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 조각, 한 조각

Shining stars 1화

 청소년기.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한다. 청소년기에는 감정도 오락가락하고, 한참 반항한다지만 우리에게는 한참 마음 아플 시기 아닌가. 나는 그 누구보다도 밝은 아이였는데 언제 이렇게 밝은 척하는 아이가 된 건지. 모든 사람은 어른이 되면 공감 능력이 떨어지나 보다. 어른들도 분명히 우리처럼 청소년기를 거쳤을 텐데. 우리의 마음을 알아봐 준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을 보면 말이다. 아니면 마음으로는 충분히 이해를 해도 우리가 티를 안 내서 모르는 건가. 진짜로 그런 것이라면 눈치가 없어지나 보다.


“우으-”

 밤을 새웠다. 아니, 정확히는 숙제를 하느라 잠을 못 잤다. 나는 학원도 안 다녀서 숙제가 또래보다는 적지 않나 싶을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학교 선생님들이 나는 학원 안 다니니까 시간 많지 않냐면서 친구들에게 내주는 숙제 양의 2배는 더 내주신다. 왜 이런 것에만 쓸 데 없이 도움을 주시려고 하시는 것인지. 내가 학원을 안 다닌다고 했지, 집에서도 공부하는 것이 아예 없다고 한 적 있었나. 선생님들의 쓸 데 없는 직업병이라 해야 하나. 공부를 덜 하는 것 같은 애들한테는 미친 듯이 시키신다. 다른 학교는 안 그런다는데 왜 우리 학교 선생님들만.

 나는 밤을 새워서 열심히 하려고는 했는데, 조금 못했다. 망했다. 혼나겠지?

 “이러니까 공부가 싫다니까.”

 “박우진! 나와서 밥 먹어!”

 “아, 오늘은 안 먹을래…….”

 “야. 아침에 밥을 먹어야 니 그 공부도 잘 되는 거야. 빨리 나와서 한 숟가락이라도 먹어.”

 “히잉, 싫은데…….”

 “까분다.”

 “치이, 알겠어. 곧 나갈게…….”

 “웅야!”

 배 하나도 안 고픈데. 공부 따위는 잘 되든, 안 되든 내 알 바 아닐 정도로 손절한지 오래됐는데.


 “헐! 고기!”

 밥 안 먹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내 사랑 고기라니. 역시 동현이 형 최고! 나는 동현이 형을 향해서 쌍따봉을 날렸다. 동현이 형이 뿌듯했는지 피식 웃었다.

 “야야야. 천천히 먹어라, 천천히.”

 “우웅… 알겠어,”

 “아, 맞다. 너 월세 오늘 내는 날인 거 잊진 않았겠지.”

 “잊었다면 어쩔 셈이지.”

 “…….”

 “…… 네. 죄송합니다. 밤에 줄게.”

 “그래, 그래.”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지난 달 월세 낸 날이 어제만 같은데 벌써 한 달이 지났다고? 설마 그래서 오늘 아침 밥이 고기인 건가. 이런 젠장.


 “박우진, 빨리빨리 안 나오지? 앙?”

 “죄… 죄송…”

 “오늘 아침 댄스부 모임 늦으면 니 책임.”

 “아, 빨리 가면 되잖냐… 뭘 그렇게까지 그래.”

 “이러다가 우리 선배님들한테 찍히면, 어쩔 건데? 앙?”

 “아. 그러네.”

 “에휴.”

 “빨리 가기나 하자, 이럴 시간에.”

 댄스부는 늦을 수 없지. 내가 학교에 다니는 유일한 이유랄까? 진짜 댄스부 선배님들 완전 멋지고 다 하는데, 그냥 옆에만 있어도 기쁜 것 같은데.


 “어, 우진이랑 대휘 은근히 빨리 왔네.”

 “네!”

