주지 않았지만 억지로 일어섰다. 작년에만 해도 노래만 틀면 몸이 자동적으로 나오는 춤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다. 미치겠네.
“제발… 제발…….”
난 간절한데. 평생 아르바이트만 하고 조용히 살면 안 되는데. 김동엱 님께서는 전에 내게 그런 말을 하셨다. 힘들다고 나약해지면 더 힘들어진다고. 지금은 살짝 힘들더라도 더 열심히 해야 되고 당당해 져야 한다고. 그래야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는다고. 지금 내가 열심히 하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나를 무시하는 거일 거야. 내가 열심히 하면 나를 무시할 사람이 도대체 어디 있겠어. 그러니까 나는 지금 죽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이 되든 최고가 되려고 죽도록 노력하는 게 맞다. 그런데 나는 왜 힘들다고 늘어져 있는가. 왜 일어나지를 못하는가. 내 자신이 참 한심했다.
“헐. 얘들아! 박우진 지금 자는 거야?”
“그런 거 같은데? 깨울까?”
“아니, 아니. 엽사나 찍어서 학교 게시판에 걸자.”
“ㅋㅋㅋㅋㅋㅋㅋ콜.”
시끄럽다. 시끄럽다. 시끄럽다. 잠을 못 자겠네. 무슨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는 잘만 자더니 쉬는 시간이 되니 다 일어났다. 원래는 그 반대가 되는 게 맞지 않나. 얘들아… 차라리 쉬는 시간에나 자라……. 내 주변에서 ‘찰칵’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초상권 침해로 다 신고해 버릴까. 김동현 님만 아니었다면 내가 얘네 전학 오자마자 신고했을 것이다. 꾹꾹 억지로 참고 있는데 얘네는 그걸 모르는 것인지 계속 선을 넘었다.
“…… 작작해라.”
“어머. 우린 셀카 찍었는데? 무슨 문제 있어?”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사이코패스인 것처럼 나를 보며 낄낄거리는 애들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 저 사악한 웃음소리며 뻔뻔하게 아무런 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말하는 저 목소리.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다.
“헐. 저 게시판에 달린 저 사진 속 저 남자 이름이 뭐야? 겁나 잘생겼네.”
“아. 그니까. 쟤 내가 찜.”
“지랄 마. 이미 내가 찜했어.”
“아니. 그래서 쟤 몇 학년 몇 반 누군데? 내가 지금 당장 찾아간다.”
당연히 예상했지만 게시판에 내가 엎드려있는 사진을 그 사이코패스들이 올려뒀다. 나는 사람들의 비웃음거리가 될까 봐 무서웠다. 하지만 사람들은 의외로 나를 잘생겼다고 했다. 내가 그렇게 잘생겼나? 평범하게 생긴 것 같은데. 뭐. 그렇다고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기분 진짜 좋다. 하늘을 나는 것 같다. 남이 칭찬을 해주는데 당연히 기분이 좋지.
“헐. 쟤 게시판 저 남자 아니야?”
“헐. 맞는 거 같은데? 사진보다 실물이 더 잘생겼네. 쟤는 내가 꼬신다.”
“니 얼굴에?”
“ㅇ…야…! 내 얼굴이 뭐 어떻다고……!”
“…… 저기, 잠시만 비켜줄래…?”
“ㅇ…우리…?”
“응…….”
춤 연습 하러 가는 길이었는데 사람들이 많아서 지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나 잘생겼다고 난리 치는 애들한테 비켜달라고 했더니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저기가 아니라고 지연이라면서 이름 불러주면 비키겠다고 했다. 그냥 비킬 것이지…….
“응응. 그래. 지연아. 잠시만 비켜줄래…?”
“응! 고마워! 다음에 또 봐!”
착한 것 같아 보이기는 했지만 너무 시끄럽다. 어우 내 귀. 저 텐션은 그 누구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인 갓 같았다. 그냥 내 텐션이 정상보다 많이 낮을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내 기준에는 그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