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장의 초상화
W.오브

그리 유명하진 않다만 그래도 알 사람은 다 안 다는 그림 인스타그래머가 된 지 벌써 한 달째. 용돈 벌이를 위해 저번 달에 처음 인스타를 시작한 여주는 뛰어난 그림 실력 덕인지 꽤나 빠른 시간 안에 팔로워를 모았다.
그렇게 돈이 없었던 여주는 소액의 돈을 받고 초상화를 그려주는 일을 하며 아주 짭짤한 행복을 만끽 중.
그러던 어느 날, 개인 DM으로 연락이 하나 왔는데......

평소에 개인 디엠으로도 신청을 자주 받았고, 저런 질문을 받은 것도 다수였기에 아무렇지 않게 답장을 보냈다.
그러고 나서 받은 사진이,

가수 전정국 사진이더라. 순간 욕이 나올 정도로 빡쳐서 얼른 답장을 보낸 여주.

저리 단호하게 답장을 보내면 잘 알아듣겠지 싶었지만 돌아오는 신청자의 답은,,
"본인 맞는데요.."
기가 찬다. 기가 차. 안 그래도 어이가 없어서 짜증 나는데 이리 뻔뻔하기까지 하니, 너무나 괘씸해져서 3분만에 그림 갈겨줬다.

"그려드렸어요~ ㅋㅋㅋ 앞으로 이딴 장난 치지 마세요. 하필 골라도 왜 제 가수를 건드리셔서... 차단할게요!"
그렇게 단 한 치의 고민 없이 차단 박은 여주이다. 다른 가수였으면 아마 덜 빡쳤을 지도 몰라... 그런데 하필이면 제가 좋아하는 전정국 사진을 떡하니 보낸 신청자에 당연히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를 수 밖에 없었지. 단지 철 없는 사람의 장난이라 여긴 여주는 대강 그린 그림하나 던져주고선 신경을 거뒀다.
그런데 그 일이 있고 나서 정확히 3일째가 되던 날,
전정국 공식 인스타에 한 장의 사진이 올라왔다.

오늘따라 신청자가 많아 싱글벙글 웃으며 정국의 인스타에 들어간 여주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지. 분명 자신이 며칠 전에 그린 초상화 아닌 초상화가 대체 왜 전정국 인스타에 떡하니 올라와 있는 것인가.


타닥타닥_ 꼴에 사과라도 해보겠다고 짧지만 진심을 담은 사과를 보냈다. 그러자 마치 여주의 디엠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보낸 지 1분이 채 지나지 않았는데 돌아온 간결한 답장.


휴-.. 아무래도 잘 끝난 것 같다. 안도의 한숨을 푹 내쉬며 폰을 내려놓은 여주. 그리고 폰 내려놓기 무섭게 정신을 차렸다.

나 지금ㅁ 우리 저, 정ㅇ국이랑 디엠한 걱ㄱ야??...?
아무래도 팬은 팬인지라 정국이와 디엠했다는 현실을 직시한 후에 온 두근거림은 막을 수는 없었다. 후욱후욱. 우리 졍극이 얼른 초상화 그려서 보내줘야지ㅎㅎㅎㅎ.
그렇게 초상화를 다시 보내주고 아주 해피엔딩으로 끝난 전정국 일화는 약 석 달 간, 술자리의 여주를 시끄럽게 하기 충분했다.
"그래가지고오-.. 내가아... 우리 정국이 초상화르을....."
"아 알겠다고 이 기지배야!!"
그 덕에 죽어 나가는 건 여주 친구인 김서진. 전정국 일화만 도대체 몇 번을 말하는 건지... 아마 여든 살이 되어서도 같은 얘기를 번복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들어가면 제에-발 곱게 자라, 여주야"
"ㅇ...오,께이"
곱게 자기..곱게 자기.... 몇 번 중얼거리던 여주를 집에 넣어준 채 발걸음을 돌리는 서진이다. 그럼 집에 들어온 여주는 곱게 자라는 서진의 말을 듣기 위해 가방을 바닥에 집어 던진 후, 몸도 침대에 집어 던지겠지.
핸드폰 전원은 굳이 꺼 놓은 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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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장의 분량, 끊기... 나름 열심히 썼는데.. ༎ຶ‿༎ຶ
1화라는 호칭 붙여주기도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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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에서 말씀드렸다시피 피탈님의 소재입니다!]