 내가 대휘 손잡고 거의 끌듯이 달려와서 그런 것이긴 하지만 역시 늦지 않았어! 어찌 됐든 무슨 아침부터 이리 눈이 부실꼬. 진짜 잘생기셨다. 그래서인지 대휘 눈깔이 좀…… 그시기했다.

 “눈깔에 하트가… 에휴. 그럴 거면 고백을 해라, 고백을.”

 “할까?”

 “미친놈아.”

 “니가 하라며.”

 “그런 뜻이 아니잖아.”

 “질투하는 거야? 니가 나 좋아해서?”

 “에휴. 상상은 자유다.”

 “요올. 진짜인가 보네? 꼬맹이가 사랑도 알아?”

 “니보다 내가 큰데.”

 누가 들으도 그냥 장난스러운 대화일 뿐이었다.

 “대휘야, 나 물 떠올게.”

 “네,”

 그걸 왜 대휘한테 허락을 받듯이 말씀하시나요. 대휘랑 선배님께 고백 블랄라 얘기하다가 그러셔서 매우 당황스러웠을 거다. 아닌가…?

 “야, 진짜 좋아하시는 거 아니야?”

 “…… 진짠가. 그럼 이번에 고백해봐? 안 차이려나?”

 “쓰읍… 너는 가끔 보면 금사빠 같단 말이지.”

 “됐고. 고백하냐고.”

 “해서 나쁠 거 없지.”

 “차이면 쪽팔려서 댄스부 어떻게 들어와.”

 “그냥 장난 고백이었다고 해.”

 “그러다가 화나시면.”

 “니 알아서.”

 “시발?”

 드륵-

 “야, 시발. 빨리.”

 “아, 미쳤냐. 닥쳐.”

 “무슨 일이야, 무슨 일. 왜 욕을 하고 그래. 응?”

 “선배님! 대휘가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응? 뭔데.”

 “ㅇ… 아니에요…….”

 “뭐가 아니야, 해봐.”

 “…….”

 나는 대휘에게 눈빛으로 해, 해, 해라고 말했다. 그게 통했는지 대휘는 “제가 선배님을 좋아합니다!”라고 했다. 후후, 아름다운 그림이군. 그후 대휘는 눈으로 욕을 했다. 진짜 무서웠다.

 “대휘야, 왜 그래. 정신 차려.”

 “…… 넵.”

 그니까 차였다. 옆에서 보는데 이대휘 표정에 나를 죽이겠다는 마음이 가득한 것 같아서 더 웃겼는데 웃으면 내 머리에 주먹이 날아올 거 같은 느낌이랄까. 대휘야, 미안. 진짜 미안한데 웃겨……. 최근 들어서 이렇게 진심으로 웃겼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우진아! 월세!”

 집에 들어오자마자 강아지처럼 달려와서는 월세 타령을 하는 동현이 형이었다.

 “나 오늘 알바 비 받는데… 조금 있다가 갔다 와서 줄게.”

 “오키.”

 “근데 형, 오늘 왜 집에 있어?”

 “오늘 나 조퇴했어. 감기 기운 있어서…….”

 “아하. 그럼 좀 쉬어.”

 “응! 알바 잘 갔다 와!”


 “우진이 왔네. 오늘도 파이팅 하고!”

 “네. 조심히 들어가세요!”

 “엉야!”

 “아! 사장님, 오늘 알바 비…….”

 “아아, 맞다. 갈 때 거기서 알바 비 빼가!”

 “네!”

 아싸, 알바 비 받는 날! 평소와 똑같은 일을 하지만 무언가 더 신이 나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딸랑-

 “어서오세요, 손님!”

 “이거 하나 결제해 주세요.”

 “네, 삼천육백 원입니다!”

 너… 너무 들뜬 말투인 건가……. 그래도 들뜬 것을 어떻게 해!!!


 그래도… 일을 하고 집에 가는 것이라 그런지 힘이 들긴 했다.

 띠리링-

 “아. 뭐야… 누가 이 늦은 시간에 전화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